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보이사로서 내가 하는 일 중에 하나가 변협포럼운영위원회의 간사일이다. 매달 둘째 또는 셋째 목요일 아침 8시에 진행되는 변협포럼 말이다.
이번 4월 제25회 포럼은 판사, 사내변호사를 거쳐 네이버(주식회사 NHN)의 대표로 있는 김상헌 대표를 모셨다. 직역의 외연을 확대해 가는 변호사의 모습을 특히 젊은 회원들에게 보여주고 싶었다. 5월은 생물학자에서 인문학자로 외연을 확대하여 살고 있는 최재천 교수가 강연을 했다. 로스쿨 출신과 연수원 출신의 갈등, 유사직역과의 갈등국면 속에 있는 우리들에게 공존의 비법 또는 생존의 필살기를 통섭학자인 그에게서 배워보고 싶은 마음이었다고 할 것이다.
5월부터는 포럼이 진화하였다. 진화론자인 최 교수를 강사로 모셔서 그런 것 같다. 법률신문과 공동으로 강연을 촬영하여 법률신문 사이트에서 강연 동영상을 제공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 참에 모든 비용을 부담하고 협조해준 법률신문에 감사한다. 이제는 포럼에 참석하지 못한 회원들도 법률신문 사이트에 가서 최재천 교수의 유익하고 재미난 강연을 들을 수 있다. 법률신문과 동영상 촬영을 준비하면서 전 집행부에서 진행된 24회까지의 강연이 동영상으로 남아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6월은 필리핀 출신의 국회의원 이자스민 의원이다. 변협의 가장 중요한 일 중의 하나가 인권수호기관으로서의 활동이다. 현재 우리 사회는 다문화사회로 급격하게 변화하고 있다. 그런 문화현상의 대표선수가 이자스민 국회의원일 것이다. 포럼의 간사로서 가장 큰 걱정은 회원들의 관심이 적어 참석자가 적으면 어쩌지 하는 것인데 이분이 그렇다. 그날은 모든 회원들이 소수자 보호, 인권수호기관인 대한변협의 대표선수가 되어 사명감을 가지고 많이 참석해주었으면 좋겠다.
7월은 한동안 법조계를 뒤흔들었던 ‘부러진 화살’의 정지영 감독이다. 영화의 내용에 대해서 불만이 많은 법조인들이 많다. 그런 영화를 만든 분을 초청한 뜻은 정지영 감독의 영화들을 보면 ‘장인정신’이 물씬 풍기기 때문이다. 우리 법조인이 추구하는 세상이 바로 그런 ‘장인정신을 가진 사람들’이 풍성한 사회라고 나는 생각한다. 물론 공보이사로서 대한변호사협회는 ‘논란의 영화감독을 초청하여 강연을 들을 정도로 포용력이 있는 단체구나’ 하는 평가를 받고 싶은 얄팍한 마음도 있다.
8월부터는 아직 강사가 섭외되지 않았다. 포럼운영위원회가 있고, 협회 직원들과 전체회원들에게 강사추천 명단을 받아놓기는 했으나 강사섭외가 쉽지는 않다. 그리고 세상일이 다 그렇지만 막상 일을 하는 사람 수가 많지 않다. 난 간사이니 두손놓고 남일처럼 생각할 수가 없다. 완장과 자리의 힘이다. 혹시 이 글을 읽는 분들 중에 좋은 강사를 섭외하여 나에게 이메일로 알려주시면 포럼운영위원회 간사의 자격으로 위원장이신 김치중 부협회장을 모시고 맛난 식사를 대접하겠다.
포럼을 준비하면서 느낀 것은 지명도의 중요성이다. 엄밀하게 말하면 지명도는 강사선정의 기준은 아니다. 그러나 포럼을 준비하는 사람입장에서는 포럼진행 이후의 회원이나 운영위원회의 평가를 염두에 두지 않을 수가 없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지명도가 높은 사람으로 무게중심이 옮겨간다. 그래서 느낀 것이 이것이다. “사람들이 이래서 기를 쓰고 책을 쓰고, 언론에 노출되고 유명해지고 싶어 하는구나!”
사실 대한변협의 포럼강사가 되어 전체 변호사에게 자신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은 그분에게도 영광이 아닌가! 강사료도 100만원이나 드린다. 간사로서 바라기는 변협포럼이 더욱 풍성해지고 나름 진화해 갔으면 좋겠다. 이제 자주 써서 진부한 형식이 되었지만, 역대 포럼 강사님 이름을 불러드리면서 칼럼을 마친다.
1회 조동성(서울대 경영대학 교수), 2회 어윤대(국가브랜드위원회 위원장), 3회 정근모(한국전력공사 고문), 4회 한승헌(법무법인광장 고문변호사), 5회 유명환(외교통상부 장관) 6회 이채욱(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 7회 송호근(서울대 사회학과 교수), 8회 윤석금(웅진그룹 회장), 9회 안철수(한국과학기술원 교수), 10회 이배용(이화여대 총장), 11회 이어령(중앙일보 고문), 12회 송대성(세종연구소 소장), 13회 이원진(구글코리아 대표), 14회 박대원(KOICA 이사장), 15회 조갑제(전 월간조선 대표이사), 16회 윤여준(전 환경부장관), 17회 장정수(전 한겨레 편집인), 18회 법륜스님, 19회 김종인(전 보건사회부 장관), 20회 노회찬(통합진보당 대변인), 21회 이장규(서강대 경제대학원 초빙교수), 22회 신정근(성균관대 동양철학과 교수), 23회 윤영관(전 외교통상부 장관), 24회 김홍신(소설가), 그리고 김상헌(25회), 최재천(26회).

/박형연 대한변협신문 편집인
iamrick@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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