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 > 인터뷰
헌재 승소 이끈 변리사 TF 위원장 차철순 부협회장“국가자격제도 근간 지켜져 다행”
대한변협신문  |  news@koreanbar.or.kr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0호] 승인 2012.09.03  16:32:00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요즘 네이버 구글 msn

지난 8월 23일 변호사들은 헌재로부터 낭보를 받아들었다. 당연한 듯 보이지만 반대의 경우를 상상할 수 없는 다행스러운 결정. 재판관 전원일치로 변리사들의 소송대리권주장을 일축했다. 헌재결정을 이끌어낸 것은 대한변협의 변리사소송대리 태스크포스위원회. 변리사들의 턱없는 주장에 논리적이고 완결된 대응을 진두지휘한 위원장 차철순 변협 부협회장을 만나 저간의 사정을 들었다.

“우선 축하드립니다. 헌법재판소의 결정을 이끌어내신 변협 변리사 TF 위원장으로서 소감을 말씀해주세요.”
“국가자격제도의 근간을 흔들 수도 있는 사안에 대해 헌재가 올바른 판단을 해주어 다행스럽습니다. 변리사들에게 특허침해소송대리권을 인정하는 것이 뭐 그리 중요한 것인가 하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외과병원장을 반쪽의사라고 하지 않듯이 변리사에게 민사소송인 특허침해소송의 대리권까지 주게되면 그들은 완전한 특허전문변호사가 되는 것입니다. 이럴 경우 사법시험이나 변호사시험을 통하지 않은 전문변호사가 생기게 되고, 이를 근거로 국회에 대기 중인 법무사 등 법 관련 전문가단체들의 요구를 거부할 명분이 없어져 변호사라는 국가자격제도가 뿌리채 흔들리는 계기가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변리사들이 헌법재판소 결정에 승복해 소송대리 주장을 포기할지는 별론으로 하더라도 그 승리가 거저 얻어진 승리가 아님은 자명할 터. 우리가 어떻게 이겼는지는 살펴야 할 것 같다.
“변리사공동소송대리권TF는 정말 유례없이 열심히 일한 위원회입니다. 그만큼 사안이 심각했다는 의미도 됩니다. 일반 변호사들은 사법시험 등이 있는데 변리사에게 변호사자격을 거저 줄 수는 없지 않느냐는 식으로 변리사들의 요구를 터무니없는 것으로 생각하고 관심이 전혀 없는데 비해 변리사들은 ‘세계특허전쟁에서 한국이 엄청난 손해를 보는 것은 특허전문가인 변리사에게 소송대리권이 없기 때문’이라는 전혀 근거 없는 선동적 내용으로 과학계와 산업계 등의 동조를 받아 이를 권위 있는 언론에 유포했고, 국회 지재위에서는 변리사요구대로 개정법안을 통과시킴으로써 자세한 내막을 모르는 대다수의 국민은 그 내용을 사실처럼 믿고 있는 상황이었으니 사태가 정말 심각했지요. 특위에 참여하기 전에는 피상적으로 알고 있던 위원들이 회의를 함께하며 실태를 알게 되자 저마다 열심히 참여해요. 아마 우리 TF만큼 출석률 좋고 열심히 하는 위원회도 없는 거 같아요.”
제일 먼저는 변리사법 제8조가 탄생한 것부터이다. 잘못된 법 규정이니 만큼 이번 헌법재판소의 결정 취지대로 정리되어 오해의 여지가 없도록 정리돼야 한다. 차제에 위 규정자체도 위헌심판을 청구하자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변리사들은 세계 특허강국에서는 변리사들에게 특허침해소송대리권까지 주는 듯이 호도하고 있지만 세계의 특허강국 어디에서도 변리사 자격만으로 특허침해소송대리권을 주는 나라는 없습니다. 현대와 같은 고도의 전문화사회에서 법률전문가만으로 사회문제를 해결하기에 문제가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이를 해결하고자 로스쿨제도가 도입돼 올해 1기 졸업생을 배출하는 등 위와 같은 문제점을 스스로 해결해 나가고 있습니다. 따라서 특정 분야의 전문가라고 해서 그 분야의 소송대리인 자격을 달라고 할 명분이 없어진 것이지요.”
