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정성과 연속성을 그 정의로 하는 질서, 그 중에서 오늘날 세계 선진 시민들이 공유하는 정치사회 질서가 바로 자유·민주적 기본 질서이다. 그 민주의 바탕은 국민의 존경을 지고의 가치로 여기면서 국가·사회의 무거운 짐을 명예감정 하나로 짊어지고 나아가는 낙타 같은 다수의 지배세력이다.

또한 그 자유를 선도하는 것은 선각자로서 사자 같은 삶으로 이 세상을 개혁, 혁명, 반란으로 파괴해 나아가는 창조적 소수다. 법조인의 양심, 그 중에서도 특히 우리 헌법이 말하는 법관의 양심은 위와 같은 자유와 민주에 의거해 대한민국의 새로운 지평을 여는 것이어야 하고, 그 새로운 지평은 국수적인 정체성을 극복하고 문화의 다양성을 받아들이면서 지구 전체가 단일한 경제·정치 권역으로 통합되는 평화로운 지구촌의 진보다.

전지전능한 창조주 신(allmighty God the Creator)이 명령하는 초자연적 질서에 바탕을 두는 인간의 규범이나 가치체계에 대해, 우리 스스로의 무지를 인정하고 그 무지를 해결하기 위한 과학적 연구에 더 많은 자원을 투자한다면 나아질 수 있다는 인식을 기반으로 하는 것이 바로 진보이다. 위와 같은 무지를 기꺼이 인정하는 진보라는 아이디어는 사람들로 하여금 미래를 점점 신뢰하게 만들었다. 그 신뢰는 신용을 창조했고, 그 신용은 현실 경제성장을 이루었으며, 그 성장은 미래에 대한 신뢰를 더 강화하고 더 많은 신용을 향한 길을 열었다.

비록 천연자원이 부족하더라도, 평화가 유지되고 공정한 사법제도가 살아 움직이고 시장경제 질서가 보장되는 자유정부가 있는 한, 값싼 대가로 더 많은 자본이 모아지고 더 좋은 교육제도가 육성되고 고부가가치의 하이테크 산업이 육성됨에 따라, 그 나라의 전체의 경제파이가 커지기 마련이다.

그 나라 전체의 파이가 더 커감에 따라, 평등이라는 헌법적 관점에서 더 많은 소비자 국민들은 더 많은 구매를 해 그 나름대로의 행복을 추구해야 하고, 또한 자유라는 헌법적 관점에서 자본가 국민들은 그 이윤을 낭비하지 않고 생산을 위해서 재투자되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 우리 자유경제 질서의 윤리 핵심이다.

남의 부를 빼앗아 부자가 되는 것이 아니라, 전체의 파이의 크기를 늘림으로써 모두의 이익을 크게 해 이루는 공생(win-win)의 길은, 미래에 대한 신뢰를 바탕으로 하는 ‘신용’이라는 특별한 종류의 돈이기에, 미래에 대한 믿음은 오늘날 가장 중요한 경제자원이며, 그중에서도 사유재산권이 보장되고 정치권력이나 나머지 국민들로부터 독립된 공정한 사법제도야말로 바로 대한민국 국부의 원천이다.

 

 

 

/김병철 변호사

충북회·법무법인 청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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