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물 등 검찰 위상 끝모를 ‘추락’, 대법관·헌법재판관 등 대거 교체
법조일원화 원년…변호사업계는 협회장 직선제 열기 속에 한해 마무리

로스쿨 변호사 첫 탄생, 실무연수
2012년 임진년 한해의 법조계 가장 큰 뉴스가 근대사법제도 100년에 가장 획기적인 변화로 불리는 ‘법학전문대학원’에서 법조인들을 배출했다는 사실에 의문의 여지가 없다.
제1회 변호사시험이 올해 1월 3일부터 7일까지 치러졌고 1451명이 합격했다. 전국변호사회장단이 긴급성명을 내며 우려했던 만큼의 취업대란은 일단 발생하지 않았지만 취업은 양이 아니라 질이 문제라는 점에서 여전히 법조계의 시름이 깊다. 특히 2012년은 사법연수원에서 1000여명의 41기 수료생이 배출됐고 제1회 변호사시험 합격자 1451명이 배출돼 그 충격이 엄청났다. 1만2000여 변호사의 20%에 가까운 수가 한꺼번에 늘어나면서 변호사에 대한 사회적 처우가 갈수록 열악해지는 첫 해이기도 하다.
변협은 제1회 변호사시험 합격자에 대한 실무연수를 6개월간 진행했다.

본격적인 법률시장 개방, 외국법자문사 첫 등록
법조계에 불어 닥친 또 다른 충격파는 법률시장 개방이었다. 지난해 7월 1일 1단계 법률시장 개방이 시작되었으나 한미 FTA 지연으로 올해 7월 20일에 롭스앤그레이, 셰퍼드 멀린, 클리포드챈스 세 곳이 등록해 첫 테이프를 끊었다. 1차 개방에서는 외국법 자문 및 외국 로펌의 국내 분사무소 개설이 허용되고 2차 개방은 2013년으로 외국 로펌과 국내 로펌의 공동 사건 수임 및 수익 분배가 가능해진다. 전면개방은 2016년으로 동업, 한국 변호사 고용이 가능하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12월 20일 현재 외국계 로펌은 12곳이 변협에 등록해 활발한 활동을 벌이고 있고 외국법자문사로는 김용균 변호사(56·롭스앤그레이 소속) 등 모두 29명이 등록해 일하고 있다. 한국 변호사의 자질과 능력이 우수한 만큼 도약의 계기가 될 것이라는 긍정적 전망과 기업 자문 등 대형로펌들이 주력하던 부분에서 외국계 로펌에 시장을 내주고 국내 송무에 매달리게 돼 우리 송무시장은 도미노현상을 겪으며 악화될 것이라는 비관론이 함께 나오고 있다.

추락하는 검찰, 어디까지 가나?
그랜저 검사, 벤츠 검사에 이어 거액을 수수한 서울고검 김광준 부장검사의 구속, 초임검사가 검사실에서 성폭력을 행사한 사상 초유의 사건으로 검찰은 끝 모를 추락을 경험하고 있다. 이런 비리, 범행보다 더 검찰의 위기를 반영한 것은 검찰 내부의 내홍이었다.
2010년 스폰서검사 때처럼 검찰총장이 사과하고 자체 감찰을 강화하는 등의 개혁안을 발표한 뒤 마무리하려던 검찰의 대응은 거센 반발을 불러왔고 급기야 고위검사들이 검찰총장의 퇴임을 압박하는 상황까지 만들었다. 한상대 검찰총장의 ‘최태원 봐주기 구형’ 등이 알려지며 작금의 위기가 정치검찰에서 왔으며 검찰의 기소편의주의와 기소독점주의가 불러온 구조적 폐해라는 지적도 계속해서 나오고 있다. 박근혜 제18대 대통령 당선자도 대검 중수부 폐지와 검경수사권 조정을 공약으로 제시해 귀추가 주목된다.

