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법률·판례 > 판례평석
[판례평석]상표와 패러디- 札幌地方裁判所 2013. 2. 13. 平成23年(ワ)第3378 和解
대한변협신문  |  news@koreanbar.or.kr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0호] 승인 2013.06.17  17:21:00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요즘 네이버 구글 msn

사실의 개요
일본의 대표적인 관광지인 홋카이도의 삿포로시에 본사를 두고 있는 이시야 제과회사의 대표적인 상품인 ‘시로이 코이비토’의 상표를 패러디한 ‘오모시로이 코이비토’라는 상품을, 오사카에 본사를 둔 요시모토흥업이 제조하여 판매하였다. 이에 대해서 이시야 제과회사가 요시모토흥업을 상대로 ‘오모시로이 코이비토’제품의 포장지가 자사의 것과 유사하다고 하여 제품의 판매금지와 1억2000만엔의 손해배상을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다. 그런데 2013년 2월 13일 삿포로 지방재판소에서 다음과 같이 화해가 성립되었다.

화해조항의 요지
화해조항은 전체 11개의 조문으로 되어 있으나 그 중에서 본고와 관련이 있는 부분만 발췌하여 게재하면 다음과 같다.

1. 원고는 피고 등이 ‘오모시로이 코이비토’라는 명칭의 상품에 대하여 본 화해조항의 취지에 비추어, 제조판매, 배포, 인도 및 선전광고를 하는 것에 대해서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다.
2. 피고 등은 원고에게 2013년 4월 30일(이하 ‘기준일’이라고 함) 이후 별지목록 1기재의 표장을 제품 또는 그 포장에 붙이거나 또는 그 표장을 붙인 제품을 판매하거나 판매를 위하여 전시하지 않을 것을 약속한다.
3. 피고 등은 원고에 대하여 구 표장을 붙인 제품을 판매하고 있는 도매상 또는 소매상에 대하여 기준일 이후 구 제품을 판매하지 않도록 하는 조치를 강구할 것을 약속한다.
4. 원고는 피고 등에 대하여 오늘부터 기준일까지의 동안, 피고 등이 구 표장을 제품 또는 그 포장에 붙이거나, 또는 이 표장을 붙인 제품을 판매하거나 판매를 위하여 전시하는 것에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다.
5. 원고는 피고 등에 대하여 본일 이후, 피고등이 별지 목록2 기재의 표장(이하 ‘신표장’이라고 함)을 제품 또는 그 포장에 대하여, 또는 이 표장을 붙인 제품을 판매하거나, 판매를 위하여 전시하는 것에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다. 다만, 피고 등이 제7항과 제8항의 단서를 위반할 때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6. 피고 등은 원고에 대하여, ‘오모시로이 코이비토’라고 하는 명칭의 상품에 사용하는 표장에 대하여 신표장과 비교하여, 별지목록3 기재의 표장과 유사하게 하지 않는다.
7. 피고 등은 원고에 대하여, ‘오모시로이 코이비토’라는 명칭의 상품을 킨기 지방 6부현, 즉 오오사카부, 교토부, 효고현, 나라현, 시가현 및 와카야마현 내의 소매가게판매에 한정하는 조치를 강구할 것을 약속한다. 다만, 간사이 국제공항터미널 내에 소재하는 매점은 제외한다.
8. 원고는 피고 등에 대한 나머지 청구를 포기한다.


평석
I. 저작물과 패러디
패러디의 어원은 그리스어의 &pi&alpha&rho&omega&delta&iota&alpha에서 왔다. 패러디는 ‘무엇과 나란히’라는 의미의 접두어인 para-, &pi&alpha&rho&alpha-와 ‘노래’라는 의미의 ode가 결합된 단어로서 문학과 예술에서 창작과 관련하여 발전해 온 개념이다.
그런데 법학에서도 표현의 자유, 특히 창작의 자유와 관련하여 논의가 되고 있는데, 그 중에서도 저작권법상의 저작물의 자유이용과 관련되어 있다. 타인의 저작물의 어느 부분을 어느 정도, 그리고 어떻게 이용해야 하는가와 관련하여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다. 패러디로서 성공한 경우에는 새로운 창작물이 되고, 새로운 권리의 대상이 되어 배타적인 권리인 저작권을 부여받고 칭송의 대상이 되지만, 패러디가 실패한 경우에는 표절이라고 하는 비난을 받음과 동시에 타인의 저작권을 침해하였다고 하여 손해배상의 대상이 된다. 창작행위와 관련하여 패러디의 특징은 패러디된 저작물의 가장 특징적인 부분 내지 가장 중요한 부분을 이용한다는 점이다. 패러디된 저작물의 가장 중요한 부분을 이용한다고 하더라도 이를 비틀어 새로운 창작을 한다는 점에서 동기가 중요하다.
현실적으로 패러디된 저작물은 유명한 경우가 많다. 또한, 패러디한 경우 즉시 패러디된 원저작물을 알 수 있어야 한다. 패러디된 원저작물을 인식할 수 없다면 표절이라고 의심받게 된다. 패러디는 재치와 기지, 새로운 창작성을 느끼게 하는 감상의 대상이라는 점에서 창작을 본질적 요소로 하는 저작물이다.

