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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례평석]출원된 표장을 ‘위치상표’로 파악하는 판단 기준
박성호 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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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호] 승인 2013.02.18  15:5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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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12. 12. 20. 선고 2010후2339 전원합의체 판결【거절결정(상)】

I. 사실관계 및 사건경과
1. 원고는 2007. 6. 12. 이 사건 출원상표 를 출원하였는데(출원번호 : 40-2007-31449호), 출원상표는 스포츠셔츠 등을 지정상품(제25류)으로 하고 일점쇄선으로 표시된 상의(上衣) 형상에 ‘옆구리에서 허리까지의 위치에 실선으로 세 개의 굵은 선을 표시한 것’이었다. 특허청이 출원상표가 상표법 제6조 제1항 제3호, 제7호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거절결정을 하자 원고는 특허심판원에 불복심판청구를 하였는데, 동 심판원은 동일한 이유로 심판청구를 기각하는 심결을 하였다. 이에 원고는 특허법원에 상표등록거절결정 취소소송을 제기하였다.

2. 특허법원(원심)은, 이 사건 출원상표는 점선(원심은 일점쇄선을 점선으로 표현하고 있다)으로 표시된 운동복 상의 모양의 형상에 옆구리에서 허리까지 연결된 세 개의 굵은 선이 결합된 도형상표로서, 점선으로 표시된 운동복 상의 모양의 형상은 그 지정상품의 일반적인 형상을 나타낸 것에 지나지 아니하여 자타상품의 식별력이 있다고 할 수 없고 또 ‘옆구리에서 허리까지 연결된 세 개의 굵은 선’ 부분도 독립적인 하나의 식별력 있는 도형이라기보다는 상품을 장식하기 위한 무늬의 하나 정도로 인식될 뿐이어서 식별력이 인정되지 아니하므로, 이 사건 출원상표는 상표법 제6조 제1항 제3호에서 정한 기술적 표장 및 같은 항 제7호에서 정한 기타 식별력 없는 표장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다. 나아가 이러한 상표의 구성 파악을 바탕으로 하여 제출된 증거만으로는 이 사건 출원상표가 상표법 제6조 제2항에서 정한 사용에 의한 식별력을 취득하였다고 할 수 없다고 판단함으로써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였다. 이에 대해 원고는 상고하였고 대법원 2012. 12. 20. 선고 2010후2339 전원합의체 판결(이하, ‘대상판결’이라 한다)은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 원심법원에 환송” 한다고 판시하였다. 그 판결요지는 다음과 같다.

II. 판결요지
상표법상 상표의 정의 규정은 기호·문자·도형 또는 그 결합을 사용하여 시각적으로 인식할 수 있도록 구성하는 모든 형태의 표장을 상표의 범위로 포섭하고 있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이러한 규정에 따르면, ‘기호·문자·도형 각각 또는 그 결합이 일정한 형상이나 모양을 이루고, 이러한 일정한 형상이나 모양이 지정상품의 특정 위치에 부착되는 것에 의하여 자타상품을 식별하게 되는 표장’도 상표의 한 가지로서 인정될 수 있다(이러한 표장을 이하 ‘위치상표’라고 한다). 위치상표에서는 지정상품에 일정한 형상이나 모양등이 부착되는 특정 위치를 설명하기 위하여 지정상품의 형상을 표시하는 부분을 필요로 하게 된다.
이때 표장의 전체적인 구성, 표장의 각 부분에 사용된 선의 종류, 지정상품의 종류 및 그 특성 등에 비추어 출원인의 의사가 지정상품의 형상을 표시하는 부분에 대하여는 위와 같은 설명의 의미를 부여한 것뿐임을 쉽사리 알 수 있는 한 이 부분은 위치상표의 표장 자체의 외형을 이루는 도형이 아니라고 파악하여야 한다. 그에 있어서는 출원인이 심사과정 중에 특허청 심사관에게 위와 같은 의사를 의견제출통지에 대한 의견서 제출 등의 방법으로 밝힌 바가 있는지 등의 사정도 고려되어야 할 것이다. 한편 현재 우리나라에서 상표의 출원 및 그 심사의 과정에서 출원인이 위치상표라는 취지를 별도로 밝히는 상표설명서를 제출하는 절차 또는 위 지정상품의 형상 표시는 상표권이 행사되지 아니하는 부분임을 미리 밝히는 권리불요구절차 등에 관한 규정이 마련되어 있지 아니하다는 사유는 위와 같은 위치상표의 인정에 방해가 되지 아니한다고 할 것이다.
또한 위치상표는 비록 일정한 형상이나 모양 등이 그 자체로는 식별력을 가지지 아니하더라도 지정상품의 특정 위치에 부착되어 사용됨으로써 당해 상품에 대한 거래자 및 수요자 대다수에게 특정인의 상품을 표시하는 것으로 인식되기에 이르렀다면, 사용에 의한 식별력을 취득한 것으로 인정받아 상표로서 등록될 수 있다.

