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춘희 대구지방변호사회 회장

여러 가지 공약 사업을 시행해오셨는데 그간 활동성과에 대해 한 말씀해주세요.

올해는 정말 바쁘게 지나가는 것 같습니다. 변호사 역할에 대한 사회 인식은 변했고, 법률시장의 경쟁도 날로 치열해지는 것 같습니다. 저의 첫 번째 공약사업은 회원 업무 전문화를 위한 구체적 방안 마련이었습니다.

우리 회에는 지식재산권법, 의료관련법, 조세관련법 등 9개 전문분과위원회가 있습니다. 위원회 활성화를 위해 대한변호사협회로부터 위원회 연구 및 세미나 활동을 전문연수로 인정받았습니다. 그 결과 위원회들이 월 1회 이상 발표와 토론을 하며 전문화에 힘쓰고 있습니다.

최근 3회에 걸쳐 가사 전문 법관들을 초청하여 가사법 전문연수를 실시하고 있습니다. 가족관계등록 비송, 후견제도 개관과 쟁점, 이혼재산분할과 상속재산분할의 쟁점 등 회원 관심 분야에 대한 내용이었습니다. 우리 회에서 연수를 주관하니 여건상 타 지역 전문연수 참여가 어려운 회원들의 만족도도 높은 것 같습니다. 앞으로도 회원 관심이 높은 분야를 중심으로 전문연수를 적극 추진하려고 합니다.

다른 공약들도 하나하나 추진해 가고 있습니다. 일부 미진한 부분은 내년 사업계획으로 차질 없이 수행하려고 합니다.

 

올 한 해 대구회 활동이 특히 돋보였던 것 같습니다.

저는 우선 어떻게 하면 우리 회가 회원들의 일상에 잘 녹아들고 도움이 될 수 있을까 생각했습니다. 업무 스트레스, 경제적 어려움, 의뢰인으로부터의 시달림, 업무수행 중 법원·검찰과의 갈등 등을 누구에게도 속 시원히 털어놓지 못하는 회원들에게 적극 다가서고자 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여러 행사를 진행했습니다. 대구FC 축구 단체 관람과 영화의 날 등 각종 문화행사, 회원 가족 야유회, 히로시마 변호사회 및 미19지원사와의 국제교류활동, 광주회와의 달빛 교류 등 행사를 통해 회원들이 즐겁게 변호사 업무를 할 수 있도록 노력했습니다.

회원들이 함께 하는 봉사활동은 친목을 더욱 돈독하게 하는 것 같습니다. 우리 회 산하 저스티스 봉사단은 신천 일대 클린 봉사활동, 무료 급식소 나눔 활동, 연탄 나눔, 다문화가정 자녀 사회 적응 활동, 장애인을 위한 봉사활동, 선풍기 기부, 불우이웃돕기 성금 전달 등 함께 살아가는 지역 사회를 위하여 노력해 오고 있습니다.

또 회원들이 업무수행 중 겪는 각종 문제점이나 어려운 점을 해소하기 위해 각급 법원 및 검찰청, 경찰청과의 간담회 등을 통해 구체적인 요청사항을 전달했습니다. 그리고 대한의사협회, 한국무용협회, 중소기업연합회, 경북대학병원 등 많은 기관과의 업무협약 및 교류를 통해 우리 회의 외연을 넓히고자 하였습니다.

 

전국 최초로 제1회 변호사 문화제를 개최하게 된 계기나 소회를 말씀 해주세요.

변호사 업무는 정신적 스트레스가 상당합니다. 이에 변호사로서의 삶 외에도 취미생활이 꼭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취미생활은 삶에 윤기를 줍니다.

사실 우리 회원들 중에는 여러 방면에서 예술적 소양이 풍부한 분이 많은데도 이를 표출할 기회가 없었거나 부족했습니다. 그분들에게 무대를 통한 활력을 드리고 싶어 변호사 문화제를 생각하게 됐습니다.

수성아트피아 및 대구무용협회와의 업무협약을 시작으로, 사진작가인 배진덕 변호사를 문화예술위원회 위원장으로 하여 위원 28명이 함께 문화제를 준비했습니다. 문화제는 올해 10월 28일부터 11월 1일까지 전시와 공연으로 나누어 개최했습니다. 사진, 시화, 그림, 서예, 서각 등 많은 작품을 전시된 범어역 아트스트리트 벽면 갤러리 전시회를 본 다수 회원이 내년에는 자신도 출품하고 싶다고 하여 보람을 느꼈습니다.