II. 상표권침해에 대한 판단기준
그런데 상표는 저작물의 경우와 사정이 다르다. 상품의 출처표지로서의 상표는 기본적으로 표현의 자유 내지 창작보다 자타상품식별기능, 즉 식별력의 존재여부가 주요한 의미를 지닌다. 이를 소비자의 입장에서 바라보면 상품에 대한 오인·혼동가능성이 있는가가 기준이 된다.
즉 상표의 경우는 그 존재자체보다 거래를 전제로 하는 상표의 기본적인 기능을 중심으로 논의되고 있다. 따라서 우리 대법원은 거래상 일반 수요자나 거래자가 상표에 대하여 느끼는 직관적 인식을 기준으로 하여 그 상품의 출처에 대한 오인·혼동의 우려가 있는 경우에 상표권침해를 인정하고 있다.
또한 상표 등록이 되어 있지 않더라도 부정경쟁방지법상의 부정경쟁행위가 또 다른 형태의 침해에 해당하는지 여부이다. 패러디된 상표는 대부분 주지상표인 경우가 많다. 따라서 부정경쟁방지법상의 제2조 제1항 가목 또는 나목의 상품주체혼동 내지 영업주체혼동이 야기되는지 여부뿐만 아니라, 패러디라는 행위가 다목의 식별력손상 내지 명성손상에 해당하는 지 여부가 문제될 수 있다.

III. 상표와 패러디
저작물은 창작을 전제로 하여 저작물 존재 그 자체가 권리의 대상이 되어 원저작물과 유사한 경우 침해여부가 문제된다. 하지만, 상표는 상품을 표상하는 표지이므로 상표권 침해여부가 성립되기 위해서는 ‘상표적으로 사용’되었다는 점이 전제가 되어야 한다.
유명상표를 패러디하여 만든 상표이더라도 패러디된 상표와 식별가능하고, 패러디 상표를 보면 패러디된 상품에 대한 오인·혼동의 가능성이 없다면 상표권침해가 되지 않는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패러디된 상표의 경우 일반인들에게 널리 알려진 상표인 경우가 많으므로, 패러디가 된 상표는 패러디 상표와 즉시 구별가능하다는 의미로서, 상표법이 예정한 질서를 그대로 지키고 있다고 보아야 한다.
하지만, 패러디 상표는 이미 널리 알려진 타인의 상표의 신용이나 유명세를 이용하여 자신의 상품을 판매한다는 의미가 된다. 이런 경우 원상표를 희석화(blurring 또는 tarnishment)시키지 않는가 하는 문제도 제기될 수 있다.
여기서 상표를 패러디한다는 의미가 무엇인지 근본적인 생각을 해 볼 필요도 있다. 저작물의 경우는 새로운 창작의 한 형태로서 패러디가 인정될 수 있지만, 상표의 경우는 상품의 거래를 전제로 하는 것이기 때문에 패러디를 인정하게 되면 유명상표 패러디가 봇물 터지듯이 생겨날 가능성도 있다.
또한 상표의 유사성과 상표의 패러디와의 차이가 무엇인지에 대해서도 곰곰이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IV. 결어
일본학계에도 대상사건에 관하여 상표권침해나 부정경쟁행위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유력한 견해가 있다(
2013).
무엇이 상표 패러디인지 다소 불명확한 점도 있고, 상표는 자신의 상품을 표상하면서 그 사용을 전제로 하는 것이기 때문에 전통적인 의미에서 바라보면 상표패러디라는 개념은 논란거리가 될 가능성이 많다.
패러디라고 말할 때에는 공정이용이라는 항변사유로서, 기존의 상표와 유사한 상표를 패러디하여 사용하거나 부정경쟁행위를 통한 기존 상표권 침해가 전제가 되고, 그 침해행위를 정당화시킨다는 의미이기도 하여 상표권 침해론에서 다루어야 할지, 아니면 상표자체의 성립론에서 다루어야 할지도 의문이 남는다.
저작물과 관련된 패러디 사건이 몇 건 있지만, 상표관련 패러디사건은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드문 것으로 보인다. 또한, 상표권은 상거래의 신용보호와 공정한 경쟁질서를 유지하려는 성격도 있기 때문에, 저작권에 비해 배타적 성격이 약한 면이 있다.
대상사건은 일본 관서지방의 특유한 문화와도 관련이 있고, 패러디를 한 피고 회사는 연예인 특히 개그맨을 많이 배출한 회사라는 점도 이 사건의 특징이다. 다만, 한 가지 아쉬운 점은 화해가 성립되어 상표 패러디와 관련된 구체적인 법원의 판단을 받아볼 수 있는 기회가 사라졌다는 점이다.



/계승균 부산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doktorkye@pusan.ac.kr

대한변협신문의 다른기사 보기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요즘 네이버 구글 msn 뒤로가기 위로가기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자동등록방지용 코드를 입력하세요!   
확인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 / 최대 400byte)
-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 합니다. [운영원칙]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최근인기기사
1
변협, 법률구조공단 내홍 불식에 힘써
2
의학적 규명 어려워도 업무상 재해 인정해야
3
[전문분야 이야기]의료업(醫療業)에 대한 의료제도
4
[#지방회_해시태그]화학사고는 산재의 다른 이름
5
‘꿈과 희망의 나라’ 장애인도 갈 수 있어야
Copyright © 2019 대한변협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ebmaster@news.koreanbar.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