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는 법전원을 포함한 대학교 강의 모습을 변화시켰다. 온라인 강의를 2주 정도 하면 오프라인으로 전환할 수 있으리라 본 3월의 예상과는 달리, 현재로서는 일부 수업을 제외하고는 학기말까지 온라인 강의가 계속될 전망이다.

필자는 이번 학기를 연구학기로 보내고 있다. 강의가 없기 때문에 녹화나 동영상 등을 마련해야 하는 온라인 강의의 고충을 직접 체험하지는 못했다. 그렇지만 언젠가 필자도 그러한 강의를 해야 할 상황이 올 수 있다는 생각에 온라인 강의에 대한 학생들의 반응이 궁금해졌다. 불평을 늘어놓을 것이라는 필자의 예상과는 달리, 학생들의 대답은 대체로 “나쁘지 않다”는 것이었다. 통학이나 강의실을 옮겨 다니는 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는 점 외에도 다른 학생들에게 신경을 쓰지 않고 강의에 온전히 집중할 수 있는 점, 동영상 등을 저장한 후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을 돌려볼 수 있다는 점 등을 장점으로 들었다. 어떤 교수님은 목소리가 감미로워서 듣기에 좋다든지, 차근차근 설명해 주셔서 이해하기 좋다는 이야기도 전했다. 법전원생들은 대체로 자기통제력이 강하고 또 조만간 변호사시험을 치르게 될 상황이라는 점도 평가에 영향을 주는 것 같았다. 이와 관련하여 필자는 ‘좋은’ 강의의 요건이 무엇인지에 대한 생각을 하게 됐다.

오프라인 강의에선 많은 학생들이 계속 집중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 집중하지 못하는 학생 수가 늘어나면 다른 학생들에게도 영향을 미친다. 특정 내용을 상세하게 설명하면 예습이 부족한 학생들이 강의를 따라오지 못하고 졸기도 한다. 그래서 맥락을 잡는 데에 중점을 두어서 개요와 중요 부분 위주로 설명하고, 세부적인 부분은 교재의 어느 부분을 참조하라고 간단히 언급하거나 생략하기도 한다. 교수가 질문을 던져서 학생들이 적당한 긴장을 유지하도록 하는 것도 필요하다. 질문을 받은 학생이 어떻게 답하는지를 듣고 보면서 다른 학생들도 배운다. 수업 중에 학생들로부터 질문을 받지만, 강의 후에 따로 시간을 내는 것이 효율적인 면도 있다.

그런데 온라인에서는 학생과 교수가 개별적으로 접촉한다. 일대일의 관계일 뿐 교수나 학생은 다른 학생의 반응을 신경 쓸 필요가 없다. 그리하여 오롯이 수업의 지식전달적인 면이 부각된다. 평소 같으면 자장가 같다고 할 목소리가 감미로운 목소리로 선호되고, 큰 줄기를 잡는 것보다는 조곤조곤 설명해 주는 것이 예습하지 않고 강의를 듣는 것만으로도 해당 내용을 이해하는 데에 도움이 된다.

이번 코로나 사태를 계기로 오프라인 수업이 가진 ‘수업 공동체’로서의 역할을 깨닫게 됐다. 아울러 온라인 수업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변화될 미래 모습을 상상하면서, 교수가 어떤 방향으로 강의를 준비하는 것이 바람직하면서도 학생의 요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것인지 고민해 보기로 했다.

 
 
 
/이선희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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