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간의 법원 및 로펌 생활을 뒤로하고 글로벌 기업으로 자리를 옮기니 하루하루가 새롭다.

일의 스펙트럼도 넓고 전문 용어들과 많은 약어들로 마치 새 언어를 배우는 것 같다. 입사 첫날부터 새로 접한 용어가 ‘성장형 사고방식(Growth Mindset)’이다. 스탠포드 대학의 캐롤 드웩 심리학과 교수가 고안한 ‘성장형 사고방식(Growth Mindset)’은 ‘고착형 사고방식(Fixed Mindset)’에 대비되는 개념이다. 모든 사람은 배우고, 경험하고, 실패를 통해 성장할 수 있고, 사람이 타고난 능력보다는 성장하고자 하는 사고방식이 성공을 좌우한다는 것이다.

2014년에 취임한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 CEO는 이러한 ‘성장형 사고방식(Growth Mindset)’이야말로 회사를 성장시키고 혁신을 가져오는 원동력이자 꼭 필요한 기업 문화라는 신념으로, 모든 임직원들에게 배우기를 중단한 ‘전부 아는 사람(know-it-all)’이 아닌 ‘모든 것을 배우는 사람(learn-it-all)’으로 거듭나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때 중요한 것은 실패를 밑거름 삼는 성장이다. 성장을 위해서는 실패를 두려워해서는 안되고, 조직 차원에서도 실패를 통해 배우고 다시 앞으로 나아가라고 격려해야 한다. 실패한 적이 없거나, 실패를 통해 배운 경험이 없다고 하면 오히려 문제가 있다고 본다. 실패가 혁신을 낳는다는 점을 일깨운다.

얼마 전에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 미국연방대법관의 젊은 시절 활동상에 관한 영화를 보고 같은 여성 법조인으로서 깊은 감동을 받았다.

많은 어려움과 도전 속에서 포기하지 않고 당차게 전진하는 그 힘은 어디에서 나오는 것일까? 당장 우리 자녀들에게 포기하지 않는 근성을 어떻게 가르칠 수 있을까? 긴즈버그 대법관의 집념과 근성을 보면서 몇년 전에 보았던 안젤라 더크워스의 TED 강의가 생각났다. 교육자 입장에서 많은 임상실험 결과 성공하는 사람과 그렇지 않는 사람의 차이는 높은 IQ도 아니고 가정환경도 아닌 성공하고자 하는 ‘그릿(Grit)’ 즉, 투지 내지는 근성이라고 밝힌 짧은 영상이다. 그 TED 영상을 다시 찾아보고는 깜짝 놀랐다. ‘그릿(Grit)’을 키우기 위한 정답은 아직 발견되지 않았지만 그 출발점은 바로 ‘성장형 사고방식(Growth Mindset)’이라는 것이다. 실패를 하더라도 나는 똑똑해지고 계속 성장할 수 있다고 믿는 그 사고 방식이 바로 포기하지 않고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원동력이라는 것이다.

새 직장에서 접한 개념을 이미 6년 전에 들었다고 생각하니 한대 얻어 맞은 기분이다. 아이들의 롤모델이 되어야 하는 어른들이야말로 언제부터인가 실패가 두려워 도전을 중단한 ‘전부 아는 사람(know-it-all)’으로 살고 있는 것은 아닌지 돌아볼 일이다.

 

 

/정교화 대표변호사

서울회(유)한국마이크로소프트

저작권자 © 법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