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즈와 와인의 ‘마리아주(Mariage)’는 웬만해선 실패하지 않는 조합이다. 와인을 마시고 싶은데 안주로 뭘 먹어야 할 지 모를 때 치즈를 꺼내 들면 반쯤은 성공하는 격이다.

치즈와 와인의 공통점은 둘 다 발효음식이라는 점이다. 치즈는 단백질과 칼슘이 풍부해 건강에 좋으며, 간의 알코올 분해 활동을 도와준다. 치즈는 와인의 떫은 맛을 약화시키고, 와인은 치즈의 깊은 맛을 더 풍부하게 준다. 이런 이유로 와인과 치즈를 함께 즐기면 환상적인 맛과 향을 느끼게 한다.

와인초보자들이 마시기 좋은 탄닌이 없는 샤르도네 품종의 화이트 와인이나 가벼운 타입의 레드 와인에는 부드러우면서도 입 안에 진한 맛이 퍼지는 소프트 치즈가 잘 어울린다. 소프트 치즈 특유의 기름기를 신선함이 특징인 가벼운 와인이 깔끔하게 정리해주기 때문이다. 소프트 치즈로는 까망베르(Camembere) 치즈와 브리(Brie) 치즈가 있다. 이런 흰곰팡이 치즈는 말 그대로 치즈를 숙성시킬 때 표면에 흰색 곰팡이를 심어 밖에서 안으로 숙성을 시키는 것이다. 이런 치즈는 맛이 순하고 부드럽기 때문에 치즈를 처음 접하는 사람들도 먹기 편하다. 흰 곰팡이 치즈는 미디엄 수준의 바디를 가진 레드 와인이나 그보다 좀 더 가벼운 레드 와인, 혹은 무난한 화이트 와인과 잘 어울린다.

수분이 많고 향이 거의 없는 후레쉬 치즈(fresh fromage) 역시 향이 강한 레드 와인보다는 드라이한 타입의 화이트와인이나 스파클링 와인과 잘 어울린다. 숙성을 시키지 않아 치즈 자체의 맛이 가볍고 부드럽기 때문에 향이 강한 와인에는 어울리지 않는다. 대표적으로는 모짜렐라(Mozzarella) 치즈가 있다. 이런 치즈들의 특징은 상당히 무른 성질을 가지고 있어 빵이나 비스켓에 발라 까나페(Canape)로 먹는 경우도 많다.

달콤한 와인에는 이탈리아의 고르곤졸라(Gorgonzola) 치즈가 제격이다. 요즘은 많이 대중화되었지만 특유의 곰팡이 냄새(고린내) 때문에 인기가 없었던 푸른색 곰팡이가 피어있는 블루 치즈다. 이렇게 향이 강한 치즈에는 꿀처럼 진한 스위트 와인인 아이스와인이니 귀부와인이 잘 어울린다.

드라이하면서도 산도가 있는 와인에는 하드 치즈가 적격이다. 고소하면서도 짭짤한 맛이 특징인 하드 치즈는 드라이하면서 산도가 풍부한 와인이 잘 어울린다. 압착과정에서 반경성보다 수분을 더 제거하기 위해 가열공정을 한 번 더 거친 치즈가 경성 치즈다. 손이나 포크로 그냥 먹기 어려워 전용 칼이 필요할 정도로 딱딱한 치즈다. 스위스의 에멘탈(Emmental) 치즈와 네덜란드의 에담(Edam) 치즈가 유명하다. 하드 치즈는 강하게 압착되었기 때문에 맛이 진해 바디감 있는 드라이 레드 와인이 좋다.

 

 

/윤경 변호사

더리드 공동법률사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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