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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변호사협회 국제법섹션 스프링미팅 참관기
최정환 변호사·대한변협 국제이사  |  chc@koreanbar.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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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호] 승인 2011.05.02  15: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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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워싱턴에서의 미국변호사협회 국제법섹션 회의

4월 5일 이맘때면 미국 워싱턴DC는 항상 벚꽃축제로 관광객들이 붐비는 시즌이다. 댈러스 공항에서 시내로 들어가며 바라본 포토맥강변의 벚꽃은 기대만큼 활짝 피지는 않았지만 바람에 날리는 하얀 잎들이 잠시 출장의 긴장을 잊고 상념에 잠기게 해준다. 매년 봄이면 미국변호사협회(ABA)의 국제법섹션 회의가 열리는데, 변협에서는 ABA의 초청을 받아 국제이사가 대표로 참석하고 있다. 뉴욕과 워싱턴을 번갈아가며 열리는 회의에는 올해도 약 1,200명의 세계 각국의 변호사들이 모였다. 4월 5일(화) 미국의회방문으로 시작된 국제법섹션 회의는 4월 9일(토)의 평의회(Council Meeting) 때까지 국제업무와 관련된 각종 법률분야에 대한 세미나와 행사로 진행됐다. 특히 이번 회의에서는 미국의 수도라는 장점을 살려 워싱턴에 있는 대사관, 박물관, 국무부 등 다양한 곳에서 리셉션을 진행함으로써 참가자들에게 흥미를 더해 주었다.

# 한국의 적극 후원자, ABA 회장

현재 ABA 회장은 플로리다주 변호사협회 회장출신인 Stephen N. Zack 변호사이다. 그는 쿠바 난민 출신으로 어릴적 목숨을 걸고 가족들과 함께 쿠바를 탈출하였고, 미국에 밀입국하다가 검거되어 온 가족이 철창신세를 진 경험도 있는 분이다. 이 분은 작년 변협의 인권환경대회에 기조연설자로 초청받아 왔다가 한국의 적극적인 지지자가 되었다. 한국에 오기 전까지는 한국을 아직 후진국이라 생각하여 일부러 일본에서 며칠 머물다가 행사 직전에야 서울에 도착하였는데, 공항에서 호텔로 들어오는 한강변의 깨끗한 풍경과 발전된 도시풍경에 깜짝 놀라는 모습이었다. 비록 3일간의 짧은 여정이었지만, 한국변호사가 우수하고 능력있다는 것과 한국인들의 따뜻한 마음, 그리고 공산화된 고향을 두고 가지 못하고 있다는 동질감까지 느꼈다고 한다. Zack 회장은 작년에 미국 시카고에서 개최된 세계한인변호사회(IAKL) 총회에도 참석하여 조찬연설을 하면서 자신이 한국을 얼마나 좋아하게 되었는지를 수차례 이야기한 적이 있었는데, 이번 ABA 회의기간 중에도 공식석상에서 한국의 중요성을 언급하곤 했다.

