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하는 잔소리는 괜찮고 남이 하는 잔소리는 틀렸다. 그래서 남의 잔소리는 다 듣기 싫은 법이다.
심지어 엄마의 ‘다 너 잘되라고 그러는 거야’ ‘한입만 더 먹자’ ‘엄마는 너밖에 없다’ ‘차 조심해라 응~’ 등의 이 주옥같은 대표 잔소리가 자식들을 망친다고 하는 사람이 있을 정도이다.
그런데 실로 기가 막힌 어머니의 잔소리가 있었으니!
미국무대에 나선지 2년 만에 PGA대회 ‘바이런넬슨챔피언십’에서 덜컥 우승의 위업을 달성한 배상문 프로. 그는 우승소감에서 어머니의 잔소리를 칭송했다.
배상문 프로는 “어머니의 잔소리는 보약이고, 억척스러움에 가슴이 찡해 더욱 잘해야겠다고 다짐했다. 어렸을 때는 잔소리가 듣기 싫을 때도 있었지만 이제는 어머니 잔소리가 좋게 들린다”고 했다.
배상문이 세상에 없는 효자일까, 원래 어머니 잔소리는 모두 귀에는 쓰지만 몸에는 아주 좋은 명약일까?
울 엄니는 내가 골프에 입문하기 전에 돌아가셨기에 내게 골프 관련 잔소릴 하신 적이 없는데, 만일 살아계셔서 내 전담 캐디를 맡았다면 이러셨을 것. “아이구 염병헐~ 절구통만한 그 큰 구녕에 째깐한 불R 하나 못 너어가꼬 워찌꼬롬 장가는 가겄냐잉~!” “이 놈아, 공 하나가 짜장면 곱빼기보다 비싼께, 그걸 물에다 빠뜨리면 밥은 없다잉?!”, “힘든디 뭐덜라 세번 네번씩 치고 그러냐?! 그냥 한 번 만에 쏙 넣어부러~!”
울 엄니가 계셨다면 나는 매홀 원 퍼트에 해저드엔 절대 넣지 않고, 매홀 홀인원을 기록하는 어마어마한 세계 챔피언이 됐을 텐데….

/김재화 골프칼럼니스트협회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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