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었던 방학이 끝나고 이제 2학년이 시작된다. 방학 기간에는 비법학사로서 부족한 법 실력을 메워야 한다는 말도 많이 듣고, 실제로 필자도 민법과 형법의 복습을 위주로 한 학습 계획을 세웠으나 실천은 쉽지 않았다.
겨울 방학 동안에는 실무실습을 한 군데 정도는 나가고 싶었으나, 이 역시 쉽지 않았다. 아주대학교 로스쿨 4기의 경우 법학사 출신의 동기들이 주로 이번 겨울에 실무실습을 나갔는데, 이는 법학사 출신인 동기들의 경우 어느 정도 실체법과 절차법에 대한 기본지식은 갖추고 있는 경우가 많아, 지원자 자체도 더 많았을 뿐 아니라, 학점 역시 대부분 1학년 때에는 비법학사에 비해 우수한 것이 보통이기 때문에 대부분 실무실습을 할 수 있는 자격 요건도 갖추었기 때문이다.
원하는 곳에 실습을 나가지 못한 것이 아쉽기는 하지만 그래도 방학이 그냥 지나간 것만은 아니었다. 겨울 방학 기간은 학기 중에는 바빠서 제대로 하지 못하였던 진로에 대한 고민을 할 수 있었던 시간이라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겨울 방학에 가장 기억에 남는 경험은 편집위원회 활동의 일환으로, 수원에서 변호사로 일하고 있는 아주대 로스쿨 1기 선배인 김남훈 변호사님을 만나 인터뷰한 경험이었다. 인터뷰를 통해서 변호사가 되기 위해 어떠한 노력을 해야 하며, 변호사의 업무 강도는 어느 정도인지 듣게 되었고, 로스쿨 출신으로서 어떠한 진로를 택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도 다시 한번 할 수 있었다.
김남훈 변호사님은 필자와 같은 비법학사 출신으로서 도시공학과를 나온 뒤 부동산 관련 투자회사를 다니다가 법에 관심을 가지게 되어 로스쿨에 진학하였고, 현재 수원 지역의 한 법무법인에서 일하고 있다. 변호사님은 비법학사 출신으로서 처음엔 절대 넘을 수 없는 벽이 있다 생각되지만 점점 자신감이 붙게 되고 그 격차도 차츰차츰 줄어들게 될 것이며, 3학년쯤 되면 토론도 하고 결국엔 변호사가 되는 것이니 지금 잘 모른다고 해서 주눅 들 필요는 없다는 말씀을 해주셨다.
또한 뭐든지 적극적으로 부딪쳐 보는 게 좋고, 실습도 나가서 직접 실제 업무를 보며 공부에 대한 동기부여를 하는 등 무엇보다 이론과 실제가 결합된 공부를 하는 게 효과적인 학습 방법이라고도 알려 주셨다.
공부할 책을 하나 정해서 평생 변호사 일을 하며 볼 책이라는 마음을 갖고 반복해서 보고, 판결문을 많이 보면서 그 안에 담겨있는 논리구조나 표현방법 등을 자연스럽게 기르는 연습을 하라고 하는 등, 공부 방법에 대한 조언도 들을 수 있었다.
로스쿨 제도의 도입으로 인해 법조인이 급증하면서 로스쿨을 졸업한 이들의 취업에 대해 우려하는 분들이 많다. 로스쿨 학생들 스스로도 이러한 부분에 대한 걱정은 없지 않다.
하지만 로스쿨이 생기고 나서 긍정적인 효과로, 우리가 갈 수 있는 직역들이 많아지고 있는 것도 사실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이는 이번 인터뷰를 통해서 변호사님에게도 확인한 부분이기도 하다. 기존엔 기업체에서 변호사를 많이 뽑지 않았는데 점차적으로 늘리고 있고, 해당 지자체와 경찰에서도 수요를 늘릴 예정이라 한다.
올해 1월 21일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김기용 경찰청장은 “변호사를 채용한 뒤 일선 경찰서에 배치, 수사 과정에서 인권 침해 여부를 감시하게 하는 제도의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제도는 ‘롬부즈맨’이라고 불리는 것으로, 변호사 자격이 있는 로스쿨 출신 등을 계약직으로 고용해 피의자 접견, 법률 상담, 인권 침해 감시 등의 역할을 맡기는 것이다. ‘롬부즈맨’ 제도와 관련해 “이르면 올해 안에 도입할 예정이며 경찰서마다 최소 한 명 이상 배치하겠다”고 밝혔는데, 이 같은 구상대로라면 전국적으로 400~500명의 변호사가 임용될 것이다.
사실 법조인·법률가가 하는 일은 단체나 기업에 많이 있는데, 기존에는 비용이 부담된다거나 변호사의 수요가 제한되어 있어 채용을 하지 않았을 뿐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사회에서 충분히 흡수를 할 수 있을 것이다.
로스쿨 학생으로서 해야 할 일은 언론이나 주변의 우려에 흔들리기보다는, 자신에게 맞는 진로를 정하고 3년이라는 짧은 기간 안에 변호사로서의 실력을 갖추기 위해서 할 수 있는 공부를 하는 것일 것이다. 그리고 이번 겨울 방학은 변호사로서 하는 일과 그러한 변호사가 되기 위한 변호사 시험에 합격하기 위해 공부를 효율적으로 하는 방법에 대해서 조언을 듣고, 또한 스스로 고민할 수 있었던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 이제 2학년 1학기에는 이러한 겨울 방학의 교훈을 바탕으로 보다 실력을 갈고 닦을 것이다.


 

저작권자 © 법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