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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조나침반]위험(risk)과 이익(profit) 간의 관계 단절
주지홍 부산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  jjoo@pusan.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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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7호] 승인 2019.10.21  10: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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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또에 당첨될 경우 그 이익은 매우 크다. 879회 당첨금액은 32억636만원이다. 값도 싸다. 1000원이면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로또를 안사는 이유는, 당첨이 안 될 위험(risk)이 너무 크기 때문이다. 자유시장경제를 기초로 하는 우리 사회는 이러한 ‘위험과 이익의 균형’이 내재화되어있다.

그렇다면 법제도에도 이와 같은 경제법칙이 적용되어야 하는데, 그렇지 않은 경우를 발견하게 된다. 예컨대 대상청구권(代償請求權)이 그러하다. 채권자 위험부담주의에서는 계약당사자에게 귀책사유 없는 사유로 목적물이 멸실된 경우 이에 따르는 경제적 위험을 채권자(매수인)가 부담하기 때문에, 나중에 목적물에 대신하는 대상이익이 발생될 경우 이러한 위험을 부담하는 채권자에게 이익을 귀속시키는 것이 타당하다.

그러나 채무자위험부담주의에서는 목적물멸실에 따르는 경제적 위험(risk)을 매수인이 부담하지 않기 때문에 설령 나중에 초과대상이익(profit)이 발생되더라도 매수인에게 귀속시킬 이유가 없다. 독일에서 판례나 입법에 의해 이를 인정해 왔다는 이유로 우리도 이를 인정해야 한다는 주장이 있었고, 우리 법원에서 이를 받아들였다. 그러나 이는 기본적인 경제원칙에 맞지 않다. 그러자 이를 대체하는 근거로 “급부위험” “계약의 연장효” “우연한 사정이 생기지 않았더라면 이익이 귀속될 자에게 이익을 귀속시키는 것이 정당하다”라는 이유 등을 들고 있지만 별로 설득력이 없다.

위험과 이익은 밀접한 관련성을 갖고 있는데 이를 단절시키고, 이익의 귀속근거로 위험 대신 다른 이념이 개입되는 순간 문제는 발생된다.

학계와 법원도 이러한 문제점을 인식하고, 과거에 대상이익 인정범위를 실손해로 제한하고자 한다거나, 이행불능의 일반적 효과로 대상청구권을 인정하지만 점유취득시효 완성자가 등기명의자에게 이를 주장하지 않은 상태에서 대상이익을 청구하는 것을 제한하는 등 타당한 해결책을 모색하고 있다. 독일에서 첫 단추를 잘못 꿰어 계속해서 발생되는 문제를 우리도 반복하고 있다.

모든 정책과 법제도에는 이와 같이 위험과 이익이 균형을 이루어야 한다. 탈원전의 경우 환경보호이익도 중요하지만 에너지안보위험을 고려해야 한다. 외고·자사고 일괄폐지의 경우 평등의 이익도 중요하지만, 교육적 선택의 자유를 잃게 되는 위험도 고려해야한다. 검찰개혁이나 공수처 설치의 경우 선출된 권력에 의한 문민통제의 이익도 있지만, 대통령이나 여당의 수족화에 따른 정치검찰화 위험도 고려해야 한다. 더 큰 문제는 위험이 현실화되어 잃게 되는 이익이 그 정책이나 제도의 본질적인 것이고, 얻게 되는 이익은 부차적이라는 점이다. 그래서 필자는 가끔 돼지꿈을 꿀 때나 로또를 사지 항상 사지는 않는다. 당신은 오늘 로또를 샀는가?

/주지홍 부산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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