대법관, 헌재재판관 새구성 완료
2011년 9월말 양승태 대법원장 취임 이후 12월 김용덕·박보영 대법관을 임명한 데(1월 3일 취임) 이어, 7월 박일환·김능환·전수안·안대희 대법관의 후임으로 고영한(57·사법연수원 11기) 법원행정처 차장과 김신(55·〃12기) 울산지법원장, 김창석(56·〃13기) 법원도서관장, 김소영(46·〃19기) 대법관을 임명해 양승태 진영을 마무리했다.
안대희(57·〃7기) 전 대법관의 후임으로 임명된 김소영 대법관은 김병화 인천지검장이 청문회과정에서 비리의혹이 불거져 나와 후보를 사퇴함으로써 사상 네 번째 여성대법관이 됐다. 김 대법관의 임명으로 여성대법관이 재등장함은 물론 관례처럼 주어졌던 검찰 몫이 없어졌다는 의미를 지닌다.
헌법재판소는 9월 20일 김이수(59·〃9기)·이진성(52·〃10기)·김창종(55·〃12기)·안창호(55·〃14기)·강일원(53·〃14기) 신임 헌법재판관 취임식을 갖고 조대현(61·〃7기) 재판관이 퇴임한 이후 1년 2개월을 끌어온 헌법재판관 공백사태를 마무리지었다. 재판관 8인만으로 사건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위헌결정 사건 수가 현저히 줄어드는 등 차질을 빚었었다.
5기 헌법재판소는 내년 1월 이강국(67·사법대학원 11기) 소장 후임이 임명되면 구성이 마무리된다.

법조일원화 원년…경력법관 임용
이제 변호사 경력자들이 법관으로 가게 된다. ‘법조일원화제도’가 2013년부터 전면 실시됨에 따라 대한변협은 11월말 법관희망자에 대한 면담을 실시했다. 대법원은 판사가 되기 위해서는 최소 3년 이상의 법조경력이 있어야 하고 단독판사는 5년, 전담법관은 15년 이상의 경력자 중에서 채용할 방침이다. 다만 법관수급을 고려하여 2017년까지는 3년 이상 경력자 중에서 판사를 선발하고 순차적으로 경력을 올려 2022년부터는 10년 이상 경력자만 임용할 계획이다.
대한변협은 그동안 성명서 발표, 대법원과의 간담회 개최, 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회에 의견 개진 등을 통해 일관되게 법조일원화를 주장해 왔다.

대한변협신문, 정론지로 우뚝 서다
대한변협신문이 2010년 격주간에서 주간발행으로 전환한 데 이어 올 4월부터는 12면에서 16면으로 증면발행하기 시작했다. 또 11월부터는 법률정보사이트 로앤비와의 제휴를 통해 인터넷 콘텐츠 제공도 시작했다.
제47대 변협 집행부에서 엄상익 공보이사가 편집인을 맡아 법원, 검찰은 물론 국회, 언론에 대해서도 비판의 날을 세워 법조계 정론지로 자리를 잡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변호사의 가방을 검색한 국정원을 향해 ‘국정원에 변론권은 없었다’(2011년 7월 11일자)고 비판했고 변호사 채용 확대를 위한 변협의 노력에 대해 ‘도둑정치’라고 비난한 언론에 대해서는 ‘조선일보 보도, 도를 넘었다’(2011년 5월 23일자)고 비판하는 등 그간 성역으로 여겨져 온 언론에 대해서도 바른 소리를 해왔다. 또 올해 4월 9일자에서는 언론은 물론이고 기존 언론이 제대로 비판하지 못하는 부분에 대해서도 제대로 견제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 밖에도 대법원에 대해서도 ‘대법관인선 진정한 다양화 이룰 수 없나’(8월 13일자), 국회에 대해서도 ‘법치유린 국회에 일침’(7월 2일자)이라며 날선 목소리를 냈다.

