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지난 12월 1일 협회장 후보등록을 마친 뒤 1개월여 동안 위철환, 오욱환, 김현 후보와 함께 지방연설회와 정책토론회에 참여하였습니다. 우연히도 저만 60대의 나이였고 다른 세 후보는 모두 50대의 젊은 후보들이어서 그런지, 그들이 뿜어내는 열정, 패기, 집념을 읽으면서 참으로 행복하였습니다.
저를 비롯한 모든 후보들이 지금 변호사들의 상황을 ‘생존의 위기’라고 ‘진단’하였습니다. 각자의 ‘처방’이 조금씩 차이를 보이기는 했지만 그 진단이 같았다는 점에서 우리는 모두 생각을 같이 하는 ‘동지들’이었습니다. 저는 다른 세 후보가 제시하는 처방들을 보면서 세 후보 모두 언젠가는 대한변협을 맡을 만한 훌륭한 인재들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세상이 온통 제 한몸 챙기기에 바쁜 만인 대 만인의 투쟁시대에, 동료변호사들이 처한 어려움을 해결하겠다고 나서는 것, 그 자체가 얼마나 장한 일입니까? 협회장이라는 자리가 과거처럼 명예로운 지위라기보다는 봉사와 헌신, 희생과 고난의 자리라는 점을 감안하면, 저는 젊은 세 후보의 용기 있는 등장으로 인하여 희망을 발견하게 됩니다.

위철환 후보. 그는 학창시절 신문배달, 구두닦이를 하는 등 어렵게 고학을 하면서 사법시험에 합격하고, 대한변협 부회장과 경기중앙변호사회 회장으로 수고하는 입지전적 인물입니다. 그가 내세운 ‘보통변호사 시대’라는 구호도 공감이 갑니다. 더구나 이번 선거에서 직선제의 취지를 살리고자 직접 협회장 선거에 나선 위철환 후보의 용기에 경의를 표합니다. 이번일지 아니면 다음일지 모르지만 언젠가는 지방회원이 대한변협의 협회장을 맡는 시대가 올 것입니다.

오욱환 후보. 2년 전 청년변호사들의 지지를 받던 다른 후보와 피 말리는 접전을 벌인 끝에 서울지방변호사회 회장에 당선된 오 후보가 당선 이후 회장으로서 보여준 리더십은 정말 감탄할 만합니다. 오 후보는 이에 그치지 않고 이번에 협회장 선거로 직행하였습니다. 패기와 뚝심을 바탕으로 한 자신감이 없다면 어려운 일입니다.

김현 후보. 정말 김현 후보의 집념은 대단합니다. 지방순방을 다녀보면 그는 벌써 다녀간 뒤였습니다. 정말 부지런합니다. 그의 눈을 응시하면 집념이 뿜어 나오는 듯합니다. 그는 특유의 집념과 부지런함을 내세워 ‘행동하는 협회장’이 되겠다고 합니다. 충분히 그럴 수 있겠다는 생각에 저도 감탄합니다.

이처럼 젊은 후배들과 경쟁하는 저로서는 정말 행복합니다. 그러나 옥에도 티가 있다고 젊은 사자와 같은 세 후보들에게 한 가닥 아쉬움을 느낍니다. 그것은 현재의 선거운동이 지금 ‘페어 플레이’가 아니라, 정치판과 같은 비방과 음해가 난무하는 이른바 네거티브 선거로 흐르고 있다는 우려 때문입니다.
위철환 후보, 오욱환 후보, 김현 후보에게 말씀드립니다. 우리는 경쟁자이지 적대자는 아닙니다. 경쟁자를 의미하는 라이벌은 그 어원이 river(강)에서 나왔다고 합니다. 본디 같은 강에서 같은 물을 마시는 사람들이라고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라이벌이란 공존자, 동지, 식구이기도 합니다. 유권자인 변호사님들은 네거티브에 넘어갈 정도의 우매한 대중이 아니라, 대한민국 최고의 지성인들입니다. 남은 기간 동안 자신의 강점, 능력, 진심을 내세워 지지를 호소하는 포지티브 선거를 할 수는 없을까요? 지금 멈추지 않으면 우리는 세상에서 비난의 대상이 되고 자칫하면 공멸하지 않겠습니까? 제가 네거티브 광풍 속에서도 저를 향한 공세에 대하여 대응을 자제하는 뜻이 어디에 있는지를 헤아려 주시기 바랍니다.
젊은 후보들이여, 변협의 미래이며 희망인 젊은 후보들이여. 저는 처음에 밝힌 그대로 산전·수전 다 겪어보고 상처도 받으면서 키워왔던 경륜과 정의에 대한 열정만을 무기로 하여, 장차 대한변협을 ‘국민의 사랑과 신뢰를 받는 강력한 변협’으로 만들겠습니다.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변호사님들의 생존의 위기를 돌파하고 직업적 자긍심을 회복하고자 합니다.
지방변호사회장이 주로 회원들의 권익향상을 위해 일하는 자리라면, 대한변협 협회장은 대법원장, 검찰총장, 법무부장관, 그리고 교육부장관, 대통령과의 관계에서 비판할 때는 비판하고 협력할 때는 협력하는 자리, 국민의 편에 서서 공익을 외치면서 국민의 사랑과 신뢰를 받고, 나아가 강력한 대한변협의 힘을 바탕으로 변호사님들의 권익도 신장시킬 수 있는 자리라고 생각하는데, 젊은 세 후보들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세 후보 모두 선전하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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