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중고 시절 매주 1시간 있는 음악시간에 모차르트와 베토벤이 누구인지를 배웠고, ‘보리수’를 부르면서 조옮김까지 공부했으므로 누구든지 클래식 음악에 대한 기초가 잡혀있다고 할 수 있는데도 클래식은 어려워서 쉽게 다가갈 수 없다고 하는 사람들을 자주 봅니다.
동호인이 늘기를 바라는 애호가의 한 사람으로서, 클래식 음악에 입문(?)하고자 하는 분들을 위해 권하는 제1장 제1과는 ‘무조건 들어보라’는 지극히 상식적인 말입니다. 매일 한두 시간씩 꾸준히 한달 정도만 쉽게 들리는 곡만 골라서 들어보시기 바랍니다.
음원은 옛날과 달리 어느 것을 골라야 할지 고민할 정도로 많습니다. 하루 20시간이나 광고 없이 방송해주는 KBS1 FM은 세계 최고입니다. ‘아르테’ 등 케이블TV의 음악 채널도 좋습니다. 인터넷에서는 ‘멜론’이나 ‘클래식코리아’의 내용이 그런대로 충실합니다.
인터넷 포털사이트에서도 클래식 음악을 검색하면 입문 해설부터 찾아볼 수 있습니다. IT시대의 혜택은 클래식 음악이라고 차별을 두지 않습니다. 대중음악처럼 클래식 음악도 개인 컴퓨터나 MP3 플레이어, 휴대전화, 아이패드로 들을 수 있습니다.
파바로티의 노래는 언제 들어도 좋다는 분은 ‘유튜브’에서도 즐길 수 있습니다. 스마트폰이나 아이패드를 사용하면 유튜브에서 한 노래를 두고 시대를 달리하는 명가수들이 각자 스타일로 부르는 걸 시간과 장소를 가리지 않고 보고 들을 수 있습니다. 오페라의 아리아나 합창만이 아니라 영화, 연극 심지어 체조 등에서 배경음악으로 사용되어서 귀에 익은 곡만 들어도 접근 속도가 훨씬 빨라질 것입니다. 익숙하지 않은 곡을 들으려고 비싼 돈을 들여서 연주회에 억지로 갈 필요가 없습니다. 거창한 오디오 세트를 장만할 생각도 마시기 바랍니다.
쉽고 값싸게 (거의 무료) 클래식 음악을 꾸준히 듣다 보면 곡명이나 작곡가도 모르지만 어느 한순간 ‘아, 이거구나!’ 하는 느낌을 받게 된다고들 합니다. 이 느낌은 지친 심신을 편안하게 해주고, 아련한 감흥을 불러일으키고, 나아가서는 지적인 성취감이 절로 나게 하는데 그 정체를 직접 체험하게 되면 동호인의 반열에 끼지 아니할 수 없습니다.
클래식 음악이 전래된 지 이제 기껏 100년 전후이지만 대학마다 음악과가 있고, 시도에서 오케스트라를 운영하며, 세계 유수의 연주가 및 단체가 즐겨 찾는 나라가 됐습니다. 또한 국제 콩쿠르에서의 상위 입상 뉴스가 낯설지 않게 됐으며 서구의 유명 음악대학에서 공부하는 학생 수가 1, 2위를 다투는 나라입니다. 그렇지만 막상 클래식 음악을 즐기는 사람은, 공연 입장권과 음반의 판매량, 방송 청취율과 인터넷 음원 발매율을 검토해볼 때 전체 국민의 3% 미만이라고 합니다. 이 숫자가 10%는 넘어야 서구 국가 수준입니다.
문화를 고급과 하급으로 나누는 태도는 전혀 타당하지 않지만, 클래식 음악을 지식과 교양의 주요한 부분으로 여기는 것은 서구뿐 아니라 우리나라와 일본 등도 동일합니다.
그렇게 여겼기 때문에 클래식 음악이 짧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빠르게 발전할 수 있었으며, 고리타분하다거나 시대에 뒤떨어진다는 이유로 내쳐지지 않은 것입니다.
다음에 또 말할 기회가 있겠지만, 법과 음악은 그 시초에서 상당히 밀접한 관계가 있습니다. 유명한 음악가 중에서도 법학도가 더러 있습니다. 예술의 효능이랄까 존재 이유를 따진다면 법률가에게는 여러 예술분야 중에서 클래식 음악이 최고라고 생각합니다. 일방적이고 주관적인 견해가 아니라는 건 처음 몇 달만 들어보시면 알게 되리라 믿습니다.
각설하고, 꾸준히 쉽게 들리는 곡부터 들으시다가 어떤 느낌을 받게 되면, 클래식 음악과는 평생 반려자가 되고 결코 헤어지는 일이 없을 것이라고 감히 단언합니다. 우선 FM 방송이나 컴퓨터를 이용해 음악으로 온 집안과 사무실을 채우시기 바랍니다. 사무실에 들어오는 고객이 은은한 클래식 음악을 들으면 표정부터 달라집니다. 좀 속물적으로 표현하면 고객이 변호사를 보는 눈도 달라집니다.
다음으로 공부에 시달리는 자녀에게 클래식 음악을 듣게 만드십시오. 얼마 안 가서 랩 등에 찌든 귀만이 아니고 머리까지 맑아졌다며 고마워할 것입니다.
클래식 음악을 통해 온 가정과 사무실을 편안함과 고양감으로 가득 채우려면 바로 오늘부터 클래식 음악을 듣기 시작하시고 꾸준히 들어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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