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변호사(또는 일반 청년)들이 가장 자주 걸리는 병은 무엇일까? 청변들은 통상 젊은 나이에 체력도 좋고 신체적으로 건강하기 때문에 건강보험료를 내도 그 혜택을 상대적으로 많이 누리지는 않는다. 평소 심각한 병을 앓는 경우가 아니라면, 몸살이 나거나 감기가 심하여 드러누울 때는 1년에 수회 정도일 것 같다.

한편, 변호사라는 직업은 업무 특성상 스트레스가 많고 영업도 해야 해서 자연스럽게 술을 마시게 되는 상황이 자주 발생하게 된다. 물론 술을 안 드시는 변호사님들도 있지만, 술을 좋아하시거나 반주로 스트레스를 해소하시는 변호사분이라면 술 없는 세상은 상상하기 어려울 것이다. 최근 만났던 금융 로펌에 재직 중인 친구는 원래는 술을 즐겨 마시지 않았는데, 스트레스를 받으면서 밤샘 근무를 종종 하다 보니 회식이나 친구들과의 술자리에서 술을 마시면 스트레스가 풀려서 좋다고 하였다.

어쏘 변호사들은 보통 과중한 업무 강도, 직장 내 스트레스, 미래에 대한 걱정 등으로 술을 찾게 된다. 파트너 변호사들은 클라이언트 접대, 인맥을 만들기 위한 술자리, 사무실 운영에 대한 걱정 등으로 술을 마시는 경우가 있다. 당연히 위와 같은 부정적인 이유가 아니더라도 좋은 일로 술을 마시거나 그냥 마시고 싶어서 마시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청년변호사로서 이렇게 술을 자주 접하게 되다 보니 “오늘은 조금만 마셔야지” 하는 다짐과 다르게 과음을 하게 되는 경우가 왕왕 발생하게 된다. 과음한 다음 날은 건강한 청변이라도 머리가 깨질듯이 아프고 위액을 토해내는 술병에 걸리게 된다. 특히 필자의 경험에 비추어 보면 심한 술병에 걸려서 억지로 출근해서 사무실에 앉아 근무하는 것은 정말 세상에서 가장 괴로운 일 중 하나였다. 짐작해보면 청년들이 어떤 병에 걸려서 아픈 것보다는 이와 같이 술병에 걸려서 고통받는 빈도수가 더 클 것 같다.

변호사 업계가 척박하고 망했다는 등 말들이 나오고 있지만, 청변들이 나쁜 일보다는 좋은 일로 술을 마시고, 술을 마시더라도 술병에 걸린 상태로 근무하는 일은 없기를 바란다. 아, 사실은 필자도 지금 술병 때문에 머리가 너무 아픈데 억지로 근무하고 있다.

 

/김응철 변호사

서울회·로베리 법률사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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