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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법조계 새로운 문화를 리셋한 조광희 변호사조광희 변호사·소설가
인터뷰어 Ι 박상흠 위원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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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7호] 승인 2019.02.25  18: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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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어떤 책을 주로 읽고 계시나요. 또 가장 좋아하는 법정 소설이나 문학 작품은 무엇인가요.

특별히 정해진 분야가 있는 것은 아닙니다. 어제 저녁에, 헨리 제임스의 중편소설인 ‘정글의 짐승’을 감명 깊게 읽었습니다. 인생의 의미에 대하여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권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케네디 대통령 시절의 쿠바 미사일 위기와 관련한 의사 결정을 분석한 ‘결정의 본질’이라는 책을 얼마 전에 읽었는데, 조직의 의사결정에 대한 통찰을 얻을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지금은 영화 제작과 관련한 개인적인 필요가 있어서 일본제국주의 시대의 만주국에 대한 책을 살펴보고 있습니다.

좋아하는 작품에 대해서는 답변하기 매우 어려운 이야기이고, 교과서적인 답변은 피하고 싶습니다. 이런 질문이 있을 때면 소설 ‘오스카 와오의 짧고 놀라운 삶’을 거론합니다. 저는 참 흥미롭게 읽었는데 의외로 별로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초등학교 시절 글짓기를 즐기셨는데, 법조인의 길을 걷게 된 배경은 무엇입니까.

그 시절에 학업성과가 좋은 학생들이 집안의 요청에 따라 관습적으로 선택하는 경로를 따른 것이라서 부끄럽습니다. 그러나 이제 와서 보면 법조인의 길도 매우 소중하고, 후회하지 않습니다.

변호사 일은 생업이자 제가 남을 돕는 일이라고 생각하고, 글을 쓰는 것은 나 자신의 고유한 욕망을 실현하는 문제라고 느낍니다. 가능하다면, 언제까지나 두 일을 병행하고 싶습니다.

소설 ‘리셋’을 쓰게 된 동기는 무엇인가요.

소설 창작의 욕구를 느낀 지는 오래 되었지만, 어느 순간부터 그것을 호사가의 쓸 데 없는 짓으로 치부하면서 잊고 지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화를 비롯한 내러티브에 관심을 가지고 혼자서 이런 저런 연구를 해오던 중에 제 나름의 스토리라인을 짧은 글로 정리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그렇게 쓴 글이 소설로 발전할 수 있는지 확신이 없어 컴퓨터에 저장한 채 내버려두고 있었습니다. 시간이 좀 지난 후에 열어보니 말이 되겠다 싶어서, 내친 김에 살을 붙여서 소설을 완성하게 되었습니다.

소설에서 주인공인 변호사는 친구 가 아내를 죽였다는 혐의에 대해 무죄라고 변론했지만 패소합니다. 이후 죄책감 때문에 뉴욕으로 떠납니다. 소송 결과로 인해 여행을 떠나신 적이있으신가요.

저는 그런 사치를 누리지는 못했습니다. 주인공으로 하여금 자신의 문제와 의뢰받은 문제를 병렬적으로 해결하는 소임을 겪게 하는 것이 좋겠다고 일단 생각했습니다. 그러한 전제에서 주인공을 외국에서 지내다가 돌아오게 하는 것이 좋겠다는 플롯을 구상했고, 다소 전형적이지만 소송결과로 인해 외국으로 떠나는 스토리로 시작하자고 결정했습니다.

도스토예프스키의 죄와 벌, 톨스토이의 부활, 존그리샴의 의뢰인 등 살인사건이 모티브가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리셋도 마찬가지고요. 살인이 사건 재료가 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문학이나 영화의 기본은 내러티브입니다. 그러한 이야기는 기본적으로 사람의 긴장과 관심을 끌어내야 하는데, 일반적으로 사람의 관심을 끌어내는 사건이라는 것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살인, 사랑, 전쟁 등입니다. 그것은 인간 존재의 본질적인 부분입니다.

작가의 말을 보면 리셋에 본인 경험이 녹아있다고 하셨습니다. 어떤 경험이 소설에 적용되었는가요.

리셋의 배경에는 각종 재판, 정치적 사건, 미술계의 동향, 영화계의 돌아가는 사정 등이 어우러져 있습니다. 각 사건들에 제 경험이 그대로 녹아있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제가 살면서 이런 저런 방식으로 경험한 그러한 영역의 매커니즘이나 분위기는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리셋이 비록 허구지만 사람들이 그 영역들의 실제적인 공기를 느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소설에서 변호사에게 탐정 역할을 맡긴 이유는 무엇인가요.

한국에는 정식 탐정업이 없다고 알고 있습니다. 소설이나 영화의 주인공은 사고하기보다는 행동하는 편이 사람들에게 다가가기 쉽습니다. 저는 변호사나 법조계에서 일하는 인물인 주인공들에게 사고력만이 아니라 행동력을 부여하고 싶었습니다. 실제 세계의 변호사나 그 조력자들은 그렇게 일하지는 않지만, 마음만 먹으면 그렇게 확장될 여지는 얼마든지 있습니다. 그래서 비현실적이지 않는 한도 내에서 그들이 적극적인 행동을 하게 하려고 노력했습니다.

지금 한국은 법조계 비리와 정치계 부조리 등이 뒤섞여 혼란스러운 시기를 보내고 있는 듯합니다. 한국 사회에 필요한 리셋이 무엇일까요.

리셋, 그것은 말로는 쉬워도 실제로는 거의 불가능한 이야기입니다. 한 사람의 개인이 아무런 장애가 없는 상태에서 자신의 의지에 따라 자신을 리셋하기도 어렵습니다. 작심삼일이라는 말이 괜한 것은 아니지요. 사회는 훨씬 더 어렵습니다. 리셋을 가로막는 수많은 기존의 힘들이 있습니다.

어차피 이제 우리나라는 단 한번의 리셋이 아니라 지속적인 개혁을 통하여 변화를 꾀할 수밖에 없습니다. 지루하고 답답하지만, 그 과정을 견뎌야지요. 지금 가장 필요한 것은 정치개혁이지만, 우리의 희망과 달리 매우 오랜 시간이 걸리리라고 예감하고 있습니다.

맡으셨던 형사소송 중 가장 기억이 남는 사건이 있으신가요.

사회적으로 널리 알려진 사건들도 있겠지만, 개인적으로는 변호사 업무 초기에 맡은 강도강간 사건이 기억납니다. 1심에서 유죄를 받고 온 사건이었는데, 기록을 검토하고 접견을 해보니 원심이 생사람을 잡았다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열심히 노력하여 2심과 대법원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고, 변호사로서 큰 보람을 느꼈습니다.

엔터테인먼트 분야에 관심을 가진 후배들에게 조언을 해주신다면?

그런 분들이 점차 증가하는 추세라고 알고 있습니다. 다만, 언뜻 보기에 세상에 큰 영향을 미치고 화려해 보이는 그 세계를 하나의 산업으로 볼 경우에는, 생각보다는 작은 부문입니다. 변호사 입장에서는 일정한 수입을 유지할 수 있는 일감을 얻기 어렵다는 구조적 문제도 있습니다. 본인의 적성과 그 분야의 크기 등을 생각하여 신중히 선택해야 낭패를 면할 수 있을 것입니다.

조광희 변호사·소설가 주요 약력
제32회 사법시험, 사법연수원 23기
한국영화제작가협회 부회장
전, 중앙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겸임교수
전, 영화사 봄 대표이사
전,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사무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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