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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기고]집행채권으로서의 암호화폐반환청구권
최종화 변호사  |  pjhc0302@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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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4호] 승인 2019.01.28  09:4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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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국제통화기금(IMF)의 라가르드 총재는 물리적 현금에 대한 수요가 줄고 있는 추세에 발맞추어 각국 중앙은행들이 암호화폐를 발행할 것을 제안한 바 있습니다. 실제로 국민들의 현금 사용율이 1.4%에 불과한 스웨덴을 필두로 세계적으로 현금 사용 빈도가 점차 줄어들고 있는 현 상황을 고려한다면, 현물을 기반으로 하는 화폐와 대별되는 디지털화폐의 상용화는 머지않아 현실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한편 암호화폐는 특정 기술의 접목에 따라 차별화될 수 있는데 예를 들어 보다 강도 높은 보안 시스템이 결부되거나, 파생상품으로서의 활용 가능성이 높은 암호화폐의 경우 상대적으로 더 큰 가치를 인정 받을 수 있을 것입니다. 이를 조금만 확대 해석한다면 기축 디지털화폐 이외에 다양한 종류의 디지털화폐의 존재 의의가 인정받게 될 가능성이 충분히 있음을 의미합니다.

크립토밸리(Cryptovally)로 지정된 스위스의 추크(Zug)라는 도시에서는 암호화폐를 ‘화폐’로 인정해 지방세를 암호화폐로 납부할 수 있도록 했으며, 시행착오를 겪고 있기는 하지만 베네수엘라 정부는 ‘페트로(Petro)’라는 석유 기반 암호화폐를 발행해 통용하고 있습니다.

한편 독일과 일본의 경우 관련 법령을 개정해 암호화폐를 제도권으로 편입하고, 거래에 이용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있습니다. 디지털화폐 시대 도래에 발맞춘 이러한 행보는 다른 국가들에 한발 앞선 제도의 안착을 가능하게 하는 것은 물론이고, 블록체인 기술을 비롯해 이로부터 파생되는 수많은 기술적 영역들에서도 우위를 점할 수 있게 할 것입니다.

우리나라도 이러한 추세에 발맞추어 법과 제도를 정비해야 하는 것은 물론이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우선 암호화폐의 금전적 가치에 대해 익숙해질 필요가 있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최근 암호화폐를 대상으로 한 가압류 사례가 늘어나고 있는 것을 보면 본능적으로, 그리고 필요에 의해 사람들은 이 새로운 패러다임에 적응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일례로 작년 2월 초, ‘암호화폐거래소에 대해 채무자가 가지고 있는 암호화폐의 전송, 매각 등 일체의 이행청구권’을 대상으로 한 가압류 결정을 받고 국내 최초일 것이라 확신하며 뿌듯해 한 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최초의 사례는 이보다 한달이나 앞선 1월 초에 내려진 ‘암호화폐거래소 전자지갑에 보관된 암호화폐에 대한 출금청구권’에 대한 가압류결정이었습니다. 이후 암호화폐 관련 채권을 대상으로 하는 유사한 보전처분이 계속 이뤄지고 있으며 이에 따라 법원에서도 어느 정도 실무례가 형성됐습니다.

그런데 보전처분 이후 강제집행 단계에서 암호화폐반환청구권이 ‘집행채권’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논의된 바 없습니다. 민사소송에서 암호화폐에 대한 반환청구를 할 경우 대상청구도 같이 이뤄지기 때문에 논의의 실익이 크지 않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디지털화폐의 상용화를 앞두고 암호화폐 성격에 대해 명확한 개념 정립을 한다는 측면에서 암호화폐반환청구권이 집행채권으로서의, 구체적으로는 금전채권 또는 이에 준하는 자격을 허여(許與)받을 수 있는지에 대한 판단은 의미가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유체물이 아닌 암호화폐에 대해 민사집행법 제257조 내지 제259조 규정(금전채권 외의 채권에 기초한 강제집행)에 따른 집행방법을 적용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이며, 그렇다면 동법 제61조 이하 규정의 적용 여부로 귀결될 것입니다.

이와 관련해 암호화폐가 몰수 대상이 된다고 판단한 대법원 판결(대법원 2018. 5. 30. 선고 2018도3619)의 원심(수원지방법원 2018. 1. 30. 선고 2017노7120)에서는 “현재 비트코인을 거래소를 통해 일정한 교환비율에 따라 법정화폐로 환전하는 것이 가능하고, 법정화폐 대신 지급수단으로 인정하는 가맹점이 존재하는 등 현실적으로 비트코인에 일정한 경제적 가치를 부여하는 것을 전제로 하는 다양한 경제활동이 이뤄지고 있다”고 설시한 바 있습니다. 이는 암호화폐가 실생활에서 금전과 유사한 기능을 수행하고 있음을 인정하고 있는 것입니다.

한편 집행채권으로서의 금전채권에는 국내에서의 강제 통용력은 없지만 환율에 따라 국내통화로 환전이 가능한 외국통화도 당연히 포함이 되고 있는데, 암호화폐의 경우 코인마켓캡(coinmarketcap.com)이라는 사이트에서 전 세계 암호화폐의 시가가 미화(USD) 기준으로 실시간 공시되고 있습니다. 나아가 금전채권이 유체물인도청구권과 구별되는 가장 큰 특징이 ①목적물의 직접점유 이전을 목적으로 하지 않고 ②그 내용이 일정한 가치이며 수치로서 표상된다는 점임을 종합적으로 고려한다면, 적어도 암호화폐반환청구권에 외국통화와 유사한 금전채권에 준하는 지위를 인정할 수 있을 것입니다.

/최종화 변호사(서울회·법무법인 정동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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