III. 해설
1. 대상판결의 의의
대상판결은 소위 비전형상표(non tradi -tional trademark)의 하나인 위치상표(position mark)의 상표등록 가능성을 인정한 우리나라 최초의 판결이다. 이하에서는 대상판결의 판시 내용을 중심으로 ‘새로운 유형의 상표’로서 위치상표의 의미를 검토해보고자 한다.

2. 위치상표의 정의
대상판결은 위치상표에 대해 “기호·문자·도형 각각 또는 그 결합이 일정한 형상이나 모양을 이루고, 이러한 일정한 형상이나 모양이 지정상품의 특정 위치에 부착되는 것에 의하여 자타상품을 식별하게 되는 표장”이라고 정의한다. 요컨대, 위치상표란 도형 등의 표장이 특정한 위치에 부착됨으로써 식별력을 획득하는 상표를 말한다.
그러한 점에서 위치상표 제도의 의의는 단순한 도형 등으로 구성되어 상표등록을 받을 수 없는 표장이 상품의 특정한 위치에 부착됨으로써 자타상품식별기능을 가지게 되어 상표등록을 받을 수 있다는 데에 있다.
현행 상표법 제2조 제1항 제1호의 상표의 정의 규정 속에 ‘위치’라는 용어가 명시되어 있지는 않지만 위 규정은 상표의 정의와 관련하여 ‘특정’ 용어를 한정적 의미로 기술한 것이 아니므로 위치상표도 포함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러한 취지에서 대상판결은 “상표의 정의 규정은 기호·문자·도형 또는 그 결합을 사용하여 시각적으로 인식할 수 있도록 구성하는 모든 형태의 표장을 상표의 범위로 포섭하고 있다고 할 것”이므로 위치상표도 “상표의 한가지로 인정될 수 있다”고 판시한다.

3. 위치상표의 권리범위 및 그 특정방법
위치상표는 표장이 사용되는 위치에 식별력이 인정되는 것이므로 표장의 위치가 요부(要部 prominent part)이다. 대상판결은 위치상표의 식별기능이 인정되는 부분인 요부를 파악하는 판단 기준과 그 특정 방법에 관해 다음과 같이 판시한다.

“위치상표에서는 지정상품에 일정한 형상이나 모양 등이 부착되는 특정 위치를 설명하기 위하여 지정상품의 형상을 표시하는 부분을 필요로 하게 된다. 이때 표장의 전체적인 구성, 표장의 각 부분에 사용된 선의 종류, 지정상품의 종류 및 그 특성 등에 비추어 출원인의 의사가 지정상품의 형상을 표시하는 부분에 대하여는 위와 같은 설명의 의미를 부여한 것뿐임을 쉽사리 알 수 있는 한 이 부분은 위치상표의 표장 자체의 외형을 이루는 도형이 아니라고 파악하여야 한다”고 설시하고, 아울러 출원인인 “원고는 … 심사과정에 이 사건 출원상표의 표장 중 점선(원고는 일점쇄선을 점선으로 표현하고 있다)으로 표시한 상의 형상은 세 개의 굵은 선이 정확히 어디에 표시되는지를 나타내기 위한 부분이라는 취지를 밝힌 바도 있었던 것”으로 보이므로, 이러한 “사정도 고려되어야 할 것”이라고 판시한다.

