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가 되면 TV에서 스크루지 영감이 꿈을 꾸고 변화되어 주위 사람들에게 선을 베풀고 행복해하는 영화가 방영되곤 한다. 그런데 일반 사람들에게 변호사는 돈만 밝히고 자신의 이익만 취하는 스크루지 영감과 같은 존재로 인식되는 것은 아닐까. 크리스마스때 종교와 관계없이 모든 사람이 기뻐하며 사랑하는 사람들끼리 서로 선물을 주고 받으며, 가족끼리 모여 식사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그렇다면 크리스마스 때 아기 예수가 우리에게 주는 의미는 무엇일까? 크게 세 가지를 들 수 있다.

첫째, 자기 자신이 아닌 우리 인간들을 위해 오신 것이다. 죄를 대신 짊어지고 죽음대신 영원한 부활생명을 주기 위해 이 세상에 오셨다. 새로운 셈법이 아닌 새로운 법을 전파하기 위해 오신 것이다. 새로운 법은 군림하고 겁주고 지배하는 것이 아니라, 섬기고 지배와 폭력을 단념하는 것이다. 이는 필연적으로 리더의 희생과 궁극적으로 죽음까지도 야기하나 이것마저도 기꺼이 감당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또한 이것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죽음을 넘어서 부활하고 이 부활을 믿는 평범한 사람들에게도 이와 똑같은 부활생명을 누릴 수 있다는 희망을 준 것이다

둘째, 스스로 낮추어 오셨다. 하나님의 아들이 사람의 아들로 오셨다. 하늘의 법을 강요하지 않고 스스로 실천해 보이셨다.

셋째, 일회성이 아닌 계속적인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속죄물로 자신의 임무를 완수한 후에도, 자기 대신 돕는 성령을 보내 계속해서 지금까지 사람들을 도와주고 있다.

때때로 법적인 조언이나 법률사건이 생겼을 때 알고 있는 변호사를 소개해 주곤 한다. 그런데 추천해주고 칭찬받는 변호사의 공통점은 신기하게도 위 아기 예수의 세가지 특징과 매우 유사하다.

첫째, 돈이 목적이 아닌 고객이 필요로 하는 것을 채워주는 것을 최우선으로 한다.

둘째, 어려운 법률용어를 사용하지 않고 일반인이 이해하기 쉽게 설명해준다. 100% 승소하지 않더라도 성실히 직접 상담함으로써 최선을 다했다는 감동을 준다. 평범한 변호사는 말을 한다. 좋은 변호사는 알기 쉽게 설명한다. 훌륭한 변호사는 직접 보여준다. 그리고 위대한 변호사는 감동을 준다.

셋째, 사건 수임 후 또는 종료 후 연락이 끊기는 것이 아니라, 사건이 종료한 후에도 추가로 도움 줄 일이 없는지 사후서비스를 해준다.

그 결과 특별한 광고를 하지 않아도 일을 맡겼던 고객이 다른 고객에게 믿을만한 변호사라고 소개해줘서 계속해서 고객이 찾아오게 된다. 많이 받은 수임료를 가지고 자신을 위해 흥청망청 쓰는 것이 아니라, 법적인 조언이 필요한 사람에게 선물과 함께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을 베푸는 멋진 변호사이다. 아기 예수가 꿈꾸는 이상적인 변호사의 모습이 바로 이런 것이 아닐까. 이미 그런 분도 있겠지만, 그렇지 않은 분은 이번 크리스마스 이후로 변화된 스크루지 변호사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

 

 

/주지홍 부산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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