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은 태평양 공익활동위원회가 설립된 지 10주년이 되는 해였다. 2002년에 설립되었으니 햇수로는 벌써 12년째다. 2001년 사법연수원 수료 후 곧바로 태평양에 합류한 나의 변호사 생활은 태평양 공익활동위원회 설립과 함께 시작되었다고 말할 수도 있겠다. 개인적으로 변호사라는 직역에 도전하게 된 이유가 사회에 기여해야겠다는 문제의식이었다. 그래서 태평양에서 처음 변호사 생활을 시작하고 지금까지 함께 하고 있다는 것이 나에게는 큰 기쁨이자 자랑이다.
설립 당시부터 태평양은 공익에 대한 기여가 전문가의 또 다른 사명이라 이야기해왔다. 법인 차원에서 변호사들의 공익활동을 장려하였고 변호사들도 바쁜 업무 틈틈이 시간을 쪼개어 무료변론을 비롯한 다양한 공익활동을 꾸준히 수행해왔다. 공익에 대한 좋은 뜻이 모이고 성숙되어 나타난 구체적인 성과가 바로 공익활동위원회와 재단법인 동천이다.
태평양 공익활동위원회는 2002년 강용현 대표변호사를 위원장으로 하여 출범하였다. 개별적으로 진행하던 공익활동을 체계적이고 효율적으로 수행하려는 법인 차원의 각오가 담긴 일이었다. 이듬해인 2003년에는 ‘공익활동규정’을 제정하여 법인 차원에서 변호사들의 공익활동을 장려하고 지원할 수 있는 기초를 마련하였다. 이렇게 이어져 온 태평양의 공익활동을 위한 노력은 2009년 들어 새로운 전기를 마련하게 된다. 바로 재단법인 동천의 설립이다. 공익활동위원회 설립 후 공익활동에 최선을 다해왔지만 공익활동을 전담하는 별도의 법인 설립에 대한 필요성이 내부적으로 계속 제기되어 왔다. 하지만 로펌에서 공익활동만을 위한 별도의 법인을 설립하는 것은 많은 준비와 각오가 필요한 일이었기에 동천이 설립되기까지는 적지 않은 시간이 걸렸다.
많은 고민과 준비 끝에 2009년 6월 드디어 국내 로펌 최초로 재단법인 동천을 설립하였고, 공익활동 전담 변호사로 양동수 변호사를 영입하였다. 이후 태평양의 공익활동은 급물살을 타기 시작했다. 난민, 이주외국인, 사회적기업, 장애인, 북한/탈북민 등의 지원영역을 확립하고, 태평양 공익활동위원회와 동천의 협력을 통해 공익소송, 제도개선, 입법지원 및 공익법 연구 등의 공익법률지원을 활발히 전개하기 시작했다. 태평양 공익활동위원회가 동천과 함께 한 지도 이제 4년이 되어 간다. 돌이켜 보면 길지 않은 기간이었지만 숨 가쁘게 열심히 달려온 것 같다. 공익법률지원 활동 외에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도 수행했다. 언뜻 떠오르는 것만도 ‘태평양공익인권상’, ‘공익단체 사업지원’ 등 공익단체를 위한 격려 및 경제적 지원, 사회적 취약계층을 위한 장학사업, 예비법조인들의 공익활동 참여를 위한 ‘공익·인권 활동 프로그램 공모전’ 및 농촌봉사, 자선음악회, 바자회 등이 있다.
태평양 공익활동위원회는 올해 들어 나천수 대표변호사를 위원장, 유욱 변호사를 책임변호사로 선출하고, 기존 4개 팀별 체제를 난민, 이주외국인, 장애인, 사회적기업, 북한/탈북민, 여성/청소년 등 6개 분과위원회 체제로 확대 개편하였다. 또한 공익활동위원회 전체업무를 관장하는 기획팀, 회원팀, 홍보팀, 회계팀, 대외협력팀을 신설했다. 이런 끊임없는 갱신 노력을 통해 2009년 24명이었던 태평양 공익활동위원회 전문가들은 2013년 현재 102명이 활동하고 있다. 이는 2012년 기준으로 공익활동 참여 변호사 1인당 67.18시간, 프로보노 활동의 현금환산액 62억5000여만 원이라는 놀라운 수치로도 확인할 수 있다. 태평평양은 공익활동위원회와 동천을 양 날개로 삼아 로펌의 사회적 책임(LSR: Lawfirm Social Responsibility)을 수행해가고 있다. 이런 협업을 통해 태평양은 올해 초 제1회 대한변협 변호사공익대상을 수상하는 등 내외부적으로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로펌 변호사 13년차. 지나온 길을 돌아보고, 그리고 내가 걸어야 할 길을 생각해 본다. 공익활동은 휩쓸려 가지 않게, 방향을 잃지 않게 나를 지켜준 등대였다. 나는 우리 태평양이 앞으로도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로펌’을 꿈꾸며 계속 달려가리라 믿는다. 그리고 그 꿈을 함께 이뤄나가는 것이 바로 나의 꿈이기도 하다.

/법무법인 (유한) 태평양
조원희 변호사 whc@bk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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