요컨대, 위치상표의 식별기능이 인정되는 부분인 요부를 파악함에 있어서 출원인이 심사과정에서 밝힌 의사를 고려해야 한다는 취지이다. 아울러 대상판결은 위치상표의 특정방법과 관련하여 위치상표의 형상이나 모양 그 자체는 실선으로 나타내고, 그 위치를 표시하는 부분은 일점쇄선(혹은 점선)으로 표현하게 될 것이라는 취지를 판시한 것으로 이해된다. 이러한 위치상표의 특정방법에 대해서는 미국 TMEP §§807.08 (Broken Lines to Show Place ment)이 참고가 될 것이다.
4. 위치상표의 식별력 인정 여부
대상판결에 따르면 위치상표는 “비록 일정한 형상이나 모양 등이 그 자체로는 식별력을 가지지 아니하더라도 지정상품의 특정 위치에 부착되어 사용됨으로써 당해 상품에 대한 거래자 및 수요자 대다수에게 특정인의 상품을 표시하는 것으로 인식되기에 이르렀다면, 사용에 의한 식별력을 취득한 것으로 인정받아 상표로서 등록될 수 있다.”
이 사건 출원상표의 위치상표로서의 식별력 인정 여부와 관련하여 대상판결은 “실선이 아닌 일점쇄선으로 표시된 상의 형상의 옆구리에서 허리까지의 위치에 실선으로 표시된 세 개의 굵은 선이 부착되어 있는 형태의 표장으로 이루어져 그 표장 중 상의 형상 부분과 세개의 굵은 선 부분이 서로 구분”되고, “지정상품은 스포츠셔츠, 스포츠재킷, 풀오버로서 모두 상의류에 속하므로 실제 상품들의 옆구리에서 허리까지의 위치에” 이 사건 출원상표가 위와 같은 형태로 부착될 수 있으므로, “위와 같은 표장의 전체적인 구성 및 표장의 각 부분에 사용된 선의 종류, 지정상품의 종류 및 그 특성 등에 비추어 보면, … 이 사건 출원상표는 위 세개의 굵은 선이 지정상품의 옆구리에서 허리까지의 위치에 부착되는 것에 의하여 자타상품을 식별하게 되는 위치상표이고, 위 일점쇄선 부분은 이 사건 출원상표의 표장 자체의 외형을 이루는 도형이 아니라고 봄이 상당하다”고 판단한다.
문제는 구체적으로 어떠한 경우에 도형 등이 사용된 특정한 위치에 관하여 식별력―특히 사용에 의한 식별력―이 인정된다고 판단할 것인지, 또한 위치상표의 기능성(functionality) 문제는 어떻게 취급할 것인지 하는 점이다. 참고로 유럽연합 공동체상표(CTM) 심사실무에서는 위치상표의 식별력의 판단에 대해서 상품의 형상이나 포장만으로 구성되는 입체상표의 식별력에 관한 기준이 적용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또한 상품이나 서비스 분야에서 통상 사용되는 위치에 통상 사용되는 색채나 모양에 대하여 출원한 경우에는 식별력이 없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한다.

5. 소결
대상판결은 위치상표(position mark)의 상표등록 가능성을 인정한 우리나라 최초의 판결로서 그 의의가 크다. 아울러 아직 마련되지 않은 권리불요구(disclaimer)제도와 관련하여 권리불요구 부분의 기재방안 등을 제시하였다는 점에서도 시사하는 바가 많다. 이번 대상판결을 계기로 위치상표에 대한 출원 및 심사절차가 정비되고, 위치상표의 유부(類否)판단기준 등에 관한 실질적인 논의가 이루어질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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