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칼럼 > 법조나침반
[법조나침반]제대로 된 비교법학을 기대한다
권재열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장  |  jykwon@khu.ac.kr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724호] 승인 2019.01.28  09:54:26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요즘 네이버 구글 msn

학문을 함에 있어서 사용되는 여러 가지 연구방법론 중에서 ‘비교’만큼 널리 이용되는 건 없다. 사실 ‘견주어 보아 좋은 것을 택한다’는 것이 인간이 가지는 기본적인 욕구임을 생각해 본다면, 법학에서의 비교, 즉 비교법학도 다른 학문에서의 그것과 마찬가지로 연구대상을 보다 정확하게 인식하는 데 매우 유용하기 때문이다. 특히 우리의 현행 법제가 우리의 고유한 법문화의 산물이라기보다는 외국법을 심층적으로 참조하거나 계수한 것이 많기 때문에 비교법적 연구는 우리에게 우리법에 대한 이해를 심화시켜 주는 좋은 동기를 제공하고 있다.

비교법학이 지니는 의의는 매우 다양하다. 비교법학은 세계의 다양한 법질서가 가지는 공통점과 상이점을 체계적으로 밝히고 더 나아가 법에 내재한 일반원칙을 발견하는 데에 기여한다. 비교법학을 통해 다양한 국가의 법제도에 존재하는 상이한 요소를 줄일 수 있다면 국제사법을 통한 외국법의 적용이 초래하는 법적 위험을 감소시킬 수 있다. 또한 비교법적인 검토를 거친 입법은 폭넓은 보편성을 지닐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도 우리의 법을 합리적으로 해석하기 위해 그와 동일하거나 유사한 법조항을 가진 다른 나라의 경험을 살펴보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이 때문에 어느 법조문의 의미가 확실하지 않거나 법의 흠결이 있는 경우에 외국법을 찾아보는 것이 이제는 일반화되고 있다.

비교법학이 법학의 지평을 넓히는 기능이 있기는 하지만, 제대로 된 비교법학을 한다는 것이 그리 만만한 작업이 아니다. 우선 비교법적인 연구를 위해서는 비교가능성이 있는 대상을 선택하여야 한다.

예컨대, 한국 회사법에는 주주총회가 이사의 보수를 결정하지만, 미국 회사법에서는 이사회가 이사의 보수를 결정하는 권한을 가진다. 따라서 이사회가 그 구성원인 이사의 보수를 스스로 결정하는 것을 원천적으로 봉쇄하는 한국 회사법을 미국 회사법상의 이사보수제도와 비교하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 다음으로, 분석에 사용되는 비교의 방법은 합목적적이면서도 가치중립적이어야 한다. 사실 선진국의 법제도라고 해서 반드시 세계적인 보편성을 가지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유념하여야 한다. 예를 들자면, 한국이 다중대표소송제도를 도입하여야 하는지에 관한 논의를 함에 있어 미국의 다중대표소송제도를 열심히 들어다 보는 것에는 공감하기 어렵다. 왜냐하면 미국이 다중대표소송의 종주국이라고는 하지만, 실제 다중대표소송이 인정된 사건은 소수에 지나지 않기 때문이다. 이처럼 비교법학에 충실하기 위해서는 외국법의 관련 조문을 소개하는 것을 넘어 외국의 문화적, 역사적 배경이나 생활감정, 그리고 법체계 전체를 구조적으로 파악하려는 노력을 경주하여야 하는 것이다.

/권재열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장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요즘 네이버 구글 msn 뒤로가기 위로가기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자동등록방지용 코드를 입력하세요!   
확인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 / 최대 400byte)
-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 합니다. [운영원칙]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최근인기기사
1
변협, 법률구조공단 내홍 불식에 힘써
2
의학적 규명 어려워도 업무상 재해 인정해야
3
[전문분야 이야기]의료업(醫療業)에 대한 의료제도
4
[#지방회_해시태그]화학사고는 산재의 다른 이름
5
‘꿈과 희망의 나라’ 장애인도 갈 수 있어야
Copyright © 2019 대한변협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ebmaster@news.koreanbar.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