10월의 마지막 밤, 범어도서관에서 열린 회원들의 색소폰 공연과 밸런스 합창단의 공연, 대구무용협회의 무용 공연으로 분위기가 뜨거웠습니다. 공연 당일 우리 회 변호사로 구성된 밸런스 합창단에 가입하고 싶다는 회원이 많았습니다. 바쁜 일정 때문에 연습도 쉽지 않았을 텐데 열창하는 모습을 보니 회원들이 예술적 끼를 발휘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밸런스 합창단은 내년 변협에서 주최하는 변호사대회에도 초청받았다고 해서 정말 기대됩니다. 밸런스 합창단은 히로시마변호사회와의 교류 20주년 기념행사, 대구지법 신년음악회 등에서 활발한 활동을 이어 나가고 있습니다.

모든 일은 시작이 가장 어렵다고 합니다. 번거로운 일을 기획하고 추진해주신 배진덕 위원장과 이담 밸런스합창단 단장, 그리고 수고하신 모든 분에게 이 자리를 빌려 다시 한 번 감사 말씀 드립니다.

 

앞으로의 문화·예술제가 더욱 기대됩니다. 내년 대구회 주요 사업은 무엇이 있을까요.

재개발사업으로 사무국을 이전해야 해서 내년에는 새로 단장된 사무국에서 새로운 역사를 시작하게 됐습니다. 계속 해 오던 각종 사업들은 내년에도 차질 없이 수행할 것입니다. 올해 경험을 토대로 내년에는 특히 공약사업을 보다 충실하게 추진하고자 합니다.

우선 대구회 역사관 건립사업을 본격 추진하고자 합니다. 비록 지금은 수도권 집중으로 그 위상이 줄어들기는 했지만 역사적으로 대구 법조는 서울 다음가는 유서 깊은 전통을 가지고 있습니다. 역사관 건립은 그 자랑스러운 모습을 자각하고 널리 알리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우리 회는 금년 역사관운영규정을 제정하고, 역사관운영위원회를 발족하면서 자료 수집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또 우리 회원들이 지역을 넘어 전국적, 세계적인 안목을 기를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고자 합니다. 그 일환으로 대한변협 행사와 각종 국제행사에 많은 회원이 참여하도록 유도하고, 기존 일본과의 교류 외에 제3국과의 국제교류를 추진하고자 합니다. 도도한 법조 흐름에서 우리 회가 소외되는 일이 없도록 하고자 합니다.

당연히 내년 사업도 회원들의 권익 보호와 친목 도모가 전제되어 있습니다. 무엇이 진정 회원들을 위한 사업인지 고민하겠습니다.

 

청년변호사들에게 하고 싶은 말씀이 있으시다면 한 말씀해주세요.

사람들은 정신적으로 괴로울 때면 변호사를 찾습니다. 변호사가 모두 인격이 고매해서도, 특이한 능력을 지녔기 때문도 아닙니다. 변호사이기 때문입니다. 법적인 문제로 고통 받고 괴로워하는 사람들에게 무엇인가 해 줄 수 있다는 것은 변호사로서 행복이자 특권입니다.

변호사는 사업가적 측면과 공익의 봉사자라는 두 가지 측면 간 적절한 조화가 필요합니다. 사업적 측면을 도외시 할 수는 없지만 그렇다고 지나치게 몰입하면 삶이 피폐해집니다. 변호사라는 사실에 자부심을 가지고, 다른 사람에게 베풀 수 있는 자격을 부여받았다는 사실에 늘 감사하면 좋겠습니다.

청년변호사들이 할 수 있는 일은 많습니다. 할 수 있는 능력도 있습니다. 이제야 느끼는 것이지만 꾸준하다는 것은 변호사로서의 최상의 덕목입니다. 하루하루에 조급해 하지 않고, 멀리 바라보면서 꾸준히 자신의 능력을 키워나가면 반드시 좋은 결과가 있으리라고 확신합니다.

 

 

 

이춘희 대구지방변호사회 회장 약력

사법시험 25회, 사법연수원 15기
법무법인 삼일 대표변호사
경북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겸임교수
대구광역시 고문변호사
대한공증협회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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