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어느 날 구글 딥마인드(Google DeepMind)가 개발한 인공지능 바둑프로그램 알파고(AlphaGo)가 바둑기사 이세돌 9단에 4 대 1로 승리하면서 우리에게 인공지능이 미래사회의 존재가 아닌 현실의 존재로 다가오기 시작하였습니다.

알파고가 등장하고 3년이 지난 2019년에는 국내 첫 인간 대 인공지능 법률 분석 대결로 이목을 끌었던 제1회 ‘알파로(AlphaLaw) 경진대회’가 서울 서초구 서초동 변호사회관 5층 인권실에서 개최됐습니다.

제1회 알파로(AlphaLaw) 경진대회에서는 인간 변호사 2인 1조의 9개 팀과, 인텔리콘 연구소가 개발한 법률 AI인 ‘C.I.A’와 인간 변호사가 짝을 이룬 3개 팀이 참가해 제시된 근로계약서를 검토하고 자문하는 실력을 겨뤘습니다.

대회 심사위원장을 맡은 이명숙 변호사는 “법률 AI에게 재판 결과를 결정할 능력은 없지만, 법률 AI는 인간 변호사를 위해 유용한 자료를 빠르게 제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충분히 획기적”이라며 “빠른 시일 내 법조계에서도 법률 AI를 인간의 경쟁자가 아닌 함께 협업할 수 있는 유용한 존재로 인식하게 될 것”이라고 말하며 대결보다 ‘협업지능’이란 가능성에 중점을 둔다는 부분을 강조한 바 있습니다.

1등부터 3등까지는 전부 AI를 사용한 팀이었고, 3등은 놀랍게도 변호사가 아닌 일반인이었습니다. 일반인 참가자는 법률 관련 지식이 전무한 물리학도였고, 그는 “법에 대해 전혀 모르는데 3등을 해 너무 영광이고, 주관식의 경우 제시된 분석을 재조합해 균형을 잡아봤는데 괜찮은 평가를 받아 놀랐다”고 소감을 밝혔습니다.

인공지능은 변호사에게 필요한 정확한 정보를, 변호사가 필요한 시점에 바로 찾아줌으로써 조사에 소요되는 시간을 줄여 변호사의 역량을 고양시킬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따라서 인공지능은 변호사의 경쟁자가 아닌 훌륭한 도구이자 파트너로 인식하여야 할 것입니다.

 

/민홍기 변호사

서울회·법무법인 승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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