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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분야 이야기]금융규제와 한국의 핀테크
구태언 IT·지적재산권법 전문변호사  |  tekoo@law-l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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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4호] 승인 2019.09.30  10:0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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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7월 10일 애플이 앱스토어를 출시하자 모바일경제가 시작되고 핀테크 기업들이 출현해 금융산업의 지형을 바꾸기 시작했다.

1994년 마이크로 소프트 창업자 빌 게이츠가 “금융은 필요하나, 은행은 필요하지 않다(Banking is necessary, banks are not)”고 예언한지 25년이 지난 지금 핀테크는 세계 금융산업의 지형을 바꾸고 경제의 흐름마저 바꾸고 있다.

중국 베이징과 상하이가 전 세계 1·2위, 미국 뉴욕이 3위, 다시 중국 도시인 광저우·선전이 4·5위. 중국 도시들이 전 세계 상위권을 휩쓰는 분야가 있다. 바로 핀테크(Fintech) 경쟁력이다.

최근 함께 발표된 ‘국제금융센터지수(GFCI) 26호’ 보고서에서 한국의 서울·부산 등은 아예 이름을 올리지도 못했다. 세계에서 가장 앞선 통신망과 가장 높은 스마트폰 보급률(95%·세계 1위)을 자랑하는 한국이 유독 핀테크 분야에서 힘을 쓰지 못하는 이유는 뭘까.

영국 등 주요 국가들은 우리가 이제 막 시작한 금융 분야 규제 샌드박스를 수년 전부터 운영 중이다. 중국은 신용카드 보급률이 2%도 안 됐을 때, 즉 기존 인프라가 없는 상황에서 곧바로 스마트기기 기반의 핀테크가 삽시간에 확산될 수 있었다. 몇 년 뒤면 우리나라 핀테크 수준이 후진국보다 뒤질 수 있다.

우리는 2015년 무렵 핀테크 스타트업이 많이 생겨나며 융성할 기회가 있었으나 규제당국의 규제완화 실패로 대부분 스타트업이 실패하고 만다. 반면 구글, 아마존, 페이스북 등 대형 플랫폼 업체들은 인공지능 기반 금융사업자로 변신하고, 세계의 정보를 장악하며 거래와 결제를 통한 신용정보까지 장악해 나가고 있다. 25억명 이용자를 가진 페이스북은 디지털 자산 리브라(Libra)를 내년까지 발행해 각국 경제와 산업이 위기에 처해 있다.

정부도 올해 들어 규제 샌드박스 제도를 통해 규제혁신을 하겠다고 스스로 나서고 있으나 금융의 경우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된 42개 서비스 중 리스크가 적은 결제·송금이 11건, 대출이 18건으로 30개에 달해 정부의 혁신의지를 의심케 한다.

정부 주도의 자기개혁의 한계다. 과감히 민간 주도로 전환해야 할 것이다. 혁신적 서비스를 실험해 보는데 일일이 정부의 허가를 받아야 하는 규제 샌드박스 제도는 혁신의 마중물은 될지언정 본질적 변화를 이끌기에는 역부족이다.

금융산업은 나라의 돈이 도는 혈맥을 지키는 산업인만큼 우리가 지켜야 할 산중요한 산업이다. 핀테크가 지연되면 선진국을 뒤따라 가는 것이 아니라 아예 주도적인 지위를 상실할 수 있다. 변호사는 규제혁신이 사명인만큼 민간이 주도적으로 금융을 혁신하도록 도와야 한다. 민간에 의한 실험을 과감하게 허용하도록 정부를 향해 쓴 소리를 멈추지 말자.

/구태언 IT·지적재산권법 전문변호사

서울회·법무법인 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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