오히려 로스쿨이 생기고 송무로 소화할 수 있는 수를 넘어서는 변호사가 탄생하자 직역이 침범당할 것을 우려한 여타의 직역들이 공세의 수위를 높이고 있는 탓이 아닐까?
“과욕이죠. 위와 같은 주변 환경 변화를 잘 아는 유사직역 단체장들이 위와 같은 승산 없는 소모전을 계속하는 이면에는 그들 단체장들의 직선제와도 관련이 있다고도 생각합니다. 공약으로 소송대리권 쟁취를 내걸어 당선된 만큼 결과는 차치하고 우선 이를 관철시키기 위해 투쟁하는 모습을 보이기 위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들 때도 있습니다.”
지난 18대 국회에서 변리사들의 거센 공세에도 변리사법 개정안이 통과되지 못하고 폐기되자 한숨 돌렸다고 생각하는 와중에 대통령직속의 국가지식재산위원회에서 지적재산권관련 분쟁의 선진화방안을 내놓는다며 변리사의 소송대리권 인정을 주요 의제로 삼아 법조계를 놀라게 했다.
“변리사에게 소송대리권을 주는 게 어떻게 지적재산권관련 분쟁해결의 ‘선진화’지요? 변리사는 특허법관련 업무를 하는 자이지만 소송관련 법률전문가가 아닙니다. 나아가 변리사는 지적재산권의 실질적 내용에 관한 전문가도 아니에요. 지적재산권의 실질적 전문가는 변리사가 아니라 지적재산권을 개발한 발명가와 기업가 등입니다. 변리사는 이들 전문가의 위임을 받아 특허청에 등록 등을 전문으로 하는 전문가일 뿐입니다.
물론 변리사 중에는 특허내용을 전공한 전문가도 많겠지만, 그들 중에는 인문계 출신도 상당하다고 알고 있습니다. 또 특정지적재산권 전문가라 할지라도 그분이 다른 전문분야인 소송수행능력도 있다고는 할 수 없는 일이지요. 법에는 각 방면의 전문가들의 의견을 소송에서 진술할 수 있는 제도가 마련되어 있습니다. 한 분야 전문가라는 것과 그 분야의 소송을 직접 수행하는 것은 차원이 다른 문제라는 겁니다.
국가지식재산위원회가 지적재산권관련분쟁해결의 선진화방안을 모색한다는 점에 대하여는 백번 공감합니다만, 변리사에게 소송대리권을 주어야 지적재산권분쟁해결이 선진화된다는 주장은 그 출발부터 잘못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지난 5월 30일 국가지식재산위원회는 ‘지식재산권 분쟁해결제도 선진화 방안 토론회’라는 이름으로 ‘특허소송 관할개선’과 ‘소송대리 전문성 강화’를 다루는 토론회를 개최했었다. 이때 특허침해소송의 문제는 특허무효 인정률이 80%에 이르고 손해배상액이 미국의 30분의 1 수준이어서 승소하더라도 손해를 전보하지 못한다는 것이었다. 변리사들이나 특허청의 잘못으로 특허인정에 시간도 많이 걸리고 특허를 내봤자 내용의 모호함이나 범위의 불명확함으로 실질적으로 발명가, 연구자를 돕지 못한다는데 있다. 우리나라 특허전쟁의 문제는 여기에 있는 것인데 해법은 딴 데 가서 찾고 있으니 기가 찰 노릇이다.
“토씨 하나에 권리관계의 존부가 왔다 갔다 하는 데 법에 대한 이해부족으로 특허등록내용과 범위가 불분명하여 발명가에게 손해를 끼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고 합니다. 특허무효 인정률이 80%라는 건 특허청이 각성해야할 부분이라 생각합니다. 이러한 상황을 개선하기 위하여는 특허청에 특허절차가 아닌 특허내용을 전공한 법전문가를 포진시킨 부서를 두어 특허가 등록단계부터 실질적으로 보호되고 지켜지도록 하는 것이 지적재산권보호의 선진화대책이라고 생각합니다.”
그의 주장은 끝이 없고 밤을 새워도 한없이 논박을 이어갈 것 같다. 이쯤에서 마무리하고 개인적인 이야기로 넘어가려고 했지만 꼭 얘기하고 싶은 부분이 있다고 강조했다. 그것은 사법제도와 로스쿨에 관해서다.
