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정초를 즈음해 각 지방을 돌며 하는 변호사연수회가 올해로 예순 일곱 번째를 맞았다. 올해는 천년고도 경주에서 열렸다.
지방에서 연수회를 개최하는 이유는 1년에 한번 다 같이 모여 새해 덕담도 나누고 정도 쌓기 위해서이다. 정초에 그래도 시간 여유가 있을 때 연수도 받고 안부도 묻고 하는 행사인 것이다. 늘 바쁜 일상에 치여 살지만 변호사연수회 덕분에 일년에 한 번씩 한군데 모여 먹고 자고 또 배울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오경의 하나인 ‘예기’편에는 ‘學然後 知不足’이라는 글이 나온다. 배우고 나서야 모자람을 안다는 말인데 배우기 전에는 자신이 뭘 모르는지도 모르기 마련이다. 세상은 정신 없을 만큼 빠르게 변하고 가장 느리게 변한다는 법조도 예외는 아니다. 새로운 학설과 판례는 쌓여만 간다.
늘 공부하고 배우고 새로운 것을 받아들일 줄 알아야 도태되지 않는다. 변호사연수회를 통해 새로운 분야, 새로운 시각을 접하기를 권하는 바이다.
중국 속담에는 ‘아홉번 환자 팔을 부러뜨려야 명의가 된다’는 말이 있다. 한번의 실수로 위축되지 말고 끊임없이 도전해야 뭔가를 이룰 수 있다는 교훈이 담겨있다. 변호사 업무가 늘 승패의 연속이고 꼭 변호사가 잘하고 못해 승패가 갈리진 않겠지만 경험을 쌓고 끊임없이 공부해야 의뢰인을 제대로 돕는 변호사가 되는 것은 분명하다.
나이가 들고 업무경험이 쌓여가면서 금강석처럼 찬란하고 향기로운 무게를 더하며 견고해질 수도 있지만 편견의 창이 굳어져 남의 의견은 좀처럼 들으려하지 않는 완고함이 될 수도 있다.
그것은 늙어감과 낡아감의 차이가 아닐까. 공자는 50에 하늘의 명을 알게 되고 60에는 남의 말을 듣기만 해도 그 이치를 깨달아 이해하게 되고 70이 되어서는 무엇이든 하고 싶은 대로 해도 법도에 어긋나지 않는다 했다.
그것은 정말 잘 늙어갈 때 들어맞는 이야기다. 새로운 것을 받아들일 줄 알고 끊임없이 배우고 공부할 때 향기를 더해가는 늙음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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