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동양화라 부르는 명칭은 최근 한국화로 통칭되어 사용되고 있다. 이는 동양화라는 명칭이 일제 식민지 시절 우리문화 말살 정책의 일환으로 붙여진 것이기에 우리 그림을 일컫기에는 옳지 않다는 지적에서 비롯되었다. 중국은 자신들의 그림을 중국화 혹은 국화(國畵)라 부르고, 일본은 일본화라 부른다. 당연히 우리 그림은 한국화라 불러야 한다는 것이 그 당위성의 시발이다. 이는 1980년대 초반 경제발전의 성과에 힘입어 우리 것에 대한 관심이 크게 일었을 당시 이러한 정명(正名) 운동이 크게 일어 마침내 1983년 교과서에 한국화라는 이름으로 표기되면서 한국화라는 명칭이 보편화되었다. 물론 동양화와 한국화에 대한 근본적인 차이점이 무엇인가 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여전히 치열한 논쟁이 진행 중이지만, 일단 명칭에서는 한국화로 통일된 것이다.
동양화 혹은 한국화라 하면 흔히 수묵으로 그려진 산수화나 사군자 등을 연상하기 쉽지만, 요즘에는 다양한 재료를 도입하여 서양화를 방불케 하는 작품에 이르기까지 실로 다양한 면모를 지니고 있다. 이른바 장르 파괴와 크로스 오버의 시류에 따른 이러한 작품들을 전통적인 한국화와 구분하여 현대 한국화라 부르기도 한다.
한국화에 있어서 작품 크기를 결정하는 기준은 바로 화선지의 크기이다. 최근에는 한국화에도 서구적인 호수 개념이 도입되어 일방적으로 적용되고 있어 적잖은 문제와 시비를 낳고 있다. 본격적인 컬렉션을 위해서는 동양화의 크기에 대한 상식이 있어야 할 것이다. 한국화에서는 흔히 한 장으로 펼쳐진 화선지를 전지라 부르는데, 그 크기는 대략 123×59㎝이며, 중국 종이는 이것보다 약간 크다. 온전한 한 장의 화선지에 그린 그림을 전지라 하고, 이를 자르는 모양에 따라 현판과 내리로 구분한다. 현판은 말 그대로 건물의 현판 모양으로 자른 것으로 가로로 긴 모양이며, 이를 세로로 하여 그림을 그리면 내리가 된다. 전지를 가로로 그린 것을 현판전지라 하며, 가로로 반을 자른 것을 2분의 1 현판, 세로로 반을 나눈 것은 현판반절이라고 한다.
그림의 모양, 즉 화선지를 어떤 모양으로 잘라 그림을 그렸느냐에 따라 그림 값은 큰 차이가 있게 마련이다. 현판 전지를 100으로 할 때 2분의 1 현판이나 현판 반절의 가격은 50정도가 된다. 그러나 세로로 긴 모양의 내리는 현판 형식의 작품들에 비해 훨씬 가격이 낮아 대략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이는 내리 형식의 그림들은 대개 병풍을 만드는 용으로, 그 자체가 하나의 온전한 작품이 아니라 병풍의 한 부분 정도로 인식되기 때문이다. 즉 동양화 혹은 한국화는 가로 그림이 비싼 반면 같은 작가가 같은 소재를 그린 작품일지라도 세로 그림은 반값에도 미치지 못한다는 말이다. 만약 그림 속에 인물이나 동물이 그려져 있을 때 그 수에 따라 그림 가격이 차이가 나기도 한다. 즉 인물이나 동물이 많이 그려졌을 경우 그림 값은 비싸지기도 하지만, 이는 아마추어적인 상술의 영향일 뿐이다.
이밖에 작품의 가격에 영향을 주는 요소로는 크기에 더하여 보존 상태, 사용된 재료, 연대, 소재 등 다양한 요소들이 있다.
당연히 보존이 잘된 작품은 가격이 높게 마련이어서 종종 그림을 수리하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표구를 다시 하면 필연적으로 그림을 잘라 내어야 하기 때문에 그림의 크기가 줄어들고 화면이 옹색해지는 폐단이 있다. 또 그림에 묻은 때를 지우기 위하여 지나친 수리나 탈색을 할 경우 작품의 가치는 급락하게 되니 주의하여야 한다. 일반적으로 가장 선호하는 소재는 단연 산수화이며, 수묵을 위주로 한 단조로운 그림보다는 색채가 들어간 그림, 종이보다는 비단에 그려진 그림이 높은 값어치를 지닌다. 또 유명화가라 하더라도 완숙기에 들어 그 기량이 만개했을 때 작품이 대우를 받지 초기의 작업이나 지나치게 말년의 힘이 빠진 작품들은 제 대접을 받지 못하므로 제작 연대 역시 유념하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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