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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고금]미세먼지, 정부는 무엇을 두려워 하는가
김현성 변호사  |  525775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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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30호] 승인 2019.03.18  09:3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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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미세먼지가 우리 일상생활을 바꿔 놓고 있다. 일기예보가 이미 미세먼지 예보로 바뀌었고, 외출 시 마스크는 필수품이 됐다. 공기청정기, 에어필터 등 미세먼지 특수 상품들도 속출하고 있다.

미세먼지에 노출될 경우 면역력이 급격히 저하돼 호흡기, 심혈관, 피부, 안구 등 각종질병은 물론 사망률도 증가시킨다고 한다. 직경 2.5㎛ 이하 초미세먼지는 기관지를 거쳐 폐와 혈중까지 침투하기 쉬워 큰 위협이 된다고 한다. 2013년에는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에서 미세먼지를 1군 발암물질로 지정하기도 했다. 그야말로 미세먼지는 ‘어둠 속의 암살자’나 다름없다.

미세먼지는 그동안 알고 있던 황사와 전혀 다르다. 황사는 원래 중국 건조지역에서 자연발생한 모래바람에서 비롯된 것이지만, 미세먼지는 자연발생이 아닌 도시에서 발생한 것으로 매연 내 입자들과 공기 중 황산화물, 수분 등이 엉켜 생긴 것으로 중금속과 각종 화학물질이 포함돼 있다.

즉, 미세먼지는 공기 중에 떠다니는 ‘미세 금속가루’라고 할 수 있다. 또 계절성을 지닌 황사와 달리 미세먼지는 계절이 따로 없다. 미세먼지가 중국에서 유입된다는 사실을 체감한 것이 3년 전인데 중국은 이미 자국 화력발전소와 쓰레기소각장 그리고 공장 등 설비들을 동쪽으로 옮겨놓고 있다. 그런데 우리 정부는 미세먼지 원인과 책임과 관련해 중국에 대해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있다.

우리보다 먼저 미세먼지 고통을 경험한 싱가포르 사례가 시사하는 바가 크다. 1990년대 이후 주기적으로 자욱한 연무(煙霧)가 싱가포르 전역을 덮치더니 해가 갈수록 심해져 2013년에는 전국에 마스크가 동나고, 초·중·고에 일제 휴교령이 내려질 정도로 미세먼지 농도가 극에 달했다고 한다. 싱가포르의 미세먼지는 인도네시아에서 기업들이 대규모 경작지 개간을 위해 보르네오와 수마트라섬 열대림에 불을 지른 데서 비롯됐는데, 거대한 검은 연기가 바람 따라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 태국까지 퍼져 나갔다고 한다.

2013년 싱가포르는 미세먼지 해결을 촉구했으나 인도네시아가 무시하자 외교 갈등도 불사하며 적극 대응했다. 2014년 법을 제정해 인도네시아 기업에 대한 조사를 시작했고, 인도네시아의 압력에도 불구하고 인도네시아 최대 제지회사 등 5개 기업을 미세먼지 주범으로 지목했으며 싱가포르 국민의 대대적인 불매운동으로 이어졌다. 외교적 노력도 병행해 이웃 국가들과 함께 인도네시아를 지속적으로 압박하고, 이 문제를 유엔까지 가져갔다고 한다.

결국 인도네시아는 소방과 방화에 대한 대책을 강화하는 등 변화하기 시작했고 인도네시아 발(發) 미세먼지는 2016년 이후 크게 줄어 싱가포르는 미세먼지로부터 해방됐다고 한다.

미세먼지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이 달린 문제다. 정부는 모든 것을 걸어야 한다. 무엇을 두려워하는가.

/김현성 변호사

서울회·법무법인 동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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