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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기고]상시적 미세먼지 시대와 변호사의 역할- 기후변화소송에서 배우는 미세먼지 소송의 방향 -
유인호 변호사  |  inho.yoo@youinlaw.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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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36호] 승인 2019.04.29  09:2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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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우리는 상시적 미세먼지(particulate matter) 시대의 한가운데 있다. 2013년 이후 연평균 미세먼지 농도가 높아지는 경향을 보이다가, 최근에는 연례행사로 미세먼지가 고농도인 날이 많아졌다. 수년간 기후 변화(climate change)의 문제가 전지구적인 환경·에너지 법정책을 지배해왔다면, 이제는 미세먼지의 문제가 대한민국의 환경·에너지 법정책을 지배하게 될 것이 자명하다. 기후 변화와 미세먼지 문제는 각자 고유한 배출 특성과 함께 지역적 범위의 차별성을 가지고 있지만, 종국적으로는 환경·에너지 법정책 형성에 깊게 관여한다는 공통점이 발견된다.

특히 화석연료 사용은 탄소배출 문제와 미세먼지 배출 문제를 동시에 가져오므로, 이에 공동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즉 화석에너지 비중을 축소하고 신재생에너지 및 친환경차 보급 등 주로 에너지 법정책의 분야에서는 공통된 방향성을 지니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따라서 미세먼지 시대에서의 변호사 역할을 고민해보기 위해서는, 선행사례로서 기후 변화 문제에서의 변호사 역할을 참고해볼 필요가 있다. 지금이야 대다수 사람들이 기후 변화의 원인이 인간의 활동에 의한 온실가스의 대기 중 농도 증가라는 것을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있지만, 이러한 전지구적 공동대응에 있어 ‘과학적인 연구’ 외에 ‘법률가의 참여’로 탄생한 다양한 유형의 ‘기후 변화 소송(climate change litigation)’이 큰 역할을 했음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방안은 그 주체와 전략에 따라 ① 다수의 총의를 모아 입법적·정책적·국제법적으로 대응하는 방안과 ② 기후변화로 야기된 문제들을 사법적·소송적으로 대응하는 방안으로 구별할 수 있다. 입법적으로 탄소배출권 거래제를 도입하거나 전력거래의 단계에서 탄소배출량을 고려하도록 정책을 설계하는 것이 전자의 방법이라면, 기후변화로 인하여 삶의 터전을 빼앗긴 알래스카 어부가 신규화력발전소 건설을 금지하는 소송을 제기하거나 석탄·석유회사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한다면 후자의 방법이 된다.

따라서 이를 미세먼지에 응용한다면, 미세먼지 문제에 사법적·소송적으로 대응하는 방안, 즉 ‘미세먼지 소송(particulate matter litigation)’에서 변호사의 많은 역할이 기대된다고 할 것이다. 소송의 방법과 유형은 참여하는 변호사의 경험과 지식, 그리고 아이디어에 따라 다양하게 확장되고 변형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진행 중인 미세먼지 소송의 경우 미세먼지 문제를 손해배상의 한 유형인 국가배상 형태로 제기한 것이지만, 그 피고는 국가 외에 공기업, 사기업에도 확장될 수 있으며, 외국기업에 대한 청구도 가능할 것이다.

한편, 그 청구 또한 손해배상으로 한정 지을 필요가 없다. 유지청구, 예방청구, 정보공개청구 등 민사소송과 행정소송의 형태를 넘나들 수 있는 것이다. 원고에 있어서도 일반 시민, 시민단체 등을 청구인단으로 모을 수도 있겠지만, 그 피해가 절박한 취약계층, 배출오염원의 도달사실이 명백한 서해도서지역 주민 등으로 그 범위를 좁히는 전략도 필요하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미세먼지 소송 과정에서 필요한 각종의 증거자료를 어떻게 수집하고 정리하여 진위불명의 사태를 방지하느냐에 있다. 이는 환경보건학(environmental health)에서 널리 사용되는 역학적 연구방법(epidemiological study)에 대한 심층적 이해가 필요한 영역이다. 직접적이고 외부적인 가해행위를 상정하여 판단하는 인과관계론의 일반적 관점에서, 간접적인 방법으로 유해물질에 지속적으로 노출되어 긴 시간이 지나 종국적으로 건강에 영향을 미친다거나 미칠 수 있다는 점을 설명하는 역학적 연구결과를 이해하기란 매우 어려운 문제이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미세먼지 시대의 변호사는 미세먼지에 적응(adaption)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일반 국민의 희생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대다수의 국민들이 고농도 미세먼지로 인하여 호흡기질환을 겪고 자비로 병원비·약제비·마스크비용을 지출하는 문제도 적응의 한 단면이라 볼 수 있다. 환경법상의 원인자원칙을 굳이 원용하지 않더라도, 책임 없는 일반국민에게 사회적 위험을 전가하는 것은 분명 문제가 있다. 이러한 점에 착안한다면 미세먼지소송은 완화(mitigation)는 물론 적응 정책의 실패에 대하여도 제기할 수 있을 것이다.

/유인호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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