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들어가며

2019년 9월 22일부터 엿새간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진행된 2019 IBA 서울 연차총회에는 세계 곳곳에서 찾아온 변호사들로 열기를 더했습니다. 저는 운 좋게도 대한변호사협회 등록비 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사상 처음 한국에서 개최된 세계변호사협회(IBA) 연차총회에 참가할 수 있었습니다. 이제 갓 필드에 발을 내디딘 청년변호사로서, 개인적으로나 업무적으로나 이번 IBA 연차총회 참가는 매우 소중한 경험이었습니다.

II.글로벌 네트워킹

국가 간 경제 교류가 활발해지면서, 국내에 진출한 해외기업이나 해외에 진출한 국내기업의 각종 자문 업무와 소송 업무가 덩달아 늘었고, 이에 따라 글로벌 네트워킹은 로펌들에게 매우 중요한 이슈이자 자산이 되었습니다.

실제로 이번 IBA 현장에서 국내 주요 로펌들이 다양한 주제의 리셉션과 소모임 등을 활발하게 개최하는 등 글로벌 네트워킹을 위한 노력을 직접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특히 2019 IBA 연차총회가 서울에서 개최된 덕분에 국내 로펌이나 변호사들 입장에서는 네트워킹을 위한 시간적, 장소적, 비용적 제약에서 벗어날 수 있는 큰 이점이 있었기 때문에, 네트워킹 기회를 최대한 살리려는 모습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제가 소속된 로펌에서도 IBA 서울 연차총회가 진행된 6일, 그리고 그 전후로, 크고 작은 네트워킹을 위한 미팅을 준비하고 각국의 변호사들과 만남을 가졌습니다. 개인적으로는 각국의 변호사들과 다양한 의견과 생각을 공유하면서 제 모습을 돌아보고 성장시킬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었고, 업무적으로는 각국에 자리잡은 변호사들 그리고 로펌들과 새로운 인적 네트워크를 구축할 수 있었습니다.

특히, 청년변호사로서 세계 각국의 변호사들과 공통의 이슈 또는 당해 국가의 법률시장 이슈를 가지고 토론하며 교류할 수 있는 기회를 가졌다는 것 자체가 제게 상당히 의미 있는 시간이었고, 지금은 언젠가 그 변호사들과 다시 만나 반갑게 인사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설레기도 합니다.

III.세션 참관

2019 IBA 서울 연차총회에서는 다양한 주제로 무려 200여개의 세션들이 열렸는데, 해당 전문 분야의 법조 리더가 최신 이슈를 발표하고 자신의 경험과 생각을 공유하는 것이 정말 인상 깊었습니다. 그리고 ‘어느 정도의 내공을 쌓아야 나도 저 자리에서 발표해 볼 수 있을까’하는 생각이 들면서 더 열심히 하겠다는 의지를 다지기도 하였습니다.

동 시간대에 진행된 여러 개의 세션 중 하나를 정하는 것이 어려울 정도로 흥미로운 주제들이 많았는데, 제가 참관했던 세션 중 특히 기억에 남는 세션은 “Trends in private M&A: Representations and Warranties Indemnity Insurance”였습니다. 알아두면 유용한 내용이어서 이를 간단히 소개하면 아래와 같습니다.

진술보장보험(Representations and Warranties Indemnity Insurance)은 인수ㆍ합병(M&A) 시장에서 당사자들이 거래 당시에 서로가 알지 못하는 위험(Unknown Risk)를 처리하는 보험입니다. 통상 매도인은 기업을 팔 때 계약서에 해당 기업(Target)의 현 상태를 보증하게 됩니다. 진술보장보험은 이러한 매도인의 보장이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될 경우 가입자(*주로 매수인)에게 보험금을 지급해 이 손해를 보전해주는 구조를 가집니다.

국내 M&A 시장이 성장하면서 진술보장보험도 본격적으로 주목을 받기 시작하고 있는데, 진술보장보험은 M&A 진행 시에 계약체결 이후 발생할 수 있는 불확실성을 낮추어 주는 큰 이점이 있습니다. 매수인 입장에서는 보험사를 통해 추후 발생할 수 있는 손해를 보전 받을 길이 생겨 상대적으로 안전한 M&A가 가능해졌고, 딜 클로징에도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해당 세션에서 듣기로, 해외 시장에서는 이미 진술보장보험을 활용하는 사례가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는 추세라고 하며, 향후에는 M&A의 통상적인 조건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합니다.

최근 국내에서도 사모펀드(PEF)가 주도하는 딜이 많아지면서 클로징 후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진술보장보험을 활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긴 하나, 국내 시장에서는 아직까지 해외만큼 진술보장보험이 활발히 이용되고 있는 것 같지는 않습니다. 다만, 새로운 형태의 상품이나 분쟁이 계속해서 생겨날 수 있는 분야인 만큼, 향후 많은 분석과 연구가 있을 것으로 예상되며, M&A 업무를 지속적으로 접하게 될 변호사로서도 꾸준히 관심을 가져야 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IV.마치며

대한변호사협회의 지원으로 처음 IBA 연차총회에 참가해 보았는데, 제 예상보다 훨씬 더 많은 경험을 하고 훨씬 더 좋은 경험을 했다고 생각됩니다. 최근 대한변호사협회에서 2019 IBA 서울총회에 이어 2019 로아시아 연차총회에서도 청년변호사들의 등록비를 지원하기로 결정했다는 소식을 들었는데, 제 주위의 변호사님들께서 이 좋은 기회를 놓치지 않으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감사합니다.

 

 

 

/김태경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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