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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분야 이야기]농업의 희망을 살려내는 품종보호권 제도
정진섭 지적재산권법 전문변호사  |  jsjung@soulnlaw.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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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33호] 승인 2019.04.08  09:5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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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는 오랜 역사 동안 농업 국가였다. 어릴 적 우리 세대는 ‘농사짓는 사람이 천하의 근본(農者天下之大本)’이라는 말을 들으면서 자랐다. 요즘도 전국 도로변에 연이은 온실 하우스 재배 모습만 보면 외국인들이 부러워할 ‘농업 강국’이라 할만하다.

오늘날 각국의 육종가(育種家)들 사이에 식물신품종 개발과 품종보호권 선점 등록을 위한 경쟁이 치열하게 벌어지고, 이것을 ‘종자전쟁’이라고 부른다. 지재권 전문변호사인 필자는, 최근 몇해 동안 네덜란드산 화훼작물인 ‘안스리움’과, 미국산 과수작물인 ‘블루베리’의 품종보호권을 둘러싼 권리침해 사건을 처리한 경험이 있다. 그밖에도 호접란, 신비디움, 대왕버섯, 비타민나무 등 여러 품종의 법률상담을 통해서 품종개발자와 침해자들의 대립과 불신, 그리고 재배농가의 법률무지에 따른 혼란상에 안타까움을 많이 느꼈다.

최근에는 제주 감귤 가운데 일본 원산지 만감류 2개 품종에 대해 일본의 품종개발기관이 우리나라 국립종자원에 품종보호출원을 했고, 그 출원공개로 인해 기존 재배농가들이 판매중단과 과도한 로열티 부담을 하게 됐다는 언론보도가 있었다. 이에 따른 여러 걱정과 대책이 제시되고 후속보도가 있었지만, 필자는 대체로 발전적 측면에서 불가피한 현상이라고 본다.

국내적으로 종자산업의 중요성이 강조될수록, 세계적인 ‘식물특허’ 즉 품종보호권 보호강화 추세에 맞춰야 한다는 점을 직시하고, 적응과 창조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 국제식물신품종 보호동맹(UPOV)에 대한 보편적 이해와 아울러, 국내의 식물신품종보호법과 품종보호권 제도에 대한 합리적 수용과 실천이 필수적이다.

작금의 국제상황은 무분별한 종자전쟁이 아니라, 식물특허 보호를 위한 세계적인 동맹(Union) 안에서의 ‘선의의 경쟁’이며, 결국 인류 전체의 이익을 위한 국제협력이라고 보는 것이 냉철하고 정확한 관점이다. 필자는 품종보호권 제도에 대한 막연한 거부감이나 공포감보다는, 그에 순응하면서도 재배농가의 바람직한 방안을 성찰·모색하고 농가소득을 증대할 수 있는, 권리보호 강화에 따른 고유품종 개발과 유통구조 개선에 박차를 가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이야기하고 싶다.

우리나라 종자산업이 가야할 방향은 순수 고유품종 개발뿐 아니라, 외래 품종에 대한 꾸준한 품종개량 및 선별작업을 통해서 우량의 ‘신(新) 토착품종’을 많이 확보해가는 것이다. 이를 위해선 바이오산업, 로봇산업 등 농업 이외 분야의 산업적 성과를 접목하는 등 다양한 방안이 필요할 것이다.

결국 농업의 희망을 살려 나가려면 종자산업에 대한 선행투자가 필수적이다. 어떤 산업이든 도전이나 시련이 없는 분야는 없다. 우리나라는 각 분야에서 역경을 잘 극복해 왔다. 종자산업도 지혜롭게만 대처하면 충분히 희망이 있다고 믿는다. 부디 식물신품종 보호 강화라는 국제적 동향에 발맞춰, 국내 품종보호권 질서가 확립되고 이로써 한국 농업의 발전과 도약이 있길 기대한다.

/정진섭 지적재산권법 전문변호사

서울회·법률사무소 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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