매주 나는 ‘편집인의 편지’라는 이름으로 칼럼을 쓴다. 사실 그 칼럼을 쓰면서 신문의 편집, 방향 등에 대하여 독자들과 함께 고민하려는 취지에서 시작한 것이다. 그래서 내가 편집인의 편지를 쓰는 한은 아직 신문이 자리 잡히지 않았다는 뜻이다. 빨리 편집인의 편지가 아닌 다른 글들을 써보고 싶다. 솔직한 심정이다.

매주 이렇듯 신문에 내 사진과 글이 나가는데 대한변협 공보이사가 된 것을 모르는 나의 지인인 회원들이 적지 않다. 야속하지만 이해한다. 협회신문을 안 본다고 처벌받지 않으니 말이다. 솔직히 나는 일간신문을 보지 않는다. 오래되었다. 그런 내가 어찌 변호사는 모름지기 변협신문을 무조건 봐야 한다고 우기겠는가.

비율로 따지면 협회신문을 보지 않는 사람 중에 세칭 잘나가는 변호사들이 더 많을 것이다. 그들은 세상일에 바쁘기 때문이다. 그래서 무심한 사람이 야속한 것이 아니라 관심을 보여주는 사람이 고맙고 무섭다.

며칠 전 그 고맙고 무서운 친구변호사를 만났다. 신문에 대한 몇 개의 조언을 해준다. 다른 말은 다 까먹었는데 이 질문은 예사롭지 않아서 머리에 선하다. “너는 신문을 받으면 몇분을 머무냐? 사람들이 오랜시간 네가 만드는 신문에 머물수 있도록 만들어봐라.”

내가 편집인이 된 이후에 수필보다는 정보를 많이 제공하려고 노력했다. 수필도 이왕이면 정보를 포함하는 수필을 지향했다. 그런데 3개월 만들어보니 그것이 수필이든 기획기사든 회원들 소식이든 신문에 오래 머물게 하기 위해서는 그것을 만드는 사람들이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 한다는 단순한 진리를 실감했다.

나는 신문을 만들기 시작한 이후로 법률신문을 꼼꼼히 보는데 예전과 달라진 것이 기사를 읽고 그 기사를 쓴 기자가 누구인가를 보는 것이다. 좋은 기사와 기자에 고개가 끄덕여진다. 우리신문 기사에는 기자이름이 없다. 유일하게 자기이름으로 기사를 쓰던 박신애 편집장이 7월 10일자로 퇴사를 한다. 홍보과 직원들과 기자호칭을 허락하고 그 이름으로 기사를 쓰자고 제안해보지만 우린 다들 파트타임 기자이기에 그럴 용기가 없다. 나도 그렇고 홍보과 직원들은 기자로서 기사작성 이외에 할 일이 너무 많다. 온전히 기사작성에 많은 시간을 쓸 상황이 아니라서 독자에게 우리신문에 많은 시간을 머물러 달라고 내가 요구할 수가 없다.

그래서 우리 신문은 기자가 아닌 외부필진의 시간 투자와 노력이 요구되는 특수신문이다. 그래서 편집인인 나의 최대의 관심은 훌륭한 외부필진의 섭외이다. 마음 같아서는 어느 TV 개그프로처럼 독자의 눈을 오래 잡지 못하는 칼럼은 인기투표를 통하여 탈락시키고 싶은데 그러면 제일 먼저 내 칼럼이 떨어져 나갈 것 같아 그렇게 못하고 있다.

하지만 그 필진들의 관심과 노력을 위하여 다양한 방법을 강구한다. 필진과 식사를 하면서 대화도 하고, 글에 대한 추임새도 메일로 드리려고 한다. 마음에 머물 때가 많아서 문제이다.

필진의 교체주기도 편집회의를 통해 좀 줄여 보려고 한다. 칭찬은 고래만 춤추게 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변호사들도 그렇다. 지금 당신이 우리 신문에서 좋은 글을 읽었거나 마음에 들지 않는 의견이 있으면 필자의 이메일로 소통을 시도해보라. 내 글에 반응을 보이면 비록 비난이라도 고맙다. 나는 그렇다. 그리고 그것은 그 상대방뿐만 아니라 반응하는 자신에게도 좋은 처세술이라고 나는 믿는다.

법률신문과 변협신문을 같이 놓고 간혹 비교하면서 읽어본다. 확실히 법률신문에 머무는 시간이 많다. 기사가 다양하다. 분석기사가 부럽다.

그렇지만 법률신문과 경쟁할 생각은 없다. 방법은 도리어 차별화하는 것이다. 복잡한 세상사 정보를 법률신문에서 얻는다면 우리신문에 들어와서는 쉬면서 ‘느리고 여유롭게 생각해볼 계기’를 제공하고 싶다.
덤으로 법조계 소식이다. 그것을 위해 변호사기자에 해당되는 여러 칼럼의 필진들을 독려하고, 새로운 강호의 무림고수를 삼고초려하여 모셔오고 싶다. 당신이 바로 그 무림고수라면 나에게 바로 메일을 보내달라. 당신 옆에 바로 그 무림의 숨은 거물이 있으면 추천을 부탁드린다.

우리 법조인이 원래 돈자랑 힘자랑으로 잘난 체 하는 직업이 아니라 글자랑 말자랑으로 세상에 이름을 날려야 하는 부류가 아닌가. 돈 많이 벌려고 스트레스 받지 말고 글로 세상을 잡았다 놓았다 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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