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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평범한 청년변호사의 무모한 도전(4)영국 연수 체험기
박문학 변호사·부산회  |  mhpahk@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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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호] 승인 2013.05.28  11: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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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PP Law School에서 1주간의 교육을 마친 후, 2주차부터는 각 사무소로 흩어져 소속 사무소에서의 재판, 중재 일정 등에 따라 법정변호사들의 업무를 직접 보고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가졌습니다.

연수에 참가한 변호사 개개인에게 멘토(Mentor)로 QC(Oxford dictionary of Law에서는 A senior barrister of at least ten years’ practice who has received a patent as “one of Her Majesty’s counsel learned in the law”로 정의하고 있고, QC로 지명된다는 것은 법정변호사로서의 성실성, 전문성, 사건분석력, 변론능력을 인정받는 것이기 때문에 그 위상은 상당하며, 실제 잉글랜드와 웨일즈의 전체 법정변호사들 중 대략 10% 정도만 QC에 해당한다고 합니다. 그리고 역사적으로는 QC가 되면 법정에서 실크가운을 입을 수 있기 때문에 ‘Silk’라고 하기도 한답니다. 그래서 BBC 드라마 중에 ’SiLK’라는 제목의 법정 드라마도 있습니다)가 정해져 있어서 주로 멘토 QC와 함께 기록을 검토하고 변론이나 심리에 직접 참여하는 형태로 연수가 이루어졌는데, 저의 경우 2주차에는 쿼더런트 사무소의 라이오넬 퍼시 QC가, 3주차에는 키팅 사무소의 애덤 콘스터블 QC가 멘토였습니다.

저는 2주차 때는 CEDR(Centre for Effective Dispute Resolution)이라는 곳에서 용선계약 기간 연장 여부 및 손해배상이 쟁점이 된 사건의 중재절차를 4일 동안 참관하면서, 고등법원에 해당하는 왕립재판소의 영국 왕좌 재판소(Queen’s Bench Division) 중 상업법정[영국의 주요 민사사건을 담당하는 고등법원은 크게 ① 대법관 또는 부(副)대법관이 통할하며, 토지매매나 부동산권 관련사건 등을 취급하는 대법관부(Chancery Division) ② 수석재판관이 통할하며, 계약 및 불법행위 관련사건을 주로 취급하는 여왕좌부(Queen’s Bench Division:해사법원과 상사법원은 여왕좌부의 일부임) ③ 입양이나 혼인관계 소송을 비롯해 여타의 가사사건을 취급하며, 부장이 지휘하는 가정부(Family Division)로 나뉘어져 있다]에서 선수금 환급보증금 쟁점이 된 민사 신청 절차와 중앙형사법원(The Crown Court of Central Criminal, 현지 실무자들은 ‘Old Bailey’라는 표현을 자주 사용하는 것 같았습니다)에서 12명의 배심원들이 참여하여 20년 전에 발생한 미성년자 강간 사건의 유무죄를 심리하는 형사재판절차를 볼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3주차 때는 증인이 30명이나 되고 5주 동안이나 연속해서 재판이 진행되는 건설 분쟁 사건과 항소법원인 Court of Appeal에서 진행된 민사 항소심 사건 등을 볼 수 있었습니다.

제가 위 변론이나 심리에 참여하면서 자연스럽게 볼 수 있었던 장면은 장시간의 구두변론이었습니다. 제가 직접 참관했던 사건 중 구두변론을 1시간 이상 하지 않은 사건이 하나도 없었고, 민사신청 사건에서나 1시간 정도만 구두변론을 하는 것을 보았는데, 직접 변론을 했던 저의 담당 QC는 그것도 변론이 상당히 빠르게 진행된 편이라고 하였습니다.

장시간의 구두변론 절차의 효율성과 의미에 관하여 다양한 평가가 있을 수 있겠지만, 저 개인적으로는, 판단을 하거나 판단을 돕는 사람들은 사건과 관해서는 그야말로 제3자에 지나지 않기 때문에, 많은 시간이 소요되더라도 구체적으로 어떤 일이 발생하였는지에 대해서는 사건을 직접 경험한 사람으로부터 이야기를 듣겠다는 철학이 법적 판단절차의 바탕을 이루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적어도, 판단에 필요한 사실관계는 이를 경험한 사람이 가장 잘 알고 있으므로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그 사람으로부터 직접 이야기를 듣겠다는 겸손한 마음은, 사건을 처리하는 저의 입장에서 당사자의 이야기를 들으려는 어리석음을 범했던 저에게는 큰 교훈이 되었습니다.

사무소에서의 위와 같은 기본적인 일정 외에 케임브리지, 로이드, 대법원, 런던중재법원(LCIA London Centre of International Arbitration), 국제해사기구(IMO, International Maritime Organization) 등을 방문하여 관련 시설들을 둘러보고 어떤 일을 하는지 설명을 듣는 일정도 상당히 유익한 시간이었습니다.

3주간의 연수기간은 저 개인적으로는 참으로 유익한 시간이었습니다. 영어 실력의 부족함으로 좌절감도 많이 느꼈지만 영국 유학의 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어떤 각오를 해야 될지 몸소 경험할 수 있는 시간이었고, 넓은 세상 속에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 그들의 생각과 문화를 경험하면서 자연스럽게 가지게 된 ‘낮은 마음’은, 평범한 변호사로서 ‘화려하지 않지만 아름다운 삶’을 살아가기를 원하는 저에게 큰 재산이 되었음이 틀림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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