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추운 날씨가 계속되고 있다. 지난해 이맘때쯤에는 로스쿨 합격을 기대하며 노심초사하고 있었는데, 어느새 로스쿨에 입학하고 나서도 두 학기가 지나가고 방학이 시작되었다.
지난 두 학기를 돌이켜보면 참 바쁜 나날을 보냈다는 뿌듯함보다는, 너무 많은 시간을 허비하지는 않았나 하는 반성을 하게 된다. 다수 언론들과 사법고시 출신의 법조인 분들이 우려하는 것처럼 3년이라는 시간은 변호사로서의 능력을 갖추기에는 물리적으로 상당히 부족한 측면이 있다. 특히 입학 시에는 법학의 기초조차 되어있지 않은 비법학사의 경우에 그러한 우려는 충분히 타당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러한 점을 인식하면서도 잠깐의 유혹 혹은 게으름으로 그날의 해야 할 공부를 미루게 된 적이 많았던 것이 사실이다. 로스쿨에서의 공부가 누가 강요해서 하는 공부는 아니기 때문이다.
이렇게 자칫 나태함으로 빠지기 쉬운 로스쿨 생활에서 공부를 열심히 하도록 하는 것은 장기적으로는 변호사시험에 3년 만에 합격해야 한다는 점과 그리고 그 합격이 누구에게나 보장된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하지만 그것이 1학년 때에는 아직 피부로 바로 와닿지는 않는 것이 보통이고, 단기적으로 로스쿨 학생들을 열심히 공부하도록 하는 것은 엄정한 학사관리, 특히 학점의 상대평가 제도가 아닌가 한다.
로스쿨에서의 학점은 실습 선택지의 폭과 로클럭(재판연구원) 혹은 검사로의 진로, 혹은 대기업 법무팀이나 대형 로펌에의 취직, 그리고 장학금과 유급 산정에 큰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요소이다. 이러한 학점은 보통 중간고사와 기말고사 등 시험에 따른 상대평가로 부여되므로 누군가는 D 혹은 F라는 성적을 필수적으로 가져가야 한다.
D나 F를 받게 되면 취직은 물론이고 당장 유급을 당하게 될 우려가 있기 때문에 안 좋은 성적을 받지 않기 위해서, 혹은 더 좋은 성적을 거두기 위해서 노력하는 학생들이 대부분이기에 로스쿨의 시험기간의 열기는 정말 뜨겁다. 그런 만큼 로스쿨에서의 시험기간에 받는 로스쿨생의 스트레스는 정말 상당하다.
지속적인 시험은 굉장한 스트레스를 주는 측면이 있기는 하지만, 짧은 시간에 법학 지식을 쌓고 법적 지식 활용능력을 배양하기 위한 효과적인 수단임은 부정할 수 없다. 시험을 보고 나면, 제일 먼저 드는 생각은 공부가 부족했다는 후회와 반성이다. 그러나 이런 시험을 몇 번 거치고 나서 맞이한 방학인 지금 돌아보니 그러한 시험 준비과정을 통해서 긴장하고 법학 답안 작성의 연습을 하였기에 실력이 조금이나마 향상되었다는 것을 느낀다. 역시 사람은 경쟁 속에서 크는 듯하다.
비법학사 출신의 경우 법학사에 비해 현저하게 떨어지는 법학 기초 지식과, 자신이 잘 몰랐던 생소한 분야의 공부에 대한 적응의 어려움 때문에 고생을 많이 하는 것이 보통이다. 필자도 공대 출신으로서 이러한 새로운 공부가 신기하고 재밌기 이전에 이해가 어려워, 혹시나 안 좋은 학점을 받을까 유급되지는 않을까 하고 많은 스트레스를 받았다.
이러한 비법학사 출신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열심히 하고자 하는 의지이지만, 그러한 의지만으로는 부족하거나 혹은 의지가 약해질 것을 대비해서, 공부의 방향을 잡아주고 같이 공부할 수 있는 스터디 그룹을 구성하는 것이 좋은 극복 방법 중 하나이다. 법학 실력이 좋은 학생을 끼워서 구성한 스터디 그룹이라면 모르는 부분을 직접 바로바로 물어볼 수 있어 좋지만, 비법학사끼리 구성하는 ‘스터디’도 그 나름대로 장점이 있다.
특히 필자의 경우에, 과목과 시험 유형에 따른 공부 방법을 어느 정도 알게 된 2학기에는 자신이 수업이 겹치는 사람들과 함께 ‘스터디’를 구성해서 한 주에 2회 정도 공부한 내용을 함께 정리하고 사례를 풀어보는 연습이 많은 도움이 되었다.
이번 겨울방학에는 1학기에 그저 시험을 위해서 빠르게 암기하고 넘어갔던 많은 과목들을 다시 복습하고자 한다. 특히 민법과 형법 등 법학 기초과목에 충실해야 할 것이다. 3년의 과정 중 1년의 과정이 모두 끝났는데, 아직 법학의 기초조차 제대로 모른다는 점은 크게 반성이 된다. 2년 후에 모든 준비를 마치고 조금은 편안한 마음으로 변호사시험을 앞두고 있기 위해서는 이번 방학을 알차게 보내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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