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외·법조 > 영국
어느 평범한 청년변호사의 무모한 도전(2)영국 연수 체험기
박문학 변호사·부산회  |  mhpahk@gmail.com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0호] 승인 2013.05.13  13:58:00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요즘 네이버 구글 msn

다른 변호사님들이 보시기에 감탄사가 절로 나올만한 ‘거창함’은 평범한 변호사인 저에게는 아무래도 어울리지 않는 모양입니다. 뭔가 도전을 드릴 만한 ‘의미심장’한 글을 생각했으나, 그 ‘억지스러움’을 저 스스로 견뎌낼 수가 없어 ‘솔직함’이라는 원점으로 다시 돌아왔습니다.
런던으로 연수를 가기 한 2주 전부터는 잘 할 수 있을까 하는 걱정과 긴장감에 입맛도 조금 없는 것이 마음이 영 편치가 않았습니다. 멀리 떠나 돌아오지 않는 것도 아닌데 익숙한 것들로부터의 멀어짐이 섭섭하기도 하고, 마치 국빈(?)을 영접하는 듯한 런던에서의 세부 일정(Visit to Supreme Court, Visit to International Maritime Organisation 등)은 저의 마음을 더 긴장되고 부담스럽게 하였습니다.
BPP Law School-영국에서 Barrister가 되기 위해서는 Bar Council이 인정하는 법과대학으로부터 Bar Vocational Course(BVC)를 마쳐야 하는데, BPP Law School은 BVC 교육기관으로는 영국에서도 꽤 유명한 곳이라고 합니다-에서의 영어 강의를 잘 소화할 수 있을지, 지원자들의 관심분야를 반영한 Chambers(“Professional English in Use”(Cambridge)에서는 “Barristers work independently in self-employed practice in groups called chambers or sets and practise at the Bar as a barrister. Chambers are traditionally located in the four Inns of Court in London”이라고 설명하고 있습니다)에서의 실무 연수를 잘 감당할 수 있을지(저의 경우, 해상운송 및 선박건조, 건설 분야에 전문성이 있는 Quadrant Chambers와 Keating Chambers에 배정을 받았습니다), 부족한 영어 실력 때문에 한국 변호사의 이미지를 기대 이하로 만드는 것은 아닌지….
다행히도 함께 가시는 변호사님들께서 모두 뛰어나신 분들이시니 ‘실력’ 부분은 동료 변호사님들께 맡기고, 저는 한국변호사님들 특유의 성실함과 진솔함, 책임감을 ‘몸’으로 보여 드리겠다는 각오를 하니 한결 마음이 편해졌습니다. ‘성실함’은 ‘영어’ 못지않은 국제 공용어라는 것이 저의 믿음입니다.
제가 느낀 다른 한 가지 부담감은 3주간 사무실을 비워야 한다는 매우 현실적인 부분이었습니다. 사무실을 책임지고 운영하는 개업변호사가 3주 동안이나 자리를 비운다는 것은 생각만큼 쉽고 간단한 일은 아닌 것 같습니다. 법무법인의 소속변호사라면 법인의 허락을 얻어 다른 변호사님께 부탁해 놓을 수 있는 일들을 개업변호사는 본인이 없더라도 사무실이 운영될 수 있도록 미리 조치를 취해 두어야 하니 출국일이 다가올수록 마음이 초조하고 조급해집니다.
3주간의 연수기간 동안 재판 일정을 비우기 위해 재판부 및 상대방 당사자로부터 양해를 구하는 것부터 시작해서 복대리 부탁, 귀국 후 진행을 해야 할 사건들의 준비서면 작성과 각종 증거신청서의 사전 제출, 그리고 의뢰인들로부터 양해를 구하는 일까지, 사실상, 연수 기간 3주 동안의 일을 앞당겨 해 놓고 가야 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출국 직전까지의 업무 부담감은 평소의 2배 이상은 되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대한변협에서 연수시기를 비교적 재판 일정 부담이 덜한 시기로 조정해 주신다면, 가령 연수기간을 법원 정기 인사 기간인 매년 2월이나 여름휴가 기간 전후로 확정해서 적어도 연수 시작 6개월 전에 지원자 모집 공고를 내고 영어점수나 비자 발급 등을 미리 준비할 수 있도록 절차를 진행한다면, 저와 같은 개업변호사님들이 훨씬 더 적극적으로 연수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그리고, 영국에서 연수 받을 내용이나 관련 교재 등을 참가자들에게 미리 알려주어, 연수에 참가하는 변호사님들이 연수를 위해 무엇을 준비해 가야할지 예측할 수 있게 함으로써, 연수의 효과를 극대화 시킬 수 있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제안해 봅니다.
한편, 이름 없는 지방 개업변호사에 불과한 제가 개인적인 노력으로 이런 기회를 만들 수 있었던 것을 생각해 보면, 대한변협에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지 않을 수 없습니다. 평범한 개업변호사에게도 넓은 세상을 보여 줄 필요가 있고, 기회를 만들어 꿈이 있는 변호사라면 누구든지 도전할 수 있도록 배려할 필요가 있다는 ‘탁월한 인식’이 변함없이 지속될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그리고 그와 같은 생각이 저의 마음에도 뿌리가 내리고, 저의 소박한 삶의 터전에서 제가 만나는 누군가에게 그러한 기회와 도전을 줄 수 있는 평범한 변호사가 될 수 있기를 바라 봅니다.

 

박문학 변호사·부산회의 다른기사 보기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요즘 네이버 구글 msn 뒤로가기 위로가기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자동등록방지용 코드를 입력하세요!   
확인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 / 최대 400byte)
-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 합니다. [운영원칙]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최근인기기사
1
[법조기자실]조작된 여론, 조작된 양형
2
[동서고금]검찰 인사의 절차적 정의
3
[자유기고]주택임대차분쟁조정제도 고찰
4
[청변카페]변호처 설립에 대한 단상
5
역량을 기르고 지역에 봉사하는 변호사회
Copyright © 2017 대한변협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ebmaster@news.koreanbar.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