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까지 15개월동안 ‘크로스핏(crossfit)’이라는 운동을 해왔다. 크로스핏은 역도, 육상, 기계체조 등을 다 섞은(cross) 동작(fitness)들을 단체수업으로 배운다. 운동량이 많고 부상 위험도 높지만 그만큼 운동 효과도 좋고 스트레스가 풀려 꾸준히 하고 있다. 언젠가부터는 크로스핏이 일상을 받치는 주춧돌이 되었다.

필자가 다니는 크로스핏 체육관에는 3명의 코치가 있는데, 최근 6개월 사이에 3명이 모두 바뀌었다. 이번 주에는 최선임 코치가 갑작스레 그만둔다고 하여 상심이 컸다.

대략적인 사정을 들어보니 코치들에 대한 대우가 좋지 않다. 어떤 체육관에서는 4대보험은 물론 퇴직금도 주지 않는 경우도 있다고 했다. 근로기준법상 4인 이하 사업장에서도 4대보험과 퇴직금은 보장받아야 하는데도 말이다.

최선임 코치도 이런저런 부당한 대우 때문에 갑작스레 그만둔다고 했다. 3년을 일했던 곳을 그렇게 쫓겨나듯 그만두었다. 회원들이 더 서운하고 아쉬워했다. 코치들은 체육관에 가면 당연히 있는 사람으로만 보았는데 아니었다. 그들도 부당한 대우를 참고 일터에 나오는 근로자였다. 괜스레 미안했다.

크로스핏과 코치들을 주춧돌로 생각했으나 이제 보니 모래성이었다. 또 새로운 코치가 왔으나, 정든 코치를 떠나보내고 나니 여전히 마음이 무겁다. 당연한 것은 없었다.

인디밴드 ‘브로콜리너마저’가 부른 노래 ‘앵콜요청금지’를 좋아한다. 그것도 2008년 발매한 버전을 좋아한다. ‘계피’라는 여성보컬이 이 노래를 불렀는데, 그녀는 2009년 밴드를 탈퇴했다. 2008년 버전 ‘앵콜요청금지’는 법적 문제로 음원 사이트에서도 들을 수 없다. 당시 발매한 CD도 잃어버렸고, 유튜브에 가서야 간신히 들을 수 있다.

노래는 이렇게 시작한다. “안돼요. 끝나버린 노래를 다시 부를 순 없어요. 모두가 그렇게 바라고 있다 해도.”

 

 

/김우중 변호사

서울회·효성중공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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