# ABA와 대한변협의 전략적 파트너십의 합의

이번 회의기간 중 ABA와 대한변협의 교류확대를 위한 특별회의가 있었다. 이 회의에는 Stephen N. Zack 회장이 직접 참석해서 ABA와 대한변협 간의 전략적 파트너십을 위한 여러 가지 파격적인 제안을 했다. 이번 회의에서 합의된 주요한 사항은 다음과 같다. 첫째, 대한변협 회원에 대하여는 ABA의 특별회원자격을 부여하고, 정회원 연회비의 40% 수준인 연 150불 정도로 연회비를 정한다. 둘째, ABA와 대한변협이 공동 연수프로그램(Joint CLE Program)을 기획하고, 한국에서 ABA의 콘퍼런스와 세미나를 진행한다. 셋째, 양국의 청년변호사들을 인턴으로 선발하여 양국의 변호사 사무소에서 3주 내지 6개월 정도의 기간동안 상호 실무수습을 할 수 있도록 해주는 공동 인턴 프로그램(Joint Internship Program)을 진행한다. 넷째, 미국변호사 자격을 가지고 있는 한국변호사들을 중심으로 서울에 ABA의 한국지부를 설립하여, ABA와 대한변협이 긴밀한 파트너십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한다. 다섯째, 현재 양 협회의 국제위원회 수준에서 체결되어 있는 교류협력약정을 양국 협회 차원의 본격적인 교류협력약정으로 격상시킨다.
위와 같은 교류방안들이 구체화되는 경우, 우리 변협 회원들은 미국변호사자격이 없더라도 저렴한 회비로 ABA의 회원이 되어 ABA가 제공하는 방대한 법률정보를 쉽게 활용할 수 있게 된다. 또한 ABA의 각종 위원회에 가입하여 활동하는 것은 물론, 연간 40여 차례 이상 열리는 ABA의 각종 세미나에도 회원등록비로 참석이 가능해진다. ABA의 수준높은 콘퍼런스를 국내에 유치하게 됨으로써, 비싼 경비를 들이지 않고서도 우리 회원들이 국제회의에 참석할 수 있게 된다. 특히 비싼 유학비와 시간을 들여서 미국에 유학하여 미국변호사자격을 취득하고서도 이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는 회원들에게는 그 자격유지에 필요한 미국변호사 연수를 받는 것이 용이해지고, 미국변호사 자격을 활용하여 업무영역을 넓힐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의 청년변호사들에게도 인턴십 프로그램은 세계로 진출하는 초석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 ABA를 움직이는 실무진들

회의 기간중 ABA 사무총장인 Jack Rives 변호사와 사무차장 James Swanson 변호사와의 조찬모임이 있었다. 두 사람의 공통점은 모두 육군 법무감 출신이라는 점이다. Rives 사무총장은 육군 준장 출신, Swanson 사무차장은 소장 출신인데, 6,000명이 넘는 육군의 법무관들을 총지휘하던 경험을 가지고 방대한 ABA조직을 운영하고 있다고 한다. 짧은 시간의 대화에서도 이들의 조직력과 지도력이 피부에 와 닿을 정도였다. 이제는 우리 변협도 이런 조직운영의 전문가들이 참여하여 전문성을 가지고 협회를 운영해야 할 시점이 아닌가 생각이 들었다. 이분들과의 미팅에서는 ABA와 대한변협 간에 협회 운영의 노하우를 공유하기로 하고, 각자 연락담당자를 지정하여 협회 실무자차원의 교류도 확대해 나가기로 하였다.

# 자랑스런 한국인 헤롤드 고

날씨가 잔뜩 찌푸린 목요일 저녁, 여러차례의 몸수색을 통과하여 뒤늦게 도착한 미국무부의 리셉션룸에서는 이미 헤롤드 고(Harold Koh)의 환영 스피치가 시작되고 있었다. 유창한 언변으로 자기 가족의 에피소드를 곁들어가며 방을 꽉 메운 청중들을 압도하고 있는 그는 미국 정부 내에서 최고위직에 있는 한국인일 뿐 아니라 미국내에서 존경과 신망을 한몸에 받는 법률가이다. 예일대 로스쿨 학장을 지내고, 오바마 대통령에 의하여 미국 국무부의 최고법률자문으로 임명된 그는 미국 대법원 판사 물망에도 끊임없이 오르고 있다. 그날도 청중들에게 자기는 요즘 자기 아들에게 세계 정세에 대하여 이야기를 해주려고 하는데, 자기 아들은 자기가 아는 세계는 “World of Warcraft”(온라인게임)뿐이라고 대답한다는 조크를 던져가며, 미국 행정부에서의 정부변호사의 역할과 보람에 대하여 멋진 스피치를 했다. 올해도 어김없이 ABA의 런치행사의 기조연설자로 초청받은 것을 보면, 헤롤드 고의 인기는 여기에서도 매우 높은 것임이 틀림없다. 언젠가 우리 대한변협의 콘퍼런스에도 꼭 한번 초대하고 싶은 자랑스러운 한국인이다.

