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9년 POLA 회의 서울 유치 -

이진강 대한변협 협회장을 비롯한 우리 변협 대표단은 제19회 POLA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지난 8월 21일 베트남 호치민행 비행기에 올랐다.

POLA 회의(Presidents of Law Associations in Asia Conference, 아시아변호사단체장 회의)는 1990년 3월, 아시아지역 변호사단체장 간의 국제적 교류 및 협조를 위하여 만들어진 비정치적 회의다.

우리나라는 이 회의의 창립회원으로 1991년 5월 제2회 회의를 서울에서 개최하는 등 지속적으로 회의에 참가해 왔는데, 2009년도 제20회 POLA 회의를 유치하려는 우리로서는 그 어느 해보다 참가의 의미가 컸다.

5시간여의 비행 끝에 도착한 호치민시는 우리에게는 사이공(극동의 진주라는 의미)으로 알려졌던 도시로 1975년 월남통일 후 북부베트남의 지도자 호치민의 이름을 따서 호치민시로 개명되었는데 도시외곽 인구까지 합하면 서울 인구와 맞먹는 1,200만 명이 거주하며 그 면적이 서울의 3배나 되는 큰 도시이다.

여장을 푼 곳은 호치민시인민위원회(시청) 옆의 호텔이었는데 그 외관의 화려함에도 불구하고 그 내부는 우리나라의 여관급에 해당하는 낡은 시설로서 지난 30년간 공산체제의 후진성을 드러내는 듯 했다.

첫째 날 회의는 그 주제가 국제경제통합의 관점에서 본 사법개혁과 법률실무의 발전에 관한 것이었다. 그런데 이 회의를 개최한 호치민변호사회의 상층부를 구성하는 통일 전 혁명세대는 의욕은 뛰어났으나 영어발표능력이나 회의진행의 노하우 등 전문적인 능력이 많이 부족하였는데 미국 유학 등 서구식 교육을 받은 신세대가 그 부족한 점을 메꾸어 혁명세대와 신세대가 상호협력하여 회의를 성공적으로 진행하는 모습이 매우 인상적이었다.

이날 토론에서, 각국 대표들은 사법개혁추세에서 변호사가 직면하는 도전 및 기회와 법률실무에서의 기회 획득 및 도전 극복 방법, 사법개혁과 법률실무발전에 있어서의 변호사단체의 역할 등 각국에 공통된 관심사에 대하여 의견교환을 하였다.

첫째 날 회의를 마친 뒤 호치민시의 여성 부시장이 각국 대표들을 초청하여 통일궁(종전 자유월남의 대통령관저)에서 만찬을 베풀었는데, 부시장보다 10살 이상 연상으로 보이는 호치민변호사회장이 공산당 내 서열이 높은 부시장을 깍듯이 모시는 모습 등 베트남에는 아직도 공산당의 영향력이 크다는 인상을 받았다.
둘째 날 회의의 주제는 국제경제통합관점에서 본 변호사 연수에 관한 것이었는데 각국에서의 변호사연수의 이행방법과 변호사단체의 역할, 그리고 변호사연수에 있어서 변호사단체와 로펌 간의 협력관계에 관한 토론이 있었다.

이날, 이진강 협회장 및 김범수 국제이사는 우리나라의 법조개혁, 로스쿨제도 도입, 법률시장 개방 및 변호사연수제도에 대한 소개를 하였고 각국의 대표는 우리나라의 법조발전 방향 및 정책에 깊은 관심을 나타냈다. 그리고 우리와 같은 비영어권인 일본변호사연합회 회장이 통역의 도움을 받아 일본어로 토론을 하는 데 비하여 이진강 협회장은 영어로 자유로운 토론을 하여 대표들 간에 대비가 되었다.

한편, 우리 대표단은 첫째 날에 이어서 둘째 날도, 각 토론이 끝나는 휴식시간마다 각국 대표단을 상대로 미리 배포한 우리나라 및 대한변협 홍보자료를 인용하며 1:1 밀착대화를 통하여 2009년도 회의의 서울 개최의 당위성을 역설하였다.

드디어 모든 토론이 끝난 뒤 2009년 회의 개최국 결정 세션에 이르러 이진강 협회장이 서울 유치 의사를 강력히 표명하였고, 각국 대표는 만장일치로 이를 지지하면서 한국에 대한 지대한 관심과 내년 회의에 대한 큰 기대를 표시하였다.

공식 회의 후 베트남 측이 주최한 폐회 만찬에는 전원 베트남 변호사들로 구성된 변호사악단 및 변호사 남녀 가수가 흥겨운 노래로 분위기를 돋워 매우 인상적이었다. 특히 만찬 중에는 호치민TV 방송국이 각국 대표 중 이진장 협회장만을 단독으로 인터뷰하는 등 한국에 대한 깊은 관심과 우호적인 태도를 보였고, 우리 대표단은 이들의 기대에 어긋나지 않도록 내년 회의를 반드시 성공적으로 개최하여야겠다는 굳은 다짐을 하며 귀국길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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