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우리의 협회장은 직선제로 선출되었다는 것도 의미가 있지만, ‘서울’출신이 아닌 ‘지방’출신이라는 것이 사실 무척 상징적인 의미를 지닙니다. 그런데 사실 상징적이라는 것은 좋게 해석하면 무척 중요한 의미 같지만, 엄밀하게 따져보면 말만 그럴싸하지 실속이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지방 출신이 협회장이 된 것을 좀 티내보자는 취지에서 제가 조금은 자극적인 제목으로 ‘지방회원들’에게 편지를 드립니다. 제가 협회 공보이사가 된 것도 따지고 보면, 다 그 지방출신이 회장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은혜를 모르는 사람이 돼서는 안 되겠지요. 물론 저는 대한민국을 ‘지방’과 ‘서울’로 편 가를 정도로 배포가 크지 못하기에 오늘 편지는 서울이 아닌 ‘지방’회원님들에게도 쓰고, 지방변호사회의 하나인 ‘서울지방’ 회원님들에게도 좀 써보려고 합니다.
먼저 적통 지방분들에게 한 말씀 드립니다. 우선, 대한변협신문을 한번 펴보십시오. 다 서울에서 벌어지는 이야기입니다. 워낙 대한민국 정치, 경제, 문화 그리고 우리 법률의 중심이 서울이다 보니, 당연한 것일지도 모릅니다. 그렇지만 우리 법조인 이외에는 별로 읽지 않는 우리 대한변협신문에까지 그럴 필요는 없지 않겠습니까?! 지방 출신 협회장도 나왔는데 말입니다.
그래서 지금 여러분들에게 부탁드립니다. 각 지방변호사회의 미담이든, 각 지방의 특이성이든 뭐든 기삿거리를 ‘만들어서라도’ 보내주십시오. 그러면 열심히 실어드리겠습니다. 솔직히 이 신문에 나오는 서울에서 벌어지는 기사는 모두 경쟁지(?)인 법률신문에도 나옵니다. 그런 기사들 지방소식이 너무 많아 우리 신문에 싣지 않아도 큰일 없습니다. 도리어 법률신문이든, 다른 일간신문에서 실어주지 않지만 우리가 나누어야 할 많은 법조계 소식이나 기타 좋은 뉴스거리들이 분명 많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대한변협신문에서는 여러분들이 보내는 ‘기사’에 대하여 소중함으로 대처하겠습니다. 이제 여러분들의 역할만 남았습니다. 협회장이 상징적인 지방 출신이 되지 않도록 해주십시오.
이제 ‘서울지방’분들에게 몇 자 적겠습니다. 예전에 제가 협회 집행부가 되기 전에 협회와 서울회가 티격태격 싸우는 모습을 보면서 왜 눈꼴사납게 저러나 했습니다. 그런데 협회 일을 해보니, 정말 조심하지 않으면 싸울 일이 많은 것 같습니다. 왠지 아십니까? 조금 비약해서 보면 서울에는 두개의 변호사회가 있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업무가 중복되고 겹치는 것이 많기 때문이지요. 동생인 ‘서울회’와 형님인 ‘대한회’ 말입니다. 아버지와 아들로 비유되면 싸울 일이 덜 할 텐데 형제 정도의 차이밖에 나지 않습니다. 그리고 재미난 것은 힘은 동생이 더 쎄보입니다. 이렇게 두개의 변호사회가 있는 것 같은 형국은 회원들에게는 사실 재미난 일입니다. 간혹은 서울회에서, 간혹은 협회에서 봉사하고, 회무에 관여할 수 있으니까요.
저로 보면 서울회의 회보편집위원이고, 협회의 공보이사입니다. 그런데 약간의 문제는 서울회에서 열심히 일하다보면 협회가 정말 차원을 달리하는 지방회들의 모임인 ‘대한변호사협회’가 아니라 경쟁자인 ‘대한회’로 보인다는 것입니다. 그런 현실과 문제점들 사이에서 역할분담과 협업은 새롭게 출발한 변협과 서울회 집행부가 슬기롭게 잘 해결해 나갈 것이고, 제가 편집인으로서 드리는 부탁은 여러분들이 바로, 대한변협신문이 바로 ‘서울변호사회신문’의 다른 이름이라는 것을 명심해달라는 것입니다.
왜 뻔한 소리를 하냐고요? 맞습니다. ‘적통 지방’분들에게만 편지드리고 부탁하기 뭐하여 추임새 정도로 ‘서자 서울지방’분들에게 인사드린 것입니다.

/박형연 대한변협신문 편집인
iamrick@daum.net

저작권자 © 법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