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교의 1월이 되면 분주했던 2학기의 학생들의 열기는 한겨울의 스산함만큼이나 차갑게 식는다. 그러나 로스쿨의 1월은 똑같은 방학 중임에도 여전히, 그리고 무척이나 분주하다.
우선 1월엔, 로스쿨과 관련된 사람이라면 누구나 다 알고 있듯이 전국적으로 2번째로 치러지는, 로스쿨 3학년생이 변호사가 되기 위한 마지막 관문인 변호사 시험이 있다. 변호사 시험을 마친 뒤의 1월의 전북대 성원법학도서관은 자신이 3년 동안 정성스레 길들여온 책들과 그동안의 로스쿨 생활을 대변해주는 낡은 생활의 짐들을 정리하는 3학년들로 분주하다. 이를 바라보는, 그 자리를 앞으로 1년 동안 차지하게 될 필자를 포함한 2학년들은 우리가 이미 지나온 로스쿨에서의 2년의 무게를 알기에, 앞으로 닥쳐올 1년에 대한 짙은 두려움과 이제 1년이면 끝난다는 부푼 기대감이 기묘하게 교차한다.
이번 전북대 법학전문대학원의 1월엔, 변호사 시험을 위해 학교를 떠난 3학년들을 제외하고 학교에 남아 있는 1,2학년 학생들을 위해 처음으로 계절학기가 한과목 설강되었다. 비록 한과목이지만 매일 수업이 있는 탓에 방학임에도 개강된 ‘유가증권법’을 수강하기 위해 40명이 넘는 학생들이 수업장소인 진수당을 매일 분주하게 움직이며, 학기 중과 다름없는 학교의 모습을 보여준다. 계절학기의 종강과 성적을 받기 위한 기말고사도, 1월에 있다. 지난 학기에도 지겹도록 겪었던 시험 직전의 무게이건만, 전북대 로스쿨의 1월 안에는 여전히 법학책을 붙들고 도서관에서 밤을 지새운 학생들로 가득하다.
모든 로스쿨의 1월엔, 로스쿨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가장 큰 변론대회인 대법원이 주관하는 ‘가인법정변론대회’의 본선과 결선이 있다.
전북대는 선배들이 특히 형사 분야에서 꾸준히 좋은 성적을 거둬온 탓에 학생들의 관심과 열의도 남다르다. 이번 형사 본선의 총 36개 팀 중 전북대 팀이 6개 팀이 올라갔을 정도로 이번에도 형사 분야에서 남다른 면모를 보여주었다. 이와 더불어 민사 분야에도 1학년 3명으로 구성된 1개 팀이 본선에 출전했다.
덕분에 도서관의 스터디룸은 연말부터 1월의 시작까지 온통 출제된 문제기록을 들여다보면서 쟁점과 판례, 논문을 비롯한 각종 자료를 찾고, 서면을 작성하며, 변론내용과 그에 맞는 프리젠테이션을 만드는 일들로 채워졌다. 1월 7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본선을 마치고 나서도 필자를 포함한 형사 1개 팀과, 민사 1개 팀이 1월 중에 다시 결선을 앞두고 남은 1월을 가득 채워 준비하고 있다.
또 다른 로스쿨의 1월의 한켠엔, 각종 실무수습이 있다. 여름에 진행되었던 작년과는 달리 올해 1월 중엔 법원 일반실무수습을 시작으로 법원, 검찰의 심화실무수습도 시작된다. 이들뿐만 아니라 전북대 로스쿨의 많은 학생들이 각자의 서로 다른 목표에 따라 변호사기관과 다른 공기관에서의 실무수습을 준비한다. 그렇게 성원법학도서관은 학교 밖에서 자신의 미래를 준비하는 학생들이 빠져나가고 나면, 다시 그곳에서 돌아온 학생들로 채워지면서 서로를 격려하고 응원한다.
2009년 전국의 로스쿨이 개원한 지 이제 4년, 여전히 누군가는 모든 로스쿨 학생들에게 (필자는 살면서 단 한 번도 입어보지 못했던) 귀족의 옷을 입혀놓고, 이제 막 걸음마를 떼는 것이 당연한 아이에게 뛰지 못하는 것이 마치 죄악인 양 단편적인 종이 위의 답안을 들이대며 부족한 법학 실력을 논한다.
걱정하지 마십시오. 우리들도 대한민국의 여느 젊은이들과 다름없이 불투명하고, 때로는 암울해 보이는 미래에 두려워하면서도 자신의 길을 위해, 스스로를 다시 다잡고 성장시키기 위해 2013년의 1월을 한걸음 한걸음 채워가며 충실히 준비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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