변협, 자체 회관 가진다
대한변협의 숙원사업이던 자체회관이 강남구에 마련됐다. 변협은 서울 역삼동 풍림빌딩 자체회관으로 내년 1월 중 이전한다.
11월 23일 풍림빌딩 소유를 위한 리츠계획이 국토해양부의 인가를 받았고, 지난 5일 임시총회에서 추가경정예산안을 통과시겼으며, 대한변협 협회장 선거가 끝나는 대로 이사하도록 일정이 세워졌다.
회관 매수 대금은 162억원으로 당초 그간 특별회계로 모아온 회관건립기금 80억원, 변호사회관 지분 매매대금 47억원, 신용대출 35억원으로 충당할 계획이다.

서울국제중재센터 설립
변협이 의욕적으로 추진해온 서울국제중재센터가 내년 2월말 개원을 앞두고 있다.
서울국제중재센터는 우리나라 기업과 외국 기업 간의 국제중재사건은 물론 외국 기업 간의 국제중재사건을 서울에 유치, 최첨단 시설을 통해 심리하도록 함으로써 서울을 동북아시아 법률시장의 허브 및 국제적 분쟁해결의 중심지로 발돋움시키기 위한 국가적 법률 프로젝트다.
서울국제중재센터는 싱가포르의 맥스웰 체임버스와 같이 국제중재 심리실 및 준비실을 갖추고 국제중재기관이 실시하는 중재사건 및 당사자 간에 직접 진행하는 임의적 중재사건에 대해 심리실을 제공함으로써 국제중재를 활성화시키기 위한 신개념의 중립적 국제중재 시설이다.
공익사단법인 서울국제중재센터는 서울시의 협력을 얻어 12월 말경 준공하는 서울 서린동 서울글로벌타워 빌딩에 최첨단 중재심리시설을 마련하고 국제중재기관들을 유치할 예정이다.

주목받는 변협의 성명
2012년, 대한변협 제47대 집행부는 인권옹호와 사회정의실현이라는 본연의 임무를 다하기 위해 달려왔다.
‘법관테러에 대한 우려와 함께 사법부의 성찰을 촉구한다’(2012년 2월 1일)를 비롯해 11건의 성명, ‘종교인의 세금에는 왜 법치가 실종됐나?’(3월 22일)를 비롯한 논평 4건을 발표해 큰 주목을 받았다. 특히 ‘19대 국회, 즉시 닫힌 문을 열라’(6월 14일) 성명은 전국민의 지지를 받았고 곧바로 국회 개원으로 이어져 변협의 영향력을 실감케 했다.
또 대한변협이 지자체세금낭비조사특별위원회를 만들어 지방자치단체의 방만한 건설사업, 세금낭비 현황을 조사하며 내놓은 ‘실패한 경전철사업 국민혈세로 지원말라’(11월 1일)는 세빛둥둥섬 등 수천억원을 쏟아 붓고도 무용지물로 전락한 무리한 사업들이 세간의 질타를 받는 상황에서 뜨거운 환영을 받았다.

직선제 선거운동 열기 뜨겁다
지난해 대한변협 협회장 선거 방식은 회칙에서 정하도록 변호사법이 개정되었고 대한변협 이사회, 총회를 거치며 전국 직선 방식으로 협회장을 선출하도록 회칙이 정비됐다.
2013년 1월 14일에는 60년만에 최초로 전국 직선제로 변호사의 수장을 선출한다.
현재 기호1번 오욱환, 기호2번 양삼승, 기호3번 위철환, 기호4번 김현 변호사가 후보로 나서 경쟁하고 있다. 지난 10일 부산연설회를 시작으로 전국 지방변호사회를 돌며 공약과 정견을 발표하고 있으며 13일에는 정책토론회도 벌였다.
일부 후보의 네거티브 공세가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선거운동 기간 전에 선거운동을 벌여 과열논란을 부추기고는 있지만 최고 엘리트들인 변호사들의 선거인만큼 현명한 선택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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