짬밥이란 원래 군대에서 먹는 밥을 이르는 말이지만 연륜이나 경력을 의미하기도 한다.

군대에서는 종종 선임이 신병에게 “내가 먹은 짬밥이 네가 버린 짬밥보다 많다”라고 놀린다. 신병 입장에서는 그 말을 들으면 기분이 상하지만 한편으로는 선임의 말이 사실이기 때문에 반박할 수 없다.

그러다가도 신병은 선임이 어떤 일을 잘 해내는 것을 보면 선임에 대하여 존경심을 느끼고, ‘역시 짬밥은 무시할 수 없다’라는 생각을 한다. 이렇게 짬밥은, 아니 경력은 쌓이면 쌓일수록 그 사람을 존경하게 만든다.

그러나 선임이 자신의 경력에 맞지 않게 실수를 하면, 상관이 와서 선임에게 거친 말을 하며 “짬밥을 거꾸로 먹었냐”라며 혼을 낸다. 처음에는 그 말의 뜻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였으나, 시간이 지나고 보니 그 짧은 문장에 얼마나 많은 의미가 함축되어 있는지를 알게 되었다.

경력은 시간이 지난다고 해서 저절로 쌓이는 것이 아니다. 주어진 시간에 어떤 일을 하고, 어떤 경험을 하느냐에 따라 경력이 인정된다. 시간만 보내고 아무 일도 하지 않은 채 가만히 있다 보면, 소위 “짬밥을 거꾸로 먹은 사람”으로 취급을 받기 일쑤이다.

변호사 1, 2년차 때는 경험이 없어 헤매기도 하고 모든 일이 어려웠다. 그러나 돌이켜보면 그 힘든 시간을 통해 많은 것을 배웠던 것 같다. 최근 후배들 중에 일부는 변호사 일이 힘들고 자기와 맞지 않다고 하며 포기하고 싶어 하는 것 같다. 비록 경력이 많지 않아 조언해도 될지 모르겠지만, 후배 변호사들에게 포기하지 말고 계속 나아가라는 이야기를 하고 싶다. 지금은 힘들더라도 언젠가는 그 경험이 피와 살이 되니 말이다.

“아프니까 청춘이다”라는 말에는 동의하지 않는다. 다만 힘든 만큼 돌아온다는 말은 믿고 있다.

나를 포함한 청년변호사들이 먼 훗날 존경받는 법조인이 되길 응원한다.

 

 

 

/배상현 변호사

서울회·법무법인 정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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