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변협이 대한민국을 동북아 법률시장의 허브(Hub)로 만들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한국기업은 물론 일본, 중국 등 동아시아 외국 기업의 국제중재가 한국에서 진행될 수 있도록 우리나라에 대규모 ‘국제중재센터’ 설립을 추진하고 있는 것이다.
변협은 지난 7월 9일부터 10일까지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개최된 APRAG(아시아 태평양지역 중재그룹) 회의에 참가해 최근의 중재 동향 및 말레이시아·싱가포르의 국제중재센터 운영 현황을 살펴보았다.
네 번째로 개최된 이번 회의에서는 ‘International Arbitra-tion in a Challenging Region’을 주제로 각 국 사법부와 중재 간의 조화, 중재 법과 현 중재센터들의 협력관계에 대해 논의했다.
2년 전 APRAG 회의의 개최국이자 직전 의장국인 우리나라는 이번 회의에서 장승화 교수가 첫 번째 세션을 주재하고 윤병철 변호사, 대한상사중재원 Tom Moxham 호주변호사가 주제발표를 하는 등 한·중·일 동아시아 삼국 중 가장 활발하고 주목할 만한 활동을 펼쳤다.
Sundra Rajoo APRAG 회장은 ‘중재’의 중요성과 무한한 가능성을 강조하며, 건물 신축이전을 앞두고 있는 쿠알라룸푸르 중재센터(KLRCA)를 적극 홍보했다. KLRCA는 1978년 아시아에서 두 번째로 세워진 중재센터인데, 최근 말레이시아 정부는 싱가포르 맥스웰 챔버스의 성공을 모델삼아 국제적 규모의 중재센터 건설에 곧 착수할 예정이다.
싱가포르는 정부차원에서 대규모 투자를 실시해 2010년 1월 현대적인 국제중재센터 건물로 맥스웰 챔버스를 오픈했다. 그 후 국제중재사건의 유치 건수가 급증하고 아시아 법률활동의 중심지인 것처럼 전 세계에 부각되면서 중재와 관련 직·간접 수입이 한화로 5000억 원 정도 증가하는 대성공을 거두고 있다.
이번 APRAG 회의에 참석했던 이병주 대한변협 기획이사는 “이번 회의를 통해 한국의 중재 관련 법률가들이 일본이나 중국에 비해 훨씬 우수하고 활발한 활동으로 아시아 중재시장을 주도할 만한 역량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최근 급격한 경제성장을 보이고 있는 중국의 경우 중국 법원에 대한 불안감으로 다수의 외국 기업들이 소송 대신 중재를 선호하고 있으며, 일본 기업들은 국제중재 사건을 자국 내에 유치하기보다는 외국에서 진행하는 것을 오히려 선호하고 있다고 한다. 이에 이병주 이사는 “동아시아는 세계 경제를 주도하는 경제적 중심지로, 한국에 맥스웰 챔버스와 같이 유수한 국제중재센터를 만들 수만 있다면 한국을 동아시아, 나아가 아시아 전체의 국제적 법률활동 센터로 자리매김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소개하며 “변협은 현재 Global Top 5 도시 진입을 목표로 두고 있는 서울시와 세계 6위 수준의 국제중재 사건을 수행하고 있는 대한상사중재원 등 관계기관과 적극 협력하여 ‘국제중재센터’ 설립을 앞당기는 데에 최선을 다 하겠다”고 밝혔다. 정부의 관심과 지원이 어느때보다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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