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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고금]관찰, 고찰, 통찰 그리고 변호사의 시선
김종철 변호사  |  lawkjc@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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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46호] 승인 2019.07.15  09:3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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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은 매우 다양합니다. 어느 편에서 어떤 생각으로 사안을 바라보는가에 따라서 서로 다른 견해들이 쏟아집니다. 우리들은 가능한 정확하게 세상을 바라보고자 초등학교 시절부터 적지 않은 교육을 받고 자랐습니다. 제 초등학교 선생님은 학교운동장의 나무 한 그루를 보고 매일매일 변화를 관찰해 세줄씩 일기를 쓰라는 숙제를 주셨습니다. 처음엔 나무를 매일 바라봐도 별로 달라진 것이 없어서 세줄의 관찰일기를 쓰기도 어려웠습니다. 그러다 어느 날은 나뭇잎에 햇살이 반짝이고, 어느 날은 새가 나뭇가지에 앉았다 날고, 조각구름이 걸려 있고, 낙엽이 떨어지고, 다시 앙상한 나무가 되는 것을 보고, 결국 하루하루 작은 변화들이 있었고, 그 변화들이 모여 나무는 성장한다는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그 후 대학에 진학하니 교수님들은 관찰일기를 쓰라는 숙제를 주지 않았고, ‘무엇에 고찰하라’는 과제를 주고 에세이를 쓰도록 했습니다. 무엇인가를 고찰하기 위해선 당연히 그 대상을 잘 관찰해 실체관계를 파악하고 이를 바탕으로 자신의 생각을 피력해야 합니다. 그 과정에서 우리는 자신의 가치관, 철학이 생기고, 법학도인 저는 그 무렵 이른바 ‘리걸마인드’가 형성됐다고 생각합니다.

어떤 사람이든 한 분야에 오랜 기간 성심으로 종사해 많은 경험을 쌓게 되면, 그 경험을 바탕으로 작은 변화를 통해 사회의 큰 흐름을 예감할 수 있는 눈을 가지게 되는데, 이를 통찰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어느 시인이 “낙엽이 떨어져 바람인 줄 알았더니, 세월이었구나”라고 노래했듯 삶 속의 사소한 변화를 통해서도 사회와 인생을 관조할 줄 아는 지혜를 얻게 된다고 합니다. 저는 성인이 돼서도 처음에는 큰 스님들이 왜 토굴에서 두문불출 정진해 득도했는지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어린 마음에는 책을 읽고, 사회 경험을 통해 배우고, 현실에 부딪혀 익혀도 무엇인가 지혜를 얻기가 힘든데, 혼자서 벽만 바라본다고 도에 이를 수 있을까 의심이 됐기 때문입니다. 그러다가 어느 날 진정한 지혜는 자신의 내면을 깊이 들어다 보아야 얻을 수 있다는 경험을 했고, 가끔은 수 없이 변화하는 사회 현상과 이에 대한 수많은 견해들이 도리어 자신의 내면을 온전히 관조하는 것을 방해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이해하게 됐습니다. 이처럼 스스로 자신의 내면을 바라보고 지혜를 얻는 것을 성찰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변호사는 사람이 태어나고, 자라고, 죽음에 이르기까지 온갖 법률 활동에 대해 살피고, 고민해 조언하고, 때로는 투쟁하는 직업을 가지는 사람입니다. 변호사는 누군가를 위해 또는 누군가를 향해 자신의 관점을 담은 의견서, 소장, 고소장을 쓰거나, 가르치고, 변론하는 것을 주 업무로 하게 됩니다. 변호사는 사안에 대해 전후 사정까지 정확하게 관찰해야 하고, 나아가 다각도로 고찰함을 게을리 하지 않아야 합니다. 가능한 통찰의 경지에 이르면 좋겠지만, 이에 이르지 못해도 항상 겸손하고 정직한 시선을 견지해야 합니다. 왜냐하면, 진정한 법은 법전에 있는 것이 아니라 이를 바라보는 법조인의 시선에 의지하는 바가 크기 때문입니다.

/김종철 변호사

서울회·법무법인 새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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