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90명, 2003년 92명, 2004명 89명, 2005년 92명, 2006년 97명, 2007년 100명, 2008년 106명, 2009년 106명, 2010년 110명, 2011년 118명, 2012년 134명(2002년부터 2012년 현재까지 전북지방변호사회에 등록된 변호사 수).
전북회에 따르면 올해 말 로스쿨 출신 변호사들이 40~50명 가량 등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한다. 전주의 경우 인구 대비 로스쿨이 많은 편인데다 현재 서울에서 자리를 잡지 못해 전주로 내려오는 사법연수원 출신 변호사 수가 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그 예상치를 상회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전라북도의 법률 시장이 그 수를 감당할 수 있는 규모였던가?
올해 새로 배출되는 변호사는 사법연수원 출신 1000명, 로스쿨 출신 1500명에 이른다고 한다. 신문에는 의뢰인들이 로펌에 사건을 의뢰하면서 로스쿨 출신은 업무에서 배제해달라고 요구했다는 기사가 실리고, 어느 변호사는 로스쿨 출신에게 일을 맡겨 봤더니 기본적인 법률개념도 잡혀 있지 않아서 놀랐다는 등 흉흉한 소문이 돌고 있다. 소문은 소문일 뿐 내가 직접 경험한 일이 아니니 무작정 믿을 수는 없는 일이다. 하지만 매스컴을 통한 소문의 전파가 우리 국민을 극단적인 일반화의 오류에 빠뜨리고 있는 건 아닌지 걱정스럽기도 하다.
어느 날 길을 가는데 나이 드신 아저씨들이 “글쎄, 변호사시험이 공인중개사시험보다 쉬웠다는데 말이 되는 소린가”라면서 수근대고 있었다. 이미 로스쿨 출신에 대한 불신이 이 정도라니 로스쿨 출신이 아닌 나조차도 화가 날 정도다. 고시 낭인의 폐해를 지적하면서 로스쿨 제도 도입을 외치던 분들은 지금 뭘 하고 계시는 건지. 문득 로스쿨 제도가 왜 생겼던가 하는 의문이 들어 자료를 뒤져보던 중에 유력한 법대 학장님의 ‘로스쿨 도입과 과제’라는 글이 눈에 들어왔다. 그 중에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고 발전하는 법률서비스 시장에서 최신의 버전으로 대응하지 않고는 만족할 만한 법률서비스 제공이 불가능하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또한 기업에 대한 법률서비스의 중점이 송무 중심, 즉 재판을 할 경우에만 제공되는 것을 지양하고 일상적인 기업 활동에 수반되는 법률서비스가 가능하도록 하여야 한다. 로스쿨은 이를 위하여 기업 및 로펌과의 유대관계를 통하여 변호사에 대한 재교육기관으로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라는 내용이 있었다.
이제는 로스쿨 출신 변호사들이 양산되고 있으니 그 학장님의 말씀처럼 앞으로 우리 법률시장의 국제화는 탄탄대로임을 기대해도 될지, 왜 신문지상에는 최신의 버전으로 무장한 로스쿨 출신들의 자질에 의문을 제기하는 기사들이 넘쳐나는지, 왜 기업체는 준법지원인제도의 도입을 달가워하지 않는지, 기업에 대한 법률서비스 제공의 기회가 부족한 지방의 변호사들은 어떻게 해야 하는지, 로스쿨 제도의 도입이 문제였던 것인지 아니면 로스쿨의 교육 프로그램에 문제가 있었던 것인지, 로스쿨 제도의 도입을 주창했던 분들은 로스쿨생들의 취업 문제에 대해서는 고민을 하지 않았던 것인지 여러가지 생각이 들었다.
세계적인 컨설팅업체인 매킨지 한국사무소에서 지난해 말 로스쿨 졸업 예정자 2명을 일반 컨설턴트로 뽑기로 확정을 했다는 기사가 실렸다. 그 기사의 제목은 ‘새로운 일자리도 생긴다-컨설턴트·공익변호사’였는데 좀 웃겼다. 도대체 몇 명의 변호사가 배출될 예정인데 2명이 컨설턴트로 뽑혔다는 사실로 새로운 일자리가 생겼다고 떠들어대는 것인지. 기존의 연수원 출신 변호사들도 취업이 힘들어 전주처럼 쇠락해가는 도시로 와서 개업을 하고 있는 판국에 나머지는 다 어쩌란 말인지…
로스쿨 출신들의 취업을 위해 공공기관이나 국가기관에서 각 부서마다 1명씩 변호사를 고용해야 한다는 어처구니없는 주장을 본 적이 있다. 법치주의는 변호사들만의 전유물이라는 오만한 발상이 아닐 수 없다. 필요하면 고용을 해야겠지만 고용을 위한 고용에 피 같은 세금을 낭비할 수는 없지 않은가. 필요에 의해서 제도를 도입한 것이 아니라 일단 제도를 도입해 놓고 그 결과물을 소화시키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는 형국이다. 조만간 단단히 소화불량이 걸릴 것은 불을 보듯 뻔해 보이니.
올해 전주에 국선전담변호사 한 분 더 늘었다. 기존의 변호사들도 국선전담변호사가 한 명 더 늘어나 자신들에게 배당될 국선사건이 줄어드는 현실에 고민이 깊어가고 있는 마당에 로스쿨 출신들이 쏟아져 들어오면 그 결과는 어떠할지 상상하기도 힘들다. 전주지방법원은 2015년에 이전을 앞둔 터라(그것도 확신할 수는 없으나 그렇게 계획이 세워져 있다고 한다) 건물을 새로 짓는 사람들이 없어 사무실 부족 사태가 상당히 심각한 상황이다. 등록을 앞둔 로스쿨 출신들은 사무실을 구하기도 힘든 형편에 있으니 전주는 이래저래 고민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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