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사용하는 한글은 참으로 아름다운 언어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다른 나라 혹은 문화권도 각기 자기의 문자를 갖고 있지만 다들 자기네 문자가 아름답고 사용하기 편리하다고 주장할 수 있겠지요. 외국사람들도 한글을 높이 평가하는 마당에 잘 만들어진 문자로서 한글이 언제나 상위권에 들어가는 편입니다. 그런 사람들 대부분은 자기네 언어가 최고이고 그 다음이 한글을 꼽는 경우가 많이 있어서 이 나라, 저 나라 사람들이 한글을 두 번째로 인정하기에 우리 한글은 결코 뒤처진 문자는 아니라는 것을 금방 알 수 있습니다.
한글은 처음에는 훈민정음이라는 이름을 갖고 있었지만 하여간에 한글은 백성들이 언어생활에서 편리하도록 하기 위하여 오래 전에 창제된 것은 우리 모두가 잘 아는 사실입니다. 더구나 한글 창제의 원리가 서적으로 남아 있어서 우리가 쓰는 우리의 언어를 연구할 수 있는 자료로 활용할 수 있고 한글 창제 기념으로 역사 문학 서적과 종교 서적, 기술 서적 등 여러 분야의 책들이 많이 편찬되어 전해오고 있습니다.
그런 한글이 요즘 많은 고생을 하는 것 같이 보입니다. 외래어가 우리 일상대화에 스스럼없이 등장하고 심지어는 한글 표현이 분명히 있는데도 그에 상관없이 영어를 사용하는 것이 우리의 현실입니다. 그렇게 된 가장 큰 이유가 텔레비전의 방송 특히 연예·예능 프로그램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텔레비전에 출연하여 단어 위주의 영어로 이야기하고 그 말이 또 자막으로 올라옵니다. 연예인들은 보통 자신들을 공인이라고 표현합니다. 여기에서 공인은 많이 알려진 사람들로 이해할 수 있고 공인이라면 언어생활뿐만 아니라 방송에서는 다른 사람의 모범이 될 수 있는 어법을 사용해야 된다고 봅니다. 텔레비전에서 캐릭터적, 스타일적이라고 말하는 것을 듣기도 합니다.
이렇게 잘못된 표현은 우리 주변에 너무나 많이 있습니다. 쏘리, 땡큐, 오케이라는 말도 많이 하지만 내 스타일이야, 내가 좋아하는 타입이야 같은 종류의 표현도 종종 합니다. 실제로 우리가 사용하는 영어 혹은 외국어는 우리말에도 엄연히 존재하는 단어들입니다. 굳이 외국어 표현법을 사용하지 않아도 일상 대화에서 무리가 없어 의사소통에서 원활하게 잘 할 수 있습니다. 일상적인 대화에서 외국어 특히 영어 단어를 말한다고 해서 지식이 많이 있는 것으로는 보이지는 않겠지요. 빈도수가 많은 것은 아니지만 텔레비전 자막에 뜨는 글자가 철자가 틀리는 경우도 제법 많이 있습니다. 어떻게 그렇게 처리할 수 있는지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이런 경우도 있습니다.
런닝, 런닝맨, 런닝머신,
섬머, 섬머 페스티발,
위 단어들은 running, summer라는 단어들이 들어가는 말이고 자음이 두개 연속되어 있다고 한글로 옮겨 적거나 읽을 때에는 대부분 런닝, 섬머라고 말을 합니다. 저런 단어를 옮게 읽으려고 하면 러닝, 서머가 맞다고 할 것입니다.
외국어를 꼭 사용해야 할 때도 분명 있기는 하지만 일상대화에서 외국어를 절제하지 않고 사용하는 빈도수는 줄여야 할 것이고 또한 사용한다고 해도 틀리지 않게 써야 할 것입니다. 국제화, 세계화 시대에 외국 언어를 전혀 무시하면서 살 수는 없습니다. 외국 언어를 사용하는 것도 그 나라를 이해하고 그 나라의 문화를 받아들이는 중요한 수단이 될 수 있겠지만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한두 마디 단어 위주의 말을 사용하기보다는 아예 그 나라 언어로 대화하고 이해하는 자세가 더 당연한 태도이겠지요.
문자 창제 원리를 기록한 서적이 있다는 것과 과학적 원리를 적용하여 언어를 만들었다는 것으로 우리 한글이 세계의 언어에서 거의 유일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하릴없을 때 한번씩은 다른 사람들의 대화를 들어보십시오. 생각보다 외국어를 많이 사용하는 편입니다. 또 내가 말할 때 영어를 사용하는가를 되짚어 보십시오. 한글이 외국어에 밀려 제 본래의 아름다운 언어 구실을 하지 못한다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연예인들도 자신들의 언어 생활을 반성할 필요가 있고 연예인들 아닌 일반 국민도 언어 습관이나 태도를 돌이켜 봐서 틀린 점이 있다면 고쳐서 더 아름다운 우리말을 간직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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