“사법제도 중 중요한 부분이 소송대리권입니다. 소송대리권을 사법시험, 변호사시험 없이 특정 이해단체에게 부여한다면 국민이 이를 납득하지 않을 것은 물론이거니와 국가의 모든 자격제도에 심각한 훼손이 될 것입니다. 자격제도를 만들 때 전문성과 공정성, 신뢰성 등을 검증하여 진입장벽을 높이는 것은 그러한 전문가를 신뢰하는 국민을 보호하기 위함이지요. 그러한 자격취득제도가 누구에게나 열려있는 데도 무임승차, 월권은 곤란하죠. 변리사 사무장을 오래해서 변리사보다 특허등록업무를 훨씬 더 잘 안다고 해서 자격시험 없이 변리사 자격을 주지는 않겠지요.”
특허전문변호사가 되기를 원한다면 변리사도 로스쿨에 들어가 법을 공부하고 변호사 자격을 따라는 말이다. 이미 많은 변리사들이 그렇게 하고 있다는 설명.
그에게는 특정 직역의 이해관계가 아니라 국가의 기본 제도를 지킨다는 자부심이 보였다. 대한변협의 부협회장으로서의 소임을 다 한다는 자부심도 엿볼 수 있었다.
“헌재 결정이 났다고 해서 변리사들이 순순히 수긍하진 않을 것 같습니다. 향후 대책을 말씀해주십시오.”
“국민에게 정확한 내용을 알리는 게 중요하다는 걸 많이 느꼈습니다. 회원들의 관심과 지원도 중요한 것은 물론이고요. 그래서 국민의 목소리를 듣고 우리의 입장도 알리는 공청회를 계획 중입니다. 어떤 단체의 편파적인 공청회와는 다르게 공정하고 자유롭게 의견을 교환하는 공청회를 개최할 겁니다. 국가자격제도의 근간을 위해서도 변리사 등 법관련전문가단체들의 소송대리권침탈시도를 막는데 최선을 다하려 합니다.”
개인적인 부분도 좀 물어보고 싶었다. 가장 곤란해 할 것 같은 질문을 했지만 의외로 흔쾌히 받아주었다.
“검찰은 왜 나오셨어요?”
“능력이 없어서요. 하하. 계기라고 설명하면 복잡한 얘기를 해야 하고 대부분의 검찰생활이라는 게 사건에 쫓겨 정신이 없잖아요? 어느 날 갑자기 한직에 발령이 났어요. 전혀 생각지도 않고 있다가 그러한 발령을 받고 후배들의 짐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되어 그냥 나왔지요. 사실 나온 후에 마음을 정리하는 데 좀 시간이 걸렸습니다.”
어떻게 능력이 없어서이겠는가. 가장 촉망받고 능력을 인정받아 검찰의 요직을 두루 거쳤었다. 법무부 검찰국, 미국유학, 서울지검 형사부장, 부산지검 공안부장, 인천지검 차장 등을 거치다 서울고검으로 발령이 났다. 검찰인사가 꼭 능력만으로 되진 않는 것 같다.
“변호사로 일하시니 어떠신가요?”
“정말 보람된 일이에요. 해볼 만하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검사로서 훈련받은 게 의뢰인에게 정말 도움이 될 때가 많아요. 수사단계에서나 재판과정에서도 ‘실체적 진실 발견’이라는 습성이 배어 있어서 뭘 더 물으면 핵심에 도달할지 감이 오는 거죠. 재판이 피상적으로 흐르지 않고 단순히 ‘했다, 안 했다’에서 더 나아가 ‘했는데 왜 안 했다고 그러는지’ 공판정에서 물고 늘어지거든요. 무죄 많이 받아냈습니다. 검사, 판사들에게 좀 찍혔죠.”
자신 있게 사건을 설명하는 모습에서 성공을 일궈나가는 변호사의 모습을 보았다.
