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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쿨통신]AI와 신뢰
김윤정 부산대 법학전문대학원 10기  |  jamiekim3249@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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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6호] 승인 2019.02.18  10: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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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8월부터 시행되고 있는 정부의 새로운 시도인 청와대 국민청원은 나라에서 쟁점이 되고 있는 사항에 대하여 각계각층의 소리를 들을 수 있는 여론의 지표다. 실제로 20만명 이상이 청원에 동의한 경우, 해당 분야 국가기관이 답변을 반드시 제공함으로써 국민과 정부의 직접적 소통이 가능해졌다는 점에서 국민의 반향을 일으켰다. 이러한 청와대 국민청원에 꽤 단골소재로 등장하는 것이 ‘인공지능(AI) 판사의 도입’이다. 단순히 4차 산업혁명 시류에 맞춰 법률시스템을 개혁해야 한다는 필요성을 역설하는 것이 아니다. 이러한 청원의 근간에는 사법부에 대한 불신이 뿌리 깊게 자리 잡고 있다.

실제로 법조계는 4차 산업혁명의 변화를 전 영역에서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법 조항, 판례 검색 등의 리서치를 담당하는 ‘유렉스’로부터, 법무부에서 제공하는 대화형 법률시스템인 ‘버비’까지. 아직 다소 간단한 업무만을 담당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지만 이러한 발전 및 변화 속도 추이를 미루어볼 때 딥러닝(Deep learning) 기술을 이용한 인공지능을 통해 판결을 내리는 AI 판사 역시 영화나 소설 속에만 존재한다고 할 수는 없다.

이러한 변화의 물결은 앞으로 법조계에서 활약하게 될 준비생인 로스쿨생 사이에서도 큰 화두다. 4차 산업혁명의 변화가 법조계에 가져올 지각변동에서 우리는 어떻게 경쟁력을 확보해야 하는가에 대하여 활발한 논의를 나누고는 한다.

인공지능 판사가 현실화 되는데 가장 큰 장애물은 역설적이게도 신뢰의 문제다. 사법농단에 따른 대법원장 구속 기소 등과 같이 헌정 사상 최초로 유례 없는 사태를 지켜본 많은 국민들은 더는 사람이 내린 판결을 신뢰할 수 없다며 AI 판사 도입에 찬성한다. 그러나 막상 AI 판사가 도입되고, 데이터베이스에 기반하여 판결을 내리더라도 알고리즘에 편견이 있을 수 있다는 등의 이유를 들며 판결을 신뢰할 수 없으리라는 예측이 압도적이다.

결국 문제는 하나로 귀결된다. 불신의 요인들을 차단하고 신뢰 받는 사법부의 구축이 AI 판사 도입보다는 현재의 문제 상황에 가장 근본적인 대책이다.

2017년 취임한 김명수 대법원장의 취임사에는 다음과 같은 말이 나온다.

“사법의 본질적 역할은 사회적 갈등을 법치주의의 틀 안에서 공정하고 평화롭게 해결하는 것입니다. 전관예우의 우려를 근절하고 공정한 재판에 대한 법관의 책임성을 강화함으로써 사법 불신을 조장하는 모든 것과 결별해야 합니다.”

정책을 통한 구조적인 변화는 단기간에 이루어지지 않는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어떤 변화를 통해 어떻게 새로운 신뢰를 구축할 것인지에 대한 명확하고 구체적인 청사진이 구비 되지 않는다면, 사법부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은 쉽게 불식되지 않고,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AI 판사 도입, 판사 경질’이라는 주제의 청와대 국민청원이 지속될 것이다. 국민이 신뢰할 수 있는 판결이 가능한 ‘구조적 변화’에 대한 청사진이 절실히 필요한 시점이다.


/김윤정 부산대 법학전문대학원 10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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