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대선에서 가장 사랑받은 찬조연설은 여야를 떠나 문재인 후보 찬조연설을 했던 윤여준 전환경부장관의 연설인 것 같다. 유튜브에서 히트수 95만건을 넘어선 윤여준의 지지연설 말미에 이런 말이 나온다.
“대통령이 갖춰야 될 능력은, 당선되는 데 필요한 능력이 아니라 선출 이후 대통령으로서 일을 잘할 수 있는 능력입니다. 중요한 것은 대통령 당선 이후의 통치력입니다.”
어찌 보면 원칙적인 말이지만 선거의 역기능을 이만큼 잘 역설한 말도 없지 않나 싶다.
요사이 변호사사회는 단체장을 선출하는 선거전이 뜨겁다. 후보들 간의 날선 공방은 네거티브인지 정당한 검증인지 경계선 위에 서 있다. 우리가 선거를 하는 이유는 가장 다수가 선택하는 사람이 가장 적임자일 것이라는 생각에서다. 그래서 아무리 나와 생각이 다른 사람이 당선되었더라도 선거가 끝난 후에는 가장 적임자가 된 것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맞다.
그러나 선거전이라는 총성 없는 전쟁에서 승리한 사람이 과연 적임자인가라고 질문을 바꾸면 고개가 갸웃거려진다. 선거가 혼탁해지면 유권자들에게 염증을 일으키고 변별력 자체가 둔화된다. “다 똑같이 싫다”라고 느껴지는 선거만큼 우려스러운 선거가 있겠는가.
지금은 더 말할 나위 없이 변호사들에게 어려운 시기이다. 이런 시기에 무거운 짐을 짊어지겠다고 나선 것에 대해서는 정말 감사할 일이다.
그러나 선거를 치르는 각 캠프가 명심해야할 것이 있다. 당선보다 중요한 것은 선거를 정정당당하게 치르는 일이다. 판을 깨버린 다음에 당선되면 업무추진 동력을 얻기도 힘들고 살얼음판 위에서 일해야 한다. 상대방에 대한 정당한 검증을 해보라는 의미에서 변협신문은 이번호 선거특집으로 ‘상대후보에게 묻는다’로 잡았다. 네 후보가 주장하는 상대후보 검증 포인트를 병렬적으로 배열, 유권자들에게 선택의 근거를 주려는 의도다. 유권자의 현명한 선택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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