그는 한국항공공사(KAI)의 T50 전투훈련용 비행기제조관련 사업에서 일부 직원의 비리혐의로 감사원 감사를 받게 돼 사업자체가 취소될 위기에 처한 사건을 맡았다. 주요 책임자들의 혐의가 사실무근이라는 수사결과를 이끌어 냈다. 무사히 그 사업이 시행돼 최근 우리나라 최초로 전투훈련기 수출이 이루어진 쾌거에 일조했다는 기쁨을 맛보았다. 물론 다른 변호사들과 함께 한 일이었지만 국책사업의 성공에 일조했다는 보람을 누렸던 것.
또 한 사건은 지식재산권을 가진 전문가를 스카웃한 사업주가 그가 가진 지재권을 기업소유화하기 위해 그 전문가를 고발한 사건에서 그 전문가의 변호를 맡았었다. 구속영장실질심사 단계부터 참여해 불구속과 최종 혐의 없음 처분을 받게 했는데 이후 그가 산업 최일선에서 활약하는 모습을 보면 뿌듯하기 그지없다고.
“그렇게 변호사일 하시느라 바쁘실 텐데 변협엔 어떻게 참여하시게 됐어요?”
“한 10년 정도 변호사 일을 하다 보니 뭔가 봉사할 길이 없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변호사들이 국민에게 이렇게 욕을 먹는데 이를 개선하기 위한 일을 하고 싶다고 생각했습니다. 마침 신영무 협회장님이 ‘변호사의 자긍심을 찾자’고 제안하셨죠.
변협 집행부로서 많은 일을 했다고 자부합니다. 해외 변호사대회 등에서 외국변호사들과 만나보면 우리나라의 위상이 달라졌다는 걸 느낍니다. 7대 무역국, G20 의장국으로서의 국격에 맞는 변호사 위상을 확립하는 데 더욱 최선을 다할 각오입니다.”
그에게 어려운 청년 변호사들에게 해줄 이야기를 물었다. 현재 변호사업계는 변호사시험 1기생의 연수가 끝나는 10월이면 대격변이 일어날 것이라는 말들이 많다.
“변호사들끼리 이런 말을 해요. ‘나올 때가 제일 좋은 때다’라고요. 자신이 변호사 일을 시작한 때가 가장 좋은 때라는 말이죠. 상황이 매해 안 좋아지니까요. 제가 변호사개업을 하던 2000년 만해도 2500명의 변호사가 활동했는데 지금 1만5000명에 육박합니다. 6배 늘었으니 오죽할까요? 어려운 여건임에는 틀림없는데 선배로서 후배를 만족시킬 수 없어 미안할 따름입니다.
그러나 최고 지성인답게 국가를 위한 사명감과 명석한 두뇌로 헤쳐 나가야 합니다. 누구도 생각지 못한 분야에 도전해 법치주의 확립의 역군이 돼 줄 것 믿습니다. 변협도 로클럭, 사내변호사활성화, 준법지원인 제도 등으로 일자리마련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취업정보센터’를 만들어 정보를 공유해 조금이라도 취업에 도움이 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한편으로는 국가가 적재적소에 배치할 수 있는 정도의 변호사만 배출해야 하는데 최근의 상황은 지나친 감이 있다고 생각하기도 합니다.”
인자한 미소로 받아 적기 쉽도록 천천히 말해주는 차 부협회장이 가지지 못한 것은 바로 딸이다. 아들만 둘인데 하도 착해서 키우는데 어렵진 않았다며 또 예의 인자한 미소를 짓는다. 큰아들은 사업을 하는데 지난해 결혼해 손자를 안겨주었고 둘째아들은 로스쿨을 졸업해 중소로펌에서 근무하고 있다. 그가 보여주는 손주 사진은 할아버지를 꼭 닮아 이목구비가 뚜렷한 미남이었다.

[관련기사]

대한변협신문의 다른기사 보기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요즘 네이버 구글 msn 뒤로가기 위로가기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자동등록방지용 코드를 입력하세요!   
확인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 / 최대 400byte)
-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 합니다. [운영원칙]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최근인기기사
1
[법조계 신간 엿보기]국토계획법의 제문제
2
위헌적 청부 입법 없는 새 국회 기대
3
다인다색 사내변호사, 진솔한 현업 이야기 공유
4
여변, n번방 방지법 등 국회 통과 환영
5
[#지방회_해시태그]약속은 지켜져야 한다
Copyright © 2020 대한변협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ebmaster@news.koreanbar.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