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의 관점에서 볼 때 살면서 절대로 해서는 안 되는 것과 꼭 해야 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질문 받는 경우가 있다. 그러면 나는 꼭 이렇게 대답을 한다. 우선 절대로 해서는 안 되는 것은 흡연이고 꼭 해야 하는 것은 비타민의 복용이라고.
왜 그럴까? 법적인 문제없이 사용할 수 있는 기호품 가운데 흡연보다 더 인체에 해로운 물건이 또 있을까 싶다. 담배는 상당히 많은 병의 원인으로 주목받고 있다. 방광암이 흡연과 연관이 있다는 사실을 알까? 심지어 아무런 관련도 없어 보이는 흡연이 방광암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또 흡연이 폐에만 영향을 미칠 것 같지만 위암하고도 연관이 있다. 이러니 도대체 담배가 영향을 미치지 않은 곳이 있기나 할 까 싶다. 암은 그렇다 쳐도 오랜 기간 흡연을 한 사람들은 반드시 혈관계에도 문제가 생긴다. 필자의 나이가 이제 50인데 벌써 성기능 장애를 호소하는 친구들이 있다. 이들의 공통점은 지독한 애연가라는 것이다.
간혹 이런 말을 하는 분들이 있다. 흡연을 함으로써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으니 스트레스가 많은 사람에게는 이로운 것이 아닐까라고. 또 집안 어른 가운데 어떤 분은 평생을 매일 담배 두 갑을 피웠지만 아흔살까지 사셨다고. 맞는 말이다. 담배의 순기능이 있을 수 있고 담배를 태워도 건강하게 오래 살 수도 있다. 문제는 스트레스 해소용이라고 하기에는 대가가 너무도 처절하다는 것이다. 그리고 담배를 피면서도 내가 그렇게 문제없이 오래 살 가능성이 무척 낮다는 데 있다. 담배로 인해 수명이 단축되지는 않았다 해도 분명한 것은 언젠가는 흡연으로 인해 굉장한 불편을 겪게 되는 것은 분명하다는 것이다. 노인들 가운데 호흡기 장애로 고생하는 분들을 보고나면 당장 끊을 텐데….
사람들은 항상 자기중심으로 생각하기에 금연이 쉽지 않은가 보다. 당장은 문제가 없고, 또 자기는 예외일 것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예외란 아주 드문 일이고 내게 그런 일이 벌어질 가능성은 지극히 낮다는 것을 반드시 명심해야 한다. 자식에게 물려줄 평생의 교훈을 말하라 한다면 나는 서슴지 않고 담배는 하지마라고 말할 것이다.
꼭 해야 하는 것으로 비타민을 꼽은 이유는 뭘까? 비타민은 인류가 발견한 가장 위대한 것 가운데 하나라고 생각한다. 되새겨 볼수록 그 효능은 무궁무진하다고 할 것이다. 체내에서 벌어지는 나쁜 것과의 전쟁에는 반드시 비타민이 동원된다. 예를 들면 담배를 한 대 피우면 체내의 비타민이 현저하게 고갈되는 것을 알 수 있다. 담배로 인한 유해한 환경을 개선하는 데에 비타민이 사용된 것이다. 그러니까 담배를 연속으로 피운다는 것은 비타민을 연속으로 고갈시키는 것을 의미한다. 마치 애니팡을 연속으로 몇 번 하면 포인트 점수가 고갈 나서 돈을 주고 사지 않는 한 더 이상 게임을 못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인류 수명을 급작스레 한 단계 올린 계기가 된 것은 비타민의 발견에 기인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언젠가 TV에서 본 장면인데 이런 것이 있었다. 북극에 사는 에스키모인들은 사냥을 집단으로 하는데 정확하게 기억은 안 나지만 바다표범인가 하는 것이 주 대상이 된다. 많은 사람들이 각각 던진 작살을 맞고 결국에 죽는데 고기는 사냥에 나선 사람들의 수대로 정확히 나눈다.
그런데 이때 딱 한 부위만큼은 나누지 않고 결정적으로 숨통을 끊은 사람이 독차지 하는데 그게 바로 눈이다. 눈은 비타민의 보고라고 할 수 있는 곳이다. 현대 의학의 지식도 없던 시절부터 내려오던 그들의 전통에서 새삼 신기하다는 생각이 든다. 아마도 그들은 눈을 비타민 덩어리라고 보고 그렇게 하지는 않았을 것이지만 어쨌든 승자가 비타민을 독차지 한다는 것은 무척 흥미로운 일이다.
야생의 동물보다 동물원의 동물들이 오래 사는데에는 다양한 이유가 있다고 한다. 그 가운데 하나도 아마 비타민의 원활한 공급에 있지 않나 싶다. 실생활에서 비타민을 복용하는 질문을 많이 받는데 이렇게 생각하면 된다. 시간적, 경제적 여유가 되면 비타민제를 복용하고 그렇지 않다면 회식 자리에서 상위에 놀라온 풋고추는 모조리 슬어 담으면 된다. 엄청난 비타민이 그 안에 있다.

/박종훈 고려대병원 정형외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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