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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디지털 성범죄를 발본색원하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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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83호] 승인 2020.05.11  09: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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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상반기는 코로나와 텔레그램 ‘박사방’의 성착취 및 유포 사건으로 온 나라가 들썩였다. 그동안 디지털 성범죄의 심각성과 문제점을 이야기한 것이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님에도 전 국민의 공분을 사게 된 데에는 텔레그램 ‘박사방’ 주범 조주빈과 공범들이 피해자들에게 행한 악랄한 범행 수법과 이에 동조한 관전자 수십만 명이 있음이 알려지면서부터다. 텔레그램 ‘n번방, 박사방’사건 이전에도 워터파크 몰카, 소라넷, 웹하드카르텔, 연예인 정 모 씨의 카카오톡 단톡방 사건, 구하라 씨의 죽음, 다크웹 등 그동안 무수한 사건이 있었다. 그 때마다 디지털 성범죄의 심각성을 이야기했지만 범죄발생 건수, 처벌에는 큰 변화가 없었다. 심지어 입법을 하는 국회의원들도 디지털 성범죄를 한낱 개인의 일탈 정도로만 여겼으니 더 이상 말할 것도 없다.

20대 국회 임기 종료를 한 달여 앞둔 4월 29일 ‘n번방 재발방지’ 법안이 일사천리 통과됐다. 텔레그램 ‘n번방, 박사방’ 사건을 계기로 지금이라도 가해자를 엄중히 처벌하고 피해자를 보호 지원할 수 있도록 카메라등이용촬영죄 등 성폭력범죄의 법정형 상향, 불법 성적 촬영물의 소지·구입·저장·시청에 대한 처벌 및 촬영물 등을 이용하여 협박 또는 강요한 자에 대한 처벌 규정 신설 등 관련법이 개정된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다.

그러나 이러한 개정 법률은 범죄 발생 이후 처벌에 대한 것이다. 처벌규정 신설 및 처벌 강화만으로는 디지털 성범죄의 근본 원인을 차단하고 예방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가해자들은 더욱 자신들의 존재가 드러나지 않을 인터넷 공간을 찾아 이동하고, 이들을 숨겨 줄 인터넷 활용기술은 더욱 발전할 것이며, 또 다른 유형의 성착취물 공유 방법이 생겨날 수밖에 없다. 실제로 텔레그램 ‘박사방’이 폭파된 후에 수만 명에 이르는 관전자들이 익명성이 보장되는 또 다른 채팅프로그램으로 이동했다고 하니 디지털 성범죄가 발생하는 인터넷 공간을 운영하는 국내외 인터넷서비스사업자 및 정보통신사업자에 대한 책임과 의무를 강화하지 않고는 제2, 제3의 텔레그램 ‘n번방’이 계속 생겨날 수밖에 없음은 불 보듯 뻔한 일이다.

디지털 성범죄를 발본색원하는 방법은 바로 이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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