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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요구 부응 위해 상고제도 개선 시급대한변협·금태섭 국회의원·법원행정처, 상고제도 개편 방향 토론회 개최
사실심 내실화, 법원조직 개편, 전원합의체 활성화 등 사법부 체계 개선 요구
강선민 기자  |  news@koreanbar.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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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2호] 승인 2019.09.09  09:1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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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 없이도 산다”라는 말은 옛말이 됐다. 연간 상고사건 4만건 시대, 더 나은 사법서비스를 찾는 국민의 요구가 높아지고 있다. 이에 법조계와 국회가 본격적인 상고제도 개편을 위한 중론을 모았다.

대한변호사협회(협회장 이찬희)는 지난 3일 국회의원회관 제3세미나실에서 금태섭 의원, 법원행정처와 공동으로 ‘상고제도 이대로 좋은가?-충실한 재판을 위한 상고심 개선 토론회’를 개최했다. 지난 7월 24일 김명수 대법원장이 법학계와 ‘상고제도 개편 간담회’를 주재한 이후, 법조계서 열린 첫 관련 토론회다.

이날 토론회는 금태섭 의원 개회사로 시작됐다. 금태섭 의원은 “인용될 가능성이 전혀 없는 무익한 상고들이 걸러지지 않아, 충실한 심리가 필요한 사건들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실정”이라며 “대법원이 법령해석 및 법적용의 통일, 국민 권리구제 등 최고법원으로서 본연의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서는 상고제도 개선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전했다.

이어 이찬희 협회장은 “상고사건의 증가로 인해 극소수 전원합의체 판결을 제외하고는 충분한 대법원 판결 심리가 어려워 이른바 ‘10초 재판’이라는 말까지 등장했다”며 “국민의 재판청구권을 보장하기 위해서 어떤 방향으로 상고제도를 개선해 가야할지 각계각층의 의견을 수렴할 때”라고 토론회 취지를 밝혔다.

우리나라는 상고심절차에 관한 특례법에 따라 1994년부터 ‘심리불속행 제도’를 채택하고 있다. 상고사건이 법령이 정한 상고이유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될 경우 본안 심리 없이 기각하는 제도다. 심리불속행 판결문에는 ‘이유없음’ 외에는 상세한 심리 결과가 나오지 않는다. 소송관계자들의 불만이 높은 이유다. 법원 역시 현행 상고제도는 개선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심리불속행 판결일지라도 결국은 대법관의 심리가 요구되기 때문이다.

유제민 법원행정처 사법지원심의관은 “1990년 상고허가제 폐지 이후 대법원에 접수되는 본안 사건은 꾸준히 증가 추세에 있다”며 “1990년 8319건이었던 상고사건이 지난해에는 4만 7979건에 이르렀는데, 이는 1990년 대비 약 5.7배 증가한 수치”라고 설명했다. 사법연감에 따르면 대법관 1인당 처리해야 하는 상고사건은 연간 약 3998건이다.

유제민 사법지원심의관은 “전원합의체 활성화 등 대법원이 정책법원으로서 역할을 회복하고, 신속·정확한 국민 권리구제를 실현하려면 어떤 방향으로든 상고제도 개선이 불가피하다”고 덧붙였다. 현재 대법원이 논의 중인 상고제도 개편안은 △상고허가제 △고등법원 상고부 △상고법원 △고등법원 상고심사부 △대법관 증원 △대법원 이원적 구성(상고심사제 도입/미도입) 등 6가지다.

이날 토론에선 상고제도 개편 논의가 사실심 강화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는데 의견이 모였다. 국민의 사법서비스 만족도, 재판 승복률을 높여야만 궁극적으로 상고사건 수를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이인호 중앙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헌법상 재판청구권은 모든 국민이 3심까지 재판을 받을 권리를 뜻하는 것이 아니라, 신속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말한다”며 “1·2심 즉, 사실심을 강화해 국민이 상고심까지 가지 않아도 신속히 분쟁을 종결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상고허가제를 도입함으로써 전원합의체 심리를 활성화하고 대법원이 ‘최고법원성’을 복원케 해야 한다”면서 “현재는 대법관 4인으로 구성된 소부가 심리의 80%를 처리하고, 전원합의체 심리는 20%에 불과해 대법원이 최고심급으로서 제 기능을 다하지 못한다”라고 설명했다.

현재 상고허가제를 전면적·부분적으로 채택하는 곳은 미국, 독일, 영국, 프랑스, 일본 등이다. 해당 국가들은 사회적으로 의미 있거나 중요한 사건에 한해 최고법원에서 상고심 판단을 받도록 규정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1981년부터 1990년까지 상고허가제를 실시한 바 있다.

반면 법원 권위주의가 강화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있었다. 민홍기 변호사는 “상고제도 개편이 대법원의 업무 부담을 고등법원 등으로 전가하거나, 단순히 대법원에 상고사건이 도달하지 못하도록 막는 개념으로 논의돼선 안 된다”며 “사실심 내실화, 대법원 조직 개편 등 상고제도 문제를 원천적으로 해결하려는 법원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민홍기 변호사는 지난해 대법원 심리불속행 기각률이 80%에 육박하는 점을 지적하기도 했다.

좌장 성봉경 대한변협 법제위원장도 “부실한 심리불속행 기각 판결문을 받은 소송당사자들은 재판 결과에 불만족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백상준 국회입법조사처 입법조사관은 “어떤 상고제도든 명확한 장단점이 존재하는 만큼 법원이 완벽한 선택을 하기란 어려울 것”이라면서 “다만 제도 개편 시 사법서비스 수혜자인 국민의 의사가 최우선으로 고려돼야 한다”고 밝혔다. 나아가 다양한 대체 분쟁해결 절차를 확대해 법원의 업무 부담을 감소시킬 필요가 있다고 봤다.

임성택 법무부 법무심의관실 서기관은 “상고제도를 개편하려면 상고심법뿐 아니라 소송법적, 법원조직법적 측면을 모두 살펴봐야 한다”며 “국민 재판청구권 실현, 실질적 상고율 감소, 대법원 사회통합적 기능 강화 등을 아우를 수 있는 개편안이 나오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승윤 법률신문 기자는 “대법원과 국민 모두에게 상고제도 개선은 절실한 과제”라며 “18대, 19대 국회에서 상고법원안이 본회의를 통과하지 못해 자동 폐기됐는데, 20대 국회에선 상고제도 개선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고 국회 입법을 촉구했다. 이와 관련해 지난해 11월 금태섭 의원이 고등법원 상고심사부 설치를 골자로 한 ‘상고심절차에 관한 특례법 전부개정법률안’을 대표발의한 상태다.

유제민 사법정책심의관은 “앞서 7월 상고제도 개편 간담회에서 김명수 대법원장은 대법관 증원부터 상고허가제까지 열린 마음으로 상고제도 개편 방안에 관한 의견을 청취하겠다는 뜻을 밝혔다”며 “헌법정신에 부합하고 실정에 맞는 방안을 찾고자 법원도 최선의 노력을 하겠다”고 전했다.

/강선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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