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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일본 강제동원 판결에 대하여
박래형 변호사  |  petet.park@lawlogo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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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4호] 승인 2019.09.30  10:0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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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강제동원 판결과 관련한 여러 쟁점 중 문제가 되고 있는 ① 1965년 6월 22일 한일청구권협정의 효력 및 ② 소멸시효 문제에 대하여 설명하고자 합니다.

대법원 판결은 피고가 강제 동원된 원고들에게 반인도적 불법행위를 하였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원고들의 정신적인 고통을 입었음을 인정하였습니다. 우리나라 대법원에서 다룬 개인 청구권은 ‘일본의 국가 권련이 관여한 반인도적 불법행위나 식민지배와 직결된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청구권’입니다.

국제노동기구 협약 및 권고 적용 전문가위원회 보고서(1999년)에는 도쿄시의회가 1946년에 일본 외무성 작성한 ‘일본에서의 중국 노동자들과 노동조건의 개관’이라는 제목의 보고서가 있고, 해당 보고서에는 강제동원 근로자들의 근무조건과 사망률이 28.6%까지 올라갔었다는 내용이 서술되어 있다고 합니다. 한편, 일본 최고재판소는 2007년 4월 27일 강제동원 노동자들의 사망률이 무려 17.5%에 달하였다는 것은 판결 이유에서 인정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강제 동원 노동자들의 사망률에 비추어 당시 노동환경이 매우 열악하고 비인도적이었다는 것을 추정해볼 수 있습니다.

대법원 뿐 아니라 해당 사건의 1심과 2심 모두 “1965년 6월 22일 한일청구권협정에서 포기하기로 한 청구권 내용에 개인의 손해배상청구권이 포함된다”라는 판단을 하지 않았습니다. 위 사건들이 1심에서 패소한 이유는 피고의 소멸시효 항변을 받아들여서이며, 2심에서 패소한 이유는 일본 판결의 승인으로 기판력에 따라 모순된 판단을 할 수 없다는 이유로 기각됐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제 개인적인 의견으로는 개인의 손해배상청구권 뿐 아니라, 아래의 사정에 비추어 개인의 청구권 자체가 포함되지 않았다고 해석을 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생각합니다(아래 일본의 사정에 대하여는 야마모토 세이타 변호사님의 글을 일부 참고하였습니다).

① ‘시의 법령(時の法令)’ 별책 1966년 3월 10일 한일회담의 협상 담당관인 타니니 마사미는 외교보호권을 포기한 것이라고 설시하고 있으며, ② 일본 최고재판소는 1968년 11월 27일 재외 자산 보상 청구사건에서 ‘샌프란시스코 평화조약’에 관하여 일본 국민의 소유에 속하는 재외자산을 전쟁 배상에 충당하는 처분을 한 것으로 볼 수 없고, 이른바 이의권 내지 외교보호권을 행사하지 않을 것을 약속한 것으로 판시하였습니다. ③ 원폭피해자가 1972년 3월 7일, 1945년 발생한 원폭 피해와 관련하여 피폭자 건강수첩 교부 거부처분취소 소송을 제기하여 1978년 3월 30일 일본 최고재판소에서 최종적으로 승소 하였는데, 만약 청구권 협정으로 해결되었다는 전제가 있다고 한다면, 피폭자의 해당 청구도 인용되지 않았을 것이며, ④ 1991년 8월 27일 야나이 슌지 조약국장 외교보호권을 포기한 것이지 개인청구권 인정 포기가 아니라고 설명한바 있습니다. ⑤ 일본 외무성 조사 월보 1994년도 no.1에서 일본 정부의 입장은 개인청구권 포기가 아니라고 설명하고 있으며, ⑥ 시모다 사건 및 시베리아 수감자 보상 등 사건에서 일본 정부는 일본 국민의 개인청구권을 포기하지 않았다고 하였습니다.

당시 일본 정부가 개인의 청구권이 소멸되지 않았다고 하여야 하였던 이유는, 당시 일본 국민들에게 보상을 해주지 않기 위함이었던 것으로 추정됩니다. 1965년 협정 당시 일본 정부는 한국에서 피해자가 와서 일본 법원에서 소송을 제기할 것이라고는 예상하지 못하였던 것으로 생각됩니다.

한편, 협정에 기하여 개인청구권이 소멸되었는지 여부와 관련하여 UN 맥두걸 보고서(1998)는 협정 작성 당시 일본의 직접 관여가 은폐되어 있어 정의형평에 반하여 허용되지 않으며, 인권법이나 인도법에 반하는 일본군의 행위로 피해를 입은 개인의 손해배상청구권이 없는 것은 아니라고 보고한 바 있으며(민사상 책임 뿐 아니라 형사상 책임까지 구할 것을 해당 보고서에는 요구하고 있음), UN ILO 전문가위원회 보고(1999)에 따르면 일본이 노동자를 대거 동원한 것은 협약 위반이며, (한일 청구권 협정에 따라) 국가 간 지불이 피해자의 상처를 치유하기에 충분하지 않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소멸시효와 관련하여서는 아래와 같은 이유에 비추어 완성되지 않았다고 판단한 것은 타당하다고 사료됩니다. 강제동원된 원고들이 이 사건에서 소송을 제기한 것은 2000년 5월 경입니다.

① 한일청구권 협정문 자체가 공개가 된 것은 2005년 1월인데, 당시 소송을 제기할 당시(2000년 5월)는 한일청구권 협정이 공개가 되어 있지 않아, 개인의 손해배상청구권이 위 협정에 포함되어 있는지 여부에 대하여 당사자들이 전혀 알 수가 없었고, ② 2007년 5월 31일 나고야고등재판소 등에서 미쓰비시중공업 주식회사가 ‘구 회사의 위법행위에 대하여서는 일체 관여하고 있지 않아 책임이 없다’는 취지의 주장을 하는 것은 신의칙상 허용되지 않으며, 소멸시효 항변을 받아들이지 않고, 해당 피해자들에 대한 강제연행, 강제노동에 대하여 민법상의 책임을 져야 한다는 판결이 나오기도 하였습니다. ③ 강제 동원된 피해자들의 사망률이 17.5%(1946년 도쿄시의회에서 보고한 일본 외무성 보고서에 따르면 최대 28.6%)에 달하는 극심하게 열악한 환경에서의 반인도적인 불법행위까지 소멸시효 원용의 이익을 부여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측면에서 대법원 판결의 결론은 타당하다고 사료됩니다.

/박래형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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