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 요

저는 2019년 1월 홍콩사무변호사회 주관 홍콩 로펌 인턴십 프로그램에 참석했습니다. 이를 통해 홍콩 법조기관들을 방문하고 변호사들과 교류할 수 있는 여러 네트워킹 행사에 참석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로펌에서 직접 업무를 해보고, 홍콩의 중재와 재판을 경험해보았습니다.

2. 홍콩의 사법기관, 입법기관 등 방문(홍콩 고등법원, 홍콩사무변호사회, 입법회 청사, KOTRA 홍콩지사 사무실)

제일 먼저 홍콩 고등법원(High Court)의 재판을 방청했습니다. 높은 비율의 외국인 판사나 판사마다 조금씩 다른 법복, 모든 법조인들이 가발을 쓰고 있는 모습 등이 눈에 띄었습니다. 인솔 변호사님께서 홍콩의 사법체계, 개별 재판 진행의 세세한 부분을 설명해주셨습니다. 국내에서는 최근 특허법원에서 첫 영어재판을 진행했는데, 홍콩은 모든 법조인들이 영어로 교육받고, 실무도 대부분 영어로 진행되고 있는 것이 굉장히 인상깊었습니다. 점점 다국적 분쟁의 발생이 빈번해지는 시대에, 홍콩 법조계가 가지는 큰 장점으로 여겨졌습니다.

홍콩사무변호사회에 방문하여 로스쿨 교육과 변호사가 되는 방법, 현재 홍콩의 변호사 업계 현황에 관하여 상세한 설명을 듣기도 했습니다. 홍콩의 변호사는 바리스터(Barrister, 법정변호사)와 솔리시터(Solicitor, 사무변호사)로 나뉘고, 그 역할도 조금씩 다릅니다. 그리고 홍콩은 로스쿨 졸업 외에도 외국변호사의 홍콩변호사 자격 취득 제도가 있어, 일정 기간의 경력과 해당 시험 합격 등 요건을 갖추면 홍콩 변호사로 활동할 수 있다고 합니다. 실제로 다양한 국적의 변호사들이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고 하여, 홍콩의 국제적인 사법 환경이 느껴졌습니다.

홍콩 입법회 청사, KOTRA 홍콩지사도 방문했습니다. 청사 곳곳을 둘러보면서 입법회의 역사와 역할에 관한 설명을 들었고, 홍콩의 경제활동, 한국과의 교류 등에 관하여도 간단히 살펴보는 기회를 가졌습니다.

▲ 홍콩사무변호사회 담당 변호사들과 인턴십 프로그램 참가자들

3. 로펌에서의 업무 경험(Pinsent Masons LLP)

제가 배정된 ‘Pinsent Masons LLP’는 영국 런던에 본사를 두고 있는 법률사무소로 유럽, 미주, 아프리카, 아시아 각국에 지사가 있는 큰 규모의 국제 회사였습니다. 홍콩의 빌딩 숲 한가운데 위치한 사무소로 매일 아침 출근하면서 잠깐이나마 홍콩에서 일하는 기분을 느껴 보았습니다.

로펌에서는 한국 소송과 관련된 간단한 자문 업무나 국내 판례 또는 학설에 관한 리서치를 했습니다. 또한, 진행 중인 재판과 중재사건의 서면과 증거를 정리한 뒤 기일에 함께 출석하기도 했습니다. 하나의 사건을 두고 각 팀의 여러 변호사들이 협력해 일하는 모습이나, 법리검토, 증거수집, 서면작성, 변론과 신문 준비 등 소송 수행 과정은 우리와 비슷했습니다.

홍콩은 특히 중재사건의 비율이 높았습니다. 이틀간 중재가 열리는 사무실로 출근하여 매일 기일이 진행되는 큰 규모의 사건을 자세히 들여다보기도 했고, 홍콩 사회에서 상당한 관심을 보이고 있는 행정소송 특별기일에도 함께 출석했습니다. 소송당사자가 다수인 특별 사건은 독특한 구조의 법정에서 진행되기도 했고, 전문가(해당 분야의 교수)가 법대에 앉아 증인신문을 하기도 했습니다. 짧은 기간 동안 다양한 홍콩 로펌의 업무와 송무변호사의 실무를 엿볼 수 있었습니다.

▲ 2019 법정연도 개시행사 퍼레이드

4. 네트워킹 행사 참석

인턴십 기간 중 열린 ‘2019 법정연도 개시행사(Ceremonial Opening of the Legal Year 2019)’에 참석해 여러 법조계 대표 인사들의 연설을 경청했습니다. 다양한 복장과 가발들이 한데 어우러져 법조인들의 ‘축제’ 분위기가 느껴졌습니다. 칵테일 리셉션에서는 여러 사람들과 명함을 주고 받으며 인사했습니다. 홍콩 법조인들과 법률가로 일한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관심사나 최근 이슈, 서로의 나라에 대해 아는 점 등을 이야기하는 것이 굉장히 흥미로웠고,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홍콩사무변호사회에서 연결해 준 여러 변호사들과 종종 저녁식사를 함께 했습니다. 홍콩 변호사 중에서는 국내 로펌과 협업했거나 홍콩에 진출한 국내기업 사건을 처리했던 분들도 있었고, 한국의 로스쿨 체계나 변하고 있는 법률 시장의 분위기 등을 궁금해하기도 했습니다.

▲ 홍콩 변호사들과 만찬

5. 마치며

이번 프로그램으로 홍콩을 더욱 가까운 나라로 느끼게 됐습니다. 특히 변호사로서 홍콩 법조계 분위기를 잠시나마 느끼고, 직접 홍콩 변호사들과 사건에 대해 논의했던 매 순간이 의미 있었습니다. 관광명소에서 바라본 홍콩 야경보다 로펌 사무실에서 바라보았던 빌딩 숲과 사무실 불빛들을 더 잊을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이런 좋은 기회로 홍콩행 비행기에 오를 수 있게 해 준 대한변협과 홍콩사무변호사회에 감사드립니다.

 

 

/권지은 변호사

서울회·김앤장 법률사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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