# 워싱턴의 한인변호사들

미국에서는 각 지역마다 미국에서 활동하는 한국인 변호사들의 모임인 미국한인변호사회(Korean American Bar Association, KABA)가 조직되어 있다. 워싱턴의 한인변호사회는 연수원 15기 박해찬 변호사가 맡고 있는데, 박 변호사는 일찍부터 해외로 진출해야겠다는 생각에 미국으로 건너와 지금은 40명이 넘는 변호사를 거느리는 로펌을 운영하고 있다. 현재 미국 전역에는 2만 명이 넘는 한인변호사들이 있는데, 워싱턴DC 부근에서 일하는 변호사만 500명이 넘는다고 한다. 세계적으로는 한인변호사들이 25개국 이상에 퍼져 있는데 세계한인변호사회 (IAKL)가 그들을 연결시키는 구심점 역할을 하고 있다. 앞으로 우리 국내 변호사들이 해외로 진출함에 있어, 이미 각국에 자리를 잡고 있는 한인변호사들이 중요한 발판을 제공해줄 것으로 보인다.

# 다양한 세계 법조단체와의 만남

ABA 국제법 섹션의 회의에는 여러 나라의 변호사협회와 국제법조단체들이 대표를 보낸다. 이번 회의기간 중에도 영국사무변호사협회와 캐나다연방변호사협회 회장과의 미팅이 있었는데, 영국사무변호사협회는 올해 7월로 예정된 한-EU FTA의 발효에 따른 한국법률시장의 진출에 역시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었고, 캐나다변호사협회는 대한변협과의 상호교류를 제안하였다.
이번에 만난 특이할 만한 단체로는 범미주변호사회(IABA)와 세계청년변호사회가 있다. IABA는 남미와 북미 변호사들을 회원으로 하는 국제법조단체로 1940년에 설립되었고, 현재 17개국 44개 변호사단체의 회원으로 구성되어 있다고 한다. 이번 회의기간에 만난 Hugo Chaviano 사무총장(멕시코 변호사)은, 최근 남미 지역에서 한국 회사들의 투자와 거래가 급증하여 미주변호사 사이에서 한국에 대한 관심이 높다며, 올해 6월 28일부터 7월 2일까지 멕시코 베라크루즈에서 열리는 IABA 연차총회에 한국에서 많이 참석해달라고 요청하였다(영어, 스페인어 동시통역이 제공된다고 한다). 남미지역에 관심이 있고, 스페인어가 가능한 우리 회원이라면 한번 참가를 고려해볼 만 한 것 같다.
세계청년변호사협회는 미국과 유럽의 청년변호사들이 주축이 되어 1962년도에 설립된 협회라고 한다. 만 45세 이하의 변호사를 대상으로 하며, 매년 연차총회를 개최하는데, 올해에는 49차 연차총회가 네덜란드 암스텔담에서 8월 23일부터 27일까지 개최된단다. Patrick Goudreau 사무총장(벨기에 변호사)은 “청년변호사들은 IBA나 ABA와 같은 대규모 행사에 참석하면 자기 목소리를 내기도 어렵고 소외되기 쉬운데, 세계청년변호사협회에서는 세계 각국의 청년변호사들이 주체가 되어 공통의 문제를 함께 고민하고 대화를 나눌 수 있다”고 강조했다. 대한변협에서도 청년변호사특위차원에서 세계청년변호사회와 교류를 하는 것도 의미있는 일로 여겨진다.

# ABA와의 교류확대와 국제화

이번 ABA 국제법섹션 회의는 여러모로 의미가 깊다. 특히 약 3년 전 국제위원회 단계에서 시작된 ABA와 변협과의 교류를 이제 협회 차원의 본격적인 교류로 격상하는 시발점이 되었다는 점에서 특히 그렇다. 앞으로 ABA 회원자격을 어렵지 않게 얻을 수 있고, 온라인을 통해서 ABA의 각종 강의와 자료들을 받아볼 수 있게 된다. 이런 기회를 이용해 우리 회원들이 좀 더 국제화에 성큼 다가서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 개인적으로는 우리 회원 중 많은 분들이 1년이나 2년간 외국에 유학가서 공부하고 미국변호사 시험에 합격하여 돌아오지만 그때뿐이고, 그 자격증을 서랍 속에 썩히고 있는 것을 보면 안타깝다. 유학비용과 기회비용이 들어가고, 미국에서 어렵게 공부하여 취득한 미국변호사 자격을 활용할 수 있는 기회를 이번 ABA와의 교류강화를 통하여 찾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또 외국유학을 기획하는 청년변호사들도 무턱대고 비싼 유학을 떠나기보다는 ABA의 연수프로그램들을 이용하여 국제업무에 대한 감을 키워나가는 것이 실무적